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아이들의 행복한 시골살이 산촌유학. 이현숙. p240
‘시골살이 아이들‘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야 미래의 인재가 된다_박원순
“어린이들을 숫자와 글자가 아닌 자연 속에서 뛰놀게 하라.” 프뢰벨의 말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 중에 자연 속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그런 면에서 최근 들어 산촌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반갑다.
도시 시멘트 문화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아토피는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의 아이들에게 육체적인 아토피만 있을까? 도시의 살벌한 풍경 속에서 나날이 정신적 아토피로 내몰리고 있는 아이들이 안타깝다.
산촌유학은 도시 아이들에게 훌륭한 생태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창의력을 키우며 상상력을 펼친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은 상호 소통할 수 있고 창의적이며 상상력을 꽃피워낼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세계는 생태적 감수성을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내 아이를 그런 미래의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자연으로 보내야 한다. 물론 산촌유학이 요즘 아이들이 겪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삭막한 도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 비한다면 그곳에서 생활해본 아이들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건강한 아이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느림보 교육을 통해 커가는 아이들_김정명신
승자독식사회인 정글에서 쓴맛, 단맛을 다 본 부모들이 내가 한 고생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 때 가장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자식에게서 오늘의 삶을 빼앗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식의 내일을 위한다며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담보 잡혀 자식들을 경쟁에 내몬다. 누군들 처음부터 좋아서 하랴? 그 결과 일부는 일찍이 영어권 국가로 조기유학을 떠나고 일부는 밤낮없이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치열한 경쟁의 끝이 소수의 승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패자를 양산해낼 때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다람쥐 쳇바퀴가 아닌 삶, 정신의 고양을 통해 풍요한 삶,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소박한 삶, 행복한 삶을 위한 다른 가치, 새로운 경로를 찾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자식 사랑의 또 다른 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스스로 놀고 공부하는 법,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자연 속에서 만물이 소중하다는 것도 배우고, 명상과 요리, 자연요법도 배우고 가축도 키운다. 소박한 약속을 정하고 관계를 되찾고 저마다 아이다움을 찾으며 용기와 정직도 배워나간다. 아이들은 시골살이를 통해 느린 삶, 굽이굽이 이야기가 있는 삶, 가는 길에 새도 보고 풀도 보고 가끔은 하늘도 보는 그런 삶을 맛보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말미에 실린 산촌유학을 경험한 학무보들의 소감문이나 자연 속에서 제안하는 건강식단, 지은이 부부가 겪은 산촌유학의 시행착오와 정착 과정은 아이의 미래를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더없이 유용하다.
#산촌유학을 소개합니다
경북 상주 화북에서 산촌유학생 모집.
아이들에게 마음의 고향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산촌유학을 찾는 부모도 있다.
산촌유학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듯이 도시부모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바뀌어 간다.
“아이를 변화시키려면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걸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낸 부모들을 보면 부모는 변하지 않고 아이만 변한 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갈등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산촌유학, 실패하면서 배운다
산촌유학 프로그램이 도시부모의 가치 기준에 의해 결정되고 맞추어진다면 굳이 산촌유학이라는 방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 산촌유학은 단순히 아이를 위탁받는 곳이 아니다. 나는 도시부모들에게 산촌유학이 사회운동이자 교육운동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내 생각을 더 세심하게 설명하고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이 내 불찰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시골살이가 도시의 생활방식과 같을 수는 없다. 흙에서 뒹굴고 밖에서 뛰놀다 보면 아이들의 얼굴은 햇볓에 그을리고, 매일 한벌씩 옷을 갈아입어도 금방 흙먼지로 얼룩진다. 또 겨울날 시골의 찬바람에 볼이 빨갛게 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날씨에 상관없이 늘 집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손이 거칠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음껏 들과 산을 누비며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의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산촌유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니다. 또 아이들이 설사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므로 산촌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은 산촌유학의 진정한 가치에 동의하고 산촌부모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섰을 때 자녀의 산촌유학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4박5일 ‘시골살이 맛보기’. 시골 생활을 체험하고 이곳에서 가족이 되어 함께 생활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 이때는 부모들고 하룻밤을 함께 묶으며 우리 부부와 이야기를 나눈다. 부모 입장에서는 산촌유학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방향에 공감해야 하고, 우리는 산촌유학을 오려는 아이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지 서로의 마음과 행동을 살펴보는 시간인 것이다.
그래서 시골살이 맛보기는 ‘즐겁고 재미있는 캠프’의 의미보다는 ‘산촌유학 생활의 이모저모를 경험해보는 프로그램’으로 짠다. 여름 캠프라면 물론 물놀이가 최고겠지만 그 이외에 시골살이에서 필요한 만들기, 요리하기, 농사 체험, 동물 먹이 챙겨주기, 동네 둘러보기, 학교 방문, 이 지역 나들이 등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면서 지켜야 할 규칙과 약속들을 지켜봄으로써 산촌유학을 미리 체험해 보는 것이다.
#시냇물표 산촌학교
우리는 적응 중, 시골은 너무 낯설지만…
모든 유학이 마찬가지겠지만 도시에서 시골로 떠나는 산촌유학은 초반 적응이 쉽지 않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시골은 온통 불편한 것투성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산촌부모인 나와 소나무, 도시부모들도 산촌유학에 적응이 필요했다.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아이들 소리에 사람이 사는 것 같니더.”
잿간 화장실. 아이와 부모의 초미의 관심사는 바로 화장실. 우리 집 화장실을 보고 난 부모들의 반응은 ‘대략난감.’
“과연 우리 아이가 볼일을 잘 볼 수 있을까요?” 화장실을 보고 아예 산촌유학을 포기하는 부모도 있다.
요즘은 시골집도 수세식 화장실. 그러나 똥, 오줌을 자연으로 돌리지 않고 물을 오염시키고 낭비하는 일은 나의 시골살이 철학에 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귀한 이 똥을 그냥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민들레꽃을 피우는 강아지똥 이야기를 생각해보라. 새 생명을 키워내고 살찌우는 밥인 것을. 똥통에 곡식을 보태듯 든든한 마음으로 화장실을 나선다.
얘들아, 이것만은 지켜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않을 때 하고자 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상에서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생각하고 집중하도록 훈련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산촌유학을 하는 동안 자유롭게 지내는 아이들이 얻어가는 큰 배움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골살이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온몸을 다해 맘껏 뛰어논다.
“머리 이틀, 사흘 안 감아도 좋다.” “하지만 이것만은 지켜줘! 일할 때는 일하는 것만, 책 볼 때는 책 보는 것만, 식사할 때는 식사하는 것만, 놀 때는 노는 것만 생각한다.”
기다림을 배우는 아이들. 산촌유학에 적응하기까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시간이 필요했다. 초반에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아이들의 물음표 대화 습관이었다. 아이들이 자주 쓰는 “왜요?”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이 궁금해서 알고자 하는 물음’이 아니고 ‘무언가 귀찮거나 싫음’의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이나 시간이 흐른 후였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잠시도 쉬지 못한다. 대부분 부모의 뜻에 따라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이느라 정작 자신에게 시간이 주어지면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다. 시간이 날 때마다 “뭐하고 놀아요?”하고 묻거나, 스스로 놀지 못하는 새내기 산촌유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아이들이 제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
많은 아이들이 입버릇처럼 “그게 아니라…” “근데요….” 어른들에게 자기를 변명해야만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 부모의 요구가 많으면 아이들은 버겁다. 항상 넘치는 과제 속에 있다 보니 스스로 그 책임을 다하기보다 무엇인가 둘러서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불어 자연
자연과 함께 놀며 자연의 마음을 배우다
부족한 내가 산촌부모가 되기로 결심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자연’이다. 자연은 아이들에게 스승이자 친구이고 산촌부모는 아이가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안내자이다.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며 아이들은 성장한다.
시골살이,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휴지 같은 종이류는 아궁에에 불로 태우고 음식물 찌꺼기는 닭에게 먹이로 준다…사람은 부족한 듯 살아야 물건도 귀하게 쓰고 사람다운 정을주고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아무것도 버릴 것 없는 그런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영양제가 아닐까? 버릴 것은 오직 마음속 욕심뿐이다. 비우고 또 비우는 길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시골장에서 알뜰 장보기. 예전에는 이것저것 사고 싶은 대로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었던 아이가 심사숙고하는 모습에서 엄마들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 많이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고무신 사도 돼요. 도시 아이들 중에서는 옷을 하루만 입고 빠는 걸로 알고 있는 아이들도 많다. 사실 시골살이에서는 옷에 흙먼지가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탈탈 털면 하루 이틀 더 입어도 된다…빨래 바구니…물과 전기와 세제를 그만큼 더 써야 한다. 우리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생된장 한 대접을 마시는 아이들. 천연 약을 즐겨 쓰는 것은 알게 모르게 약을 남용하는 것을 줄이고 싶어서. 땅에서 나는 풀, 나무 중에 약이 아닌 것이 없다. 관심을 두지 않으면 쓸모없는 풀이지만 관심을 갖고 보면 귀중한 약이 되는 것을 알고 나니 이젠 밭에 난 잡초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푸른누리에서 생활할 때. 이렇게 직접 만들고 꾸미는 즐거움을 돈을 들여 남에게 맡길 이유가 없지 않은가? 세련되지 않고 어수룩하고 완벽하지 않다하더라도 내 손때가 묻고 정성이 담긴 물건 하나하나가 더없이 소중하고 정겹다. 시골살이는 내가 창조하는 생활이다.
내 손으로 뚝딱!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자유.
“제게는 소박한 신념이 하나 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는 믿음입니다. 동물들이 사는 모습을 알면 알수록 그들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은 물로 우리 스스로도 더 사랑하게 된다는 믿음으로 이들을 썼습니다. 죽는 날까지 줄곧 동물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그들이 살아가는 이런저런 모습을 그리렵니다.”-최재천 교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시골살이는 모든 것이 다 놀이이자 배울거리이다. 나물캐기, 모깃불 피우기, 쥐불놀이, 밤 줍기, 연 날리기, 눈썰매 타기, 윷가락과 팽이 만들기 등 계절별로 하는 모든 활동들이 그대로 놀이다…’놀이’가 ‘공부’인 셈이다.
실컷 노는 동안 아이들은 대개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변한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꽃들도 저마다의 세계를 가진 우주다. 가치 없는 인생이란 없듯,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동요의 노랫말처럼 말이다.
#사람 내음 나는 산촌유학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있다
밝고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면 내 아이들부터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시골 버스. 이웃 마을에 사는 분들도 아이들을 반기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먹을 것을 주기도 한다. 사람 내음 물씬 나는 버스에서 아이들은 또 배운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내 이웃사촌임을.
잔치 잔치 열렸네. 도시에서와 달리 아이들 생일잔치에 선물은 없다. 용돈을 주지 않으니 선물을 준비할 수도 없다. 도시에서 주고받는 생일선물들이 마음을 전달하기보다는 돈을 주고 사는 소비문화라서 나는 선물주고받기를 권하지 않았다. 아이들도 짧든 길든 마음이 담긴 카드와 편지 한 장에 흡족해한다.
#산촌유학에서 배우는 스스로 학습법
강요하지 않으면 공부도 재미있는 일
시골살이 아이들이 산촌유학 와서 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지만 매일 저녁 함께 모여 숙제하고 책을 읽으며 일기를 쓴다.
날마다 쓰도록 한다. 숙제하고 자기만의 시간 갖기, 책을 읽기, 일기를 쓰기…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으므로 이런 활동은 저녁 시간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처음 해보는 시골살이 자체가 전부 글감이고 거기서 느끼는 것들도 새로운 경험들인 것이다. 그러면서 쓸 말이 많아지고 풍부해진다. 시골살이를 하며 감수성도 함께 커지니 무엇보다도 그날의 느낌들을 세밀하고 실감나게 표현한다. 어느 순간 일기 쓰기가 귀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시골에서 하는 공부가 더 재미있어요. 마음껏 놀고…나머지 시간은 책을 읽는다.
별빛 독서교실.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 학교도서관은 방과 후부터 저녁시간 까지 마을 도서관으로 개방.
영화 『님스 아일랜드』
#아이와 엄마가 함께 자라는 ‘산촌유학’_경희 엄마 박은희
아이들의 본래 모습을 존중하고 배려하기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이라는 틀 속에 집어넣고 불안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봤다…늘 시간과 힘이 달린다고 느끼면서도 또래 아이들이 누리는 것은 되도록 다 경험하게 하고 싶어 여행도 하고 전시장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하지만 무리하게 계획을 잡고 움직이다 보니 끝은 늘 피곤했고, 어떤 때는 화까지 나면서 이렇게 힘든 일을 왜 하고 다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정된 시간과 여유 없는 마음으로 계획한 일들은 그곳이 어디든 닫힌 공간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당연하게 우리는 이런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할 대안적 생활을 갈구했고 고민했다…어렸을 때 잘 놀았던 힘으로 미래의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고…산촌부모님이 길러낸 많은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 가족에세 고향이 생겼습니다_원찬엄마 성보경
‘아이는 믿는 만큼 자란다!’ ‘좀 더 여유롭게 아이를 바라볼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지!’
#시냇물표 자연 먹을거리
몸 튼튼 지구 튼튼. 평소 익숙했던 과자나 단것,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와 이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소나무, 시냇물과 함께 감자나 콩 등 자신들이 먹을거리를 직접 심고 수확하며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배운다.
슬로우 푸드, 슬로우 마인드, 시골밥상 퍼레이드. 현미 80퍼센트, 백미 20퍼센트. 여기에 흑미와 수수, 조, 보리 등을 섞고 서리태, 청태, 검은콩, 쥐눈이콩, 메주콩 등 갖가지 콩을 넣는다. 가마솥은 아니더라고 숭늉과 누른 밥을 먹이기 위해 꼭 가스 불에 솥밥을 한다. 따뜻한 밥 한 그릇만으로도 열 가지 반찬을 대신할 맛이 나니까 말이다…특히 간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소금보다 국간장으로 맞추며, 단맛을 낼 때는 효소나 꿀, 조청 등을 이용한다. 설탕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빈 그릇 운동. “밥 한 그릇을 우습게 봐선 안 돼. 온 우주가 힘을 합해야 그게 만들어지잖아? 엄청난 거지.”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있음을 보여준 장일순 선생의 말씀을 실감. 직접 벼농사를 지어보지 않았다면 그 깊은 뜻이 가슴에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식사 감사 기도. “이 음식이 내 앞에 오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이들의 손길을 생각하며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이들의 요리책. 요리 실습을 할 때는 아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변한다.
시냇물표 자연 레시피
현미 떡국. 현미 가래떡 구이
한 달 가계부. 잔액 50만 원 정도. 두 사람 평균 한 달 순월급. 시냇물, 소나무가 잘 쓰일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먹고 자니 이 정도면 족하다.
#시냇물, 소나무의 산촌유학 입문기
소나무는 속리산 자락으로, 나는 지리산 자락에서 도시의 때를 빼고 우리가 살아야 할 시골에서의 삶을 실습.
대안학교에서의 교훈. 예상 밖의 일. 실질적인 학교 최고 운영자가 원하는 것은 기존 제도권 교육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나는 아이들을 만들어진 틀 속에 넣고 가르치는 것만이 최선의 교육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교단을 떠날 결심을 했다.
속리산 자락의’푸른누리’(화북면 입석리). 예전에는 생태공동체였던 푸른누리는 현재는 오로지 자기만을 바라보며 수행하는 명상 공간. 나는 그곳에서 농부로서의 첫 삽을 떴다.
이런 게 사는 거구나! 푸른누리 아랫마을인 선돌배기(입석리)라는 동네에 둥지를 틀고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그래 시골에서 이렇게 살자!”
솔뫼농장 철규님.
‘하늘지기 꿈터’. 남궁영미 수녀님이 이끌어가시는 교육공동체. 오히려 교실 안에서보다 교실 밖에서 참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
산촌유학을 만나다. 상주 화북에서 교류학습 형태의 산촌유학 시작으로 지금 예천 금당실에서 전학을 전재로 한 농가형 산촌유학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산촌유학.
상주 화북에서의 산촌유학. 농사철 아저씨네, 우토롱골 아줌마네, 꼬꼬 이모네, 시냇물 아줌마네 네 가족.
짧은 기간 동안 머물가 가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지역 아이들과 거의 깊은 속내를 나누지 못했고 결국 도시 아이들끼리만 어울리곤 했다. 우리들 역시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나 방과 후에 지역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지 못했다…일부 지역 학부모들은 도시 아이들 때문에 자시 아이들이 혹여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하지 않을까 하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으니, 도시 아이들과 시골 아이들의 행복한 만남은 그저 공염불에 불과했다. 또한 학교에 ‘우’하고 한번 왔다가 빠져 나가 신학기처럼 붕 뜬 분위기가 계속 되다 보니 결국 학교에서도 교류학습 형태의 산촌유학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바람직한 산촌유학은 산촌유학을 온 아이들과 산촌부모, 지역 학교와 선생님들, 지역 주민, 지역 아이들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는 시간이었다.
푸른누리에서의 여름캠프.
화북에서 예천으로 옮기다.
전학 형태가 바람직한 산촌유학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지역에서의 학부모의 반응은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가 거셌다. 더 이상 이 지역에서 산촌유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학부모 회의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교류학습 취소…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 그래서 지역 아이들과 도시 아이들이 함께 하는 여름캠프도 하고 앞으로는 전학생만을 받기로 했던 것. 하지만 그 순수한 뜻이 지역 학부모들에게 전달되지는 못했다.
결국 화북에서의 불편한 마음들을 접고 예천 금당실로 집을 옮기고 본격적인 산촌유학을 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