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에서 글쓰기까지 나를 발견하는 시간
역시나 많이 읽고 부지런히 썼던 사람들만이 여러 난관을 뚫고 기어코 작가로 우뚝 선다. 이건 지금껏 단 한 번의 예외도 없는 하나의 법칙이다.
작가가 되려고 많은 책들을 섭렵한 게 아니라 많은 책들을 섭렵했기 때문에 작가가 된 것이다.
읽기와 쓰기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둘은 하나다.
맥락의 독서법.
“주어진 한 사회와 시간 속에서 그러한 존재들과 사물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구하는 것, 그래요 난 내가 글을 쓰는 가장 큰 동기가 바로 거기 있다고 느낍니다.”-프링스 작가 아니 에르노
#책읽기는 운명을 바꾼다
뇌가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운명도 바뀐다는 사실을..
책을 읽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인류가 책을 발명해 낸 것은 길게 잡아도 3천 년 안팎의 일이다. 책이 인류의 지적 능력을 축적하는 수단이 된 것은 불과 6백 년 남짓이다.
책읽기는 나와는 다른 타자와의 접속, 그리고 세계와의 접속을 의미한다.
책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저마다 다른 장소, 다른 시간, 다른 역사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이 겪은 것들을 사유와 인식을 통해 숙성된 이야기로 담은 것이 책이다…기억이란 바로 삶의 다른 이름이다.
책읽기를 선택한 사람들은 제 삶의 작은 틈새들과 주름들 안으로 숨어서 남들이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삶을 사는 자들이다.
그렇다. 책읽기에 빠져든 사람들은 고독 속에 칩거하며 저마다 ‘하나의 도서관’을 설립한 자들이다. 오직 자신에게만 속하는, 짧지만 수많은 삶들로 이루어진, 이 ‘기적의 도서관’에서 그들은 ‘타인의 삶’이라는 책을 열람한다.
#꿈꿀 권리
만일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커다란 도서관일 것이다.
바슐라르. 위대한 예술가란 ‘일의 운명’을 제 참다운 운명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라는 걸 명민하게 드러내 보인다.
사람은 책을, 책은 사람을 만든다
##입구_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허기진 삶
『빵굽는 타자기』
#불확실성
#실패 가능성
#진짜 재능
타고난 작가는 없다
#독창성과 창의성
서로 다른 사물을 조합하는 능력. 은유
#경험, 그 발견되고 해명된 삶
나는 쓴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백지의 공포
글쓰기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법? 손을 계속 움직여라/ 마음 닿는 대로 써라/ 보다 구체적으로 써라/ 지나치게 생각하지 말라/ 구두점과 문법은 나중에 걱정하라/ 당신은 최악의 쓰레기를 쓸 자유가 있다/ 급소을 찔러라
날마다 써라! 백지의 공포를 넘어서는 좋은 방법은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는 것. 날마다 쓰는 것이 습관이 되면 백지 앞에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쩔쩔매는 일은 사라진다.
#고독과 칩거
##미로_글쓰기에서 마주치는 문제들
#작가의 연장통
간결함을 헤치는 군더더기를 피하고 확실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라. 그것이 독자를 사로잡는 글쓰기의 제1원칙이다.
#언제든 졸작을 쓸 수 있는 용기
#말의 소리와 리듬
좋은 글은 리듬을 타고 온다.
#어쩌다 전업 작가가 되어
기다림은 역시 힘이 세다
#날마다 글을 쓴다는 의미
작가는 글로 스스로를 증명한다
글쓰기의 출발은 규칙?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을 써내는 것, 그것이 현실과 이상 속에서 본연의 실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힘이다.
#일기, 나와 대면하는 연습
세상을 바꾸는 삶의 기록
#떠나고 싶은 날의 글쓰기
무엇인가를 쓰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떠나라. 이 세계에 더 깊숙이 파고들고 그 속에서 ‘나’를 찾아라. 낯선 세계의 길들이 당신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권태의 나락에서 건져내어 영감을 보내줄 것이니!
##출구_작가의 길
#문체란 무엇인가
글은 삶을 문자로 나타낸 것이요, 글쓰기는 운명이다. 사나우면서도 아름다운 운명! 아주 많은 우연들이 뭉쳐서 운명을 만든다.
모든 글에는 필적이 남듯이 당신이 쓴 글에도 문체라는 내면의 필적이 남는다.
텍스트를 지배하는 원칙. 좋은 문체는 사유와 감각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정확한 문장에서 비롯된다. 좋은 문장의 전제 조건은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 세련된 언어 감수성이다. 문장의 적재적소에 언어를 배치할 수 있으려면 가용 언어의 범주도 넓어야만 한다.
#무의식, 나도 모르는 나
왜 사람들은 쓰질 못하는 걸까? 안은 텅 빈 채 껍데기만 있는데 누군가 자기를 대단한 사람으로 알아주기를 기대하며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솔직하게 쓰는 것이 바로 재능이다.
가장 쓰기 어려운 것이야말로 정말 써야 될 것이다. 정말 써야 될 것은 가슴 밑바닥에 눌어붙어 있다. 그걸 끄집어내는 것, 이것이 내면에 숨은 자아를 만날 수 있는 통로이며 곧 무의식의 글쓰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글쓰기와 집짓기
글쓰기는 일종의 집짓기이다. 좋은 설계가 좋은 집을, 좋은 개요가 좋은 글을 만든다.
#몸으로 글쓰기
#어느 날 시가 내게로 왔다
시의 또 다른 미덕은 투명성이다
시는 대상을 향한 끝없는 물음이다.
질문이란 모름을 모음으로 오롯하게 남겨두는 것, 아울러 존재에 대한 관습적 이해를 깨고 존재를 처음으로 돌려놓는 행위이다.
#문학이 가르쳐준 것들
문학은 사람의 의식을 바꾸고 결국에는 사회를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바꾼다.
##광장_글쓰기 스타일
#스타일이란 무엇인가?
문장은 그것을 쓴 사람이 살아온 방식들, 내면에 쌓인 지식의 질과 양, 기운과 아우라를 다 반영한다. 그러므로 문장은 쓰는 사람마다 차이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문학에서의 스타일이란 삶의 배경, 본성, 피의 끌림과 연관이 있다.
마음의 무늬, 사상의 실체. 글쓰기에서 스타일을 잘 드러내는 첫 번째 요소는 문체다.
문체는 작가의 모든 것
#글쓰기에 미친다는 것_문장은 감각적인 디테일이다
김연수의 문체
#비정한 문체_하드보일드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스타일이다
헤밍웨이의 문체
#강건한 탐미주의의 문체_잉여를 배제하고 사실과 사실을 잇다
김훈의 문체
#감각적인, 너무나 감각적인_문장을 재즈 리듬으로 연주하다
#직관적인 문체_낯설고 기이한 삶의 기표를 좇다
하먼 멜빌의 문체.
『모비딕은』은 보고서, 드라마, 우화, 설교와 같은 다양한 비소설적 요소들이 섞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담백한 문체_무욕을 꿈꾸는 자의 세상 보기
피천득의 문체
피천득의 문장은 그 간결함에서 독보적이다. 일체의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또 덜어내서 불필요한 요소들이 없다.
평생을 지향한 무욕한 문체는 그의 사람됨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일평생 단 세 권의 책을.『서정시집』,『금아시문선』,『산호와 진주』
누구보다 책을 좋아했지만, 책을 소유하지는 않았던 점도 청렴함을 잘 보여준다. 소설가 박완서는 피천득의 초대로 집을 방문했다가 고작 책 몇 권이 꽂힌 빈한한 서재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문체는 곧 사람이다. 그의 사람됨은 담백하고 무욕하고 깨끗했다.
피천득은 작은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문필가 찰스 램을 흠모하고 그를 배우고자 했다. 다들 위대한 사람들을 존경하지만 그는 모자란 듯한 찰스 램이 마치 거울인 듯 제 모습을 비춰보았다. 다들 웅장하고 화려한 것들에 눈길을 줄 때 피천득은 보드랍고 윤기 있는 나뭇잎들, 웃음, 피아노 소리, 고운 화롯불 재와 같이 감각적인 기쁨을 주는 것들에 마음을 주었다.
읽을수록 향기가 나는 글. 무욕하고 고매한 인격은 담담한 문장 속에서 찬연한 빛을 뿌리며 여지없이 드러난다.
#따뜻한 냉소주의의 문체_세상을 등진 은둔 작가의 상상력
J. D. 샐린저의 문체
『호밀밭의 파수꾼』
#읽기라는 문장 수업_지식의 바다를 항해하는 오디세우스
다치바나 다카시의 문체
나는 책이란 만인의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대학에 들어가건 사람이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대학에서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든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한다면 인간은 결국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책이라는 대학에 지속적으로 그 누구보다 열심히 다니고 있다.
그의 항해술은 ‘읽기’이다.
이 세상을 다 읽으려는 사람.『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책은 “세기의 위대한 기억” – 보르헤스
궁극적으로 책은 기억의 총량을 늘리고, 삶을 확장한다. 책은 망각의 바다에서 조난당한 인류를 구원하는 구명보트와 같다.
일찍이 나는 책에 매혹당한 영혼이었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은 다 책에서 얻은 것이다.
이 저자들이 내 심장 박동을 빠르게 뛰게 하고, 정신의 척추를 강하게 만들었다. 이들에게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말했듯이 “천재처럼 생각하고, 고상한 작가처럼 글을 쓰며, 어린아이처럼 말하라.”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좋은 책이란 다른 좋은 책을 읽게 하는 책
#세상의 저자와 작가들은 다 고마운 스승이다
카프카의 말처럼 책은 내면에 존재하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이다.
책은 자유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