속리산 자락의 물 맑고 공기 좋은 산촌마을, 장바우(화북면 장암1리).
여름이면 아이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는 무릉도원 물놀이가 기다리는 곳.
맑은 물만큼이나 인심 또한 좋은 사람 살기 좋은 우복동의 전설이 깃든 곳이지만,
첩첩산중 마을에 온사방으로 널직한 도로가 뻥 뚤리고 바깥 세상의 바람이 몰아치니 그 모습이 변할 수밖에 없다.
어김없이 불어오는 ‘개발의 광풍’을 피할 수 없으니, 여기저기 산천이 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발전’을 위해서라지만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하면 된다’가 아니라 ‘하면 더 망치는’ 무모한 시도가 난무한다는『위험사회』의 교훈을 되새겨볼 수밖에 없다.
무릉도원 물놀이터와 동네 개울은 이미 흙탕물로 뒤범벅이 된지 오래.
때아닌 식수난 소동을 일으킨 ‘속리산 시어동 휴양체험단지 조성공사‘로 잠시 이야기가 오가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아랫동네 친구의 한마디가 가슴에 비수처럼 파고든다.
“이제 장바우도 자연부락(의 시대)은 끝났다!”
벌써 동네한복판에 ‘한살림’ 오미자공장도 들어서 있고, 동네 윗쪽에 주차장에 호텔에 음식점에 캠핑장까지 들어서면 자연부락의 모습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말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사람 살기 좋은 천하복지 우복동의 전설이 다시 되살릴 수 없는 옛 이야기로 사라져버릴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