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의 세 가지 길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소중하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을 만나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괴로운 일도 많습니다.
가슴앓이…오랫동안 그런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람들은 세 가지 길에서 방향을 잃고 힘들어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것은 말 길, 마음 길, 사이 길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말로 시작되어 말로 마무리됩니다.
말 길이 좋다 해도 마음 길이 엉뚱한 곳을 향한다면 사람에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꼬인 마음을 가졌다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상대는 금방 알아차립니다…말 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 길입니다. 상대에 대한 마음이 풀리거나 정리되지 않으면 말은 공허해질 뿐입니다.
말도 잘하고 마음도 좋은데 내 말을 오해하거나 내 마음을 몰라주어 속상합니다. 애초에 서로 알고 있는 사이가 다르기 때문이죠. 우리 사이 친구 사이인 줄 알았는데, 그냥 아는 사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 길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과 마음이 같지 않다 보니 우리는 그 사이에서 관계를 고민합니다. 그렇게 사람은 말과 마음 사이에서 만나고 헤어지며 살아갑니다.
16 부부는 사소한 일 때문에 틈이 생깁니다. 그 틈이 점점 더 벌어져 정이 떨어지고 사느니 못 사느니 합니다. 북한 핵문제 때문에 싸우는 부부가 없고 중동 문제와 국내 정세 문제로 싸우는 부부도 없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 때문에 싸워요. 정말 딸이 아침을 안 먹는 문제는 사소한 것일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큰 문제입니다. 여기에는 딸의 식성과 엄마의 스트레스, 처가의 음식 문화, 아빠의 스트레스, 엄마와 아빠의 소통방식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이슈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사소해 보인다 해도 해결하려면 실은 이 문제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크고 중요한 문제라고 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 후 중요한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모든 지혜를 짜내야 합니다.
남편이 알았어야 하는 원리는 한 가지입니다. 부부는 서로 자기를 알아달라는 싸움을 한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바란 것는 아침에 딸 밥까지 신경 써야 하는 자신을 좀 알아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편은 엉뚱하게 딸의 처지와 마음을 알아주었습니다. 그러니 싸움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는 말 한마디만 다르게 하면 아내 마음이 풀립니다.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우리 딸 입이 짧아서 어쩌지.” 그러면 끝입니다…아내는 이런 남편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자기 고생한 것을 고스란히 알아주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19 결혼할 때도 부부수칙을 외우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부부는 서로 자기를 알아달라고 싸운다.’ 이것이 첫째 항목입니다.
21 말이란 본시 안에 있을 때는 내 통제하에 있지만 밖으로 나오면 말이 나를 통제하는 법입니다.
22 말 앞에 ‘안’이라는 글자가 붙으면 듣는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들이 주르르 따라나옵니다…안 먹어? 안 자? 안 가? 안 할 거야? 안 들려?…이는 뿌리깊은 거부의 두려움을 건드립니다.
22 말은 마음의 얼굴이므로 말이 고운 사람은 속마음도 곱습니다.
26 솔직함은 칭찬일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이 비난과 지적일 때는 즉시 무례함으로 변합니다.
27 학교와 인생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학교는 무엇을 배운 후에 시험을 치르는데, 인생은 시험을 치른 후에 무엇을 배웁니다. 그런데 시험의 대가가 가끔 너무 아픕니다.
38 온유하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말이나 행동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 판단이 가능합니다.(태도가 본질이다?)
40 분노하는 사람은 상대를 나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며, 슬퍼하는 사람은 자신이 문제를 해결도 못하는 못난 사람이라 여기는 사람입니다. 또한 비웃는 사람은 내가 우월하다는 것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이에 비해 온유한 사람은 나도 상대도 모두 부족하고 모자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겸손한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42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얕은 조언. 상대의 심정까지 읽어야 할 수 있는 말을 깊은 조언이라합니다. 깊은 조언에는 마음속까지 공명을 일으키며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하던 사람이 아무나 할 수 없는 말을 하려면 자기 경험, 자기 상황, 자기 관점이라는 세 가지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52 경직된 사람일수록 욕을 많이 했습니다. 기존 질서와 체제에 잘 적응하여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을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고, 새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면 쓸데없는 짓한다며 욕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욕했습니다. 일에 기여하는 바가 적을수록 더 많은 욕을 한다는 것입니다. 권투 경기장에 가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한 번도 링 위에서 권투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누구보다 흥분하여 선수 욕을 핏대 올려 합니다.
그들이 싫어하는 소리는 ‘그럼 대안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입니다. 그들에게는 대안이 없습니다. 단점을 찾는 데는 달인이지만 새로운 대안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같았습니다.
욕을 하기는 쉽습니다. 욕을 먹기는 어렵습니다.
56 구박보다 취약한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조건부 사랑입니다.
61 뻔하니까.
상대가 내가 원하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뻔하다’에 포함된 핵심입니다.
63 좋은 부모가 되고, 좋은 배우자가 되기 위해서는 뻔한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당연히 자기중심적인 껍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나의 관점, 너의 관점, 우리의 관점. 이 세 관점에서 보면 문제와 상황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64 안 갔네와 못 갔네. 저는 제자에게 “왜 학교에 안 갔어?”라고 묻는 대신 “오늘 학교에 못 갔네”라고 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 갔네’와 ‘못 갔네’는 한 글자 차이지만 듣는 사람에게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안 갔다는 것은 일부러 땡땡이를. 그래서 불량학생이 되어버립니다. 고의적으로 학교를 가지 않은 나쁜 학생이라는 의미로 해석. 이에 비해 못 갔다는 것은 사정이 있어서 갈 수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상황이 문제가 되고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가지 못한 안타까운 처지로 해석됩니다.
67 말이란 그렇습니다. 말하는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사람의 입을 떠나면 듣는 사람의 소유가 됩니다. 그래서 마음을 곱게 싸는 포장지가 필요합니다.
69 냉장고말 보일러말. 말은 그 온기가 중요하지 양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폭력 대화’ 재능기부 특강. 그 후 몇 달간 아이들은 엄마와 친구들에게 냉장고말 하지마, 보일러말 해 하고 다녀서 엄마들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아내를 통해 들었습니다.
74 ‘너만 힘들어?’보다 ‘너도 힘들지?’. 이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78 과묵이 미덕인 것은 일할 때나 가능합니다. 가정은 직장이 아닙니다. 관계에서 침묵은 단절을 부르는 악덕입니다.
81 중언부언. 녹음테이프 현상의 이유? “언제 제대로 한 번 풀어준 적이 있어야죠.”
91 남편이 요구한 결혼 예물 두 가지? 결혼하고 아이 태어나면 평생 ‘안 돼’와 ‘하지 마’라는 두 말 하지 말라….결국 고민한 끝에 찾은 방법은 설명이었습니다.
99 관심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하는 마음입니다.
103 미움은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과 함께 존재하는 감정입니다. 사랑을 받아야 할 대상에게 거부당하면 미움이 생깁니다. ‘안 돼’ 역시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111 간섭과 관심. 간섭의 뿌리인 ‘내가 옳다’는 생각은 ‘나도 옳고 너도 옳다’는 사고로 확장되어 성숙해져야 합니다.
123 성숙해진다는 것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세상과 사람을 보지 않고 존재하는 그대로의 세상과 사람을 보는 능력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125 조금만 더? 삶에서 유예된 행복이란 없습니다.
131 집요함과 고집불통.
올바른 전제에서 답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가는 노력을 집요함이라고 한다면, 그릇된 전제에서 답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가는 노력이 고집불통입니다.
중요한 것은 노력에 선행하는 전제의 올바름입니다.(비전, 목표, 방향이 중요하다)
대전에서 남쪽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서울에 가기를 바란다면 아무리 간절한 마음을 가진들 서울로 가겠습니까.
인생에서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제, 즉 생각의 방향입니다.
144 불행 자체는 불운도 행운도 아닙니다.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불운도 되고 행운도 됩니다.
167 쫓기듯 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은 분주한 게으름뱅이들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분주한 게으름뱅이들은 일할 때는 물론 쉴 때도 제대로 쉴 줄 모릅니다. 일하듯 쉬기 때문입니다.
182 사랑은 의도와 결과, 둘 모두가 건강할 때 제대로 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누름입니다. 사랑의 동의어는 평등입니다.
197 건강한 이기주의. 가족을 위해 가족에게 잘하지 말고 나를 위해 가족에게 잘하자.
악은 선으로 갚지 마라. 공자님 말씀 그대로 악을 정의로 세우고 다시 선으로 갚다.
214 새 세상은 새 시선. 시선의 차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신영복 선생의 시선과 마르크스의 시선을 닮았습니다. 그것은 사람이 중심이며 최종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259 블랙 앤 화이트.요약하면 간단합니다. ‘나와 가까운 존재일수록 내 마음대로 하지 않고 잘해주겠다’입니다. 블랙패밀리와 화이트패밀리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당신이니까 마음대로 하겠다’와 ‘당신이니까 소중히 대하겠다’에서 블랙 앤 화이트가 결정됩니다.
263 직선에서 만나든 곡선에서 만나든 스스로 깨달으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악이 아닐까요.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무지가 악이라 했고, 싯다르타는 번뇌의 근원은 무명(無明)이라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