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반격. 데이비드 색스. p423
디지털 음악의 편리함이 음악을 듣는 행위에서 즐거움을 쏙 빼내버린 것 같았다.
온 세상의 음악을 클릭 한 번이면 들을 수 있지만 나는 그것도 귀찮았다. 곡을 하나 들으려다가도 ‘이것보다 더 좋은 노래가 있이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계속 노래를 찾기만 했다. 뭔가 중요한 게 빠져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내가 잃어버린 그 뭔가를 되찾는 방법이 바로 레코드였다.(즐거운 불편!)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행위는 하드 드라이브의 음악을 꺼내 듣는 것보다 더 큰 참여감을 주고, 궁극적으로 더 큰 만족감을 준다…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그리고 레코드판의 표면을 긁는 듯한 음악 소리가…
아날로그의 반격은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기술이 기가 막히게 좋았졌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사람들은 아날로그의 타고난 비효율성을 점점 탐하게 되고 아날로그의 약점은 새로운 강점이 된다.
아날로그 경험은 디지털 경험이 주지 못하는 실제 세계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지만 때로는 디지털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내놓은 최고의 솔루션이기도 하다. 아이디어의 흐름을 기록할 때는 키보드나 터치스크린이 펜을 이기지 못한다.
책은 아날로그적인 환경에서 가장 잘 읽힌다.
아날로그 사물의 반격
#레코드판Vinyl. 스마트폰을 탈출한 미래 세대의 음악. LP 시장은 점점 더 성장.
“음악은 공기의 진동일 뿐입니다” :레코드판 홈에는 그런 진동이 복사되어 있고, 레코드 바늘은 그런 진동을 잡아내어 증폭시킵니다.”
“디지털화는 편리함의 극치인 반면, LP는 경험의 극치예요.”
젊은 사람들이 턴테이블의 사고 있어요
아날로그 레코드판의 부활에 일조한 것은 다름 아닌 디지털이었다? LP팬들은 레코드판을 ‘사고팔기’ 위해 인터넷으로 모여들었다!
#종이Paper. 가장 오래된 제품의 새로운 미래
선생님의 손에도, 프로그래머의 손에도, 인터뷰한 사람들은 대개 몰스킨 노트를 꺼내 들었다.
몰스킨 노트는 철저하게 아날로그적인 물건임에도 온통 디지털에 몰두하는 21세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종이 노트는 전원도, 부팅 시간도, 동기화도 없습니다.
명함. 불필요한 소음을 제거한다. 종이는 눈에 띈다. 명함은 첫인상을 오래 남게 해준다.
#필름. 로모그래피와 인스타그램이 말하는 것들.
더 이상 가족 앨범은 없고 인화된 사진도 없어요. 손으로 만지거나 흔들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그리워하기 시작했지요.
#보드게임. 네트워크 바깥의 네트워크
우리가 컴퓨터와 놀 때는 그 경험의 주도권을 소프트웨어와 나눠야 한다.
상대의 표정을 읽어내는 재미
아날로그 아이디어의 반격
#인쇄물. 무겁기 때문에 무게 있는 이야기.
아이패드로 읽는다면 모든 기사가 똑같아 보이고 똑같게 느껴진다. 그러나 인쇄된 페이지에서 인쇄된 페이지로 넘어갈 때는 그런 정보의 과인을 느끼지 못한다.
트래픽과 독자의 차이점
책은 아날로그적인 환경에서 가장 잘 읽힌다.
#오프라인 매장. 알고리즘이 말하지 못하는 것들
점원이 추천하는 책
아마존 성공의 함정. 더욱 똑똑해지는 소비자? 물건을 온라인에서 파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를 통해 이윤을 내는 것은 엄청나게 어렵다.
#일. 로봇을 대체한 노동자들의 이야기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은 시계가 아니라 스토리다.
#학교. 아이패드가 교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하이프 사이클(지나친 기대의 순환 반복).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실망하는 거죠.
손가락 그림은 몸 전체, 마음 전체를 쓰는 경험이었다. 이것을 태블릿에서 실행 가능한 손가락 그림 앱과 비교해보면 감각적 학습 경험은 유리 표면에 손가락을 갖다 대는 것으로 축소된다(AR)
아이는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있지만 컴퓨터가 허락하는 것만을 할 수 있다. 그 이상은 안 된다.
“교육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들은 모두 교육 테크놀로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교육 테크놀로지 도구들은 기존의 아날로그 도구들을 디지털적으로 흉내 낸 것에 불과하다
노스캐롤라이나 공립학교 노트북컴퓨터 무료 보급. 연구 결과는 기대했던 것과 180도 달랐다…가정에서 손쉽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수학과 읽기 성적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OLPC는 테크 중심의 교육적 유토피아를 과신하다 엄청난 실패를 맛보았다. 시골 지역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컴퓨터가 아니라 안전한 교육, 깨끗한 물, 교육받은 교사들이라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 낮에는 코딩, 밤에는 수제 맥주
나는 아날로그 도구와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디지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개인과 회사를 점점 더 많이 만나게 되었다.
명상. “옴”!
디지털 업계는 누구보다도 아날로그를 소중히 여긴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들이 아이패드를 갖고 놀지 못하게, 크리스 앤더슨은 아이들의 테크놀로지 사용시간 제한, 애번 윌리엄스는 커다란 서재를 갖춘 테크놀로지 없는 집에 산다.
언플러깅. 집중을 멈출 때 비로소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회사들은 아날로그적인 사무 공간으로 채워져 있었다.
테크놀로지 회사가 아닌 은행, 법률사무소, 리테일러 사무실들이 오히려 최신 테크놀로지를 잔뜩 들여놓는 경우가 많다? 그 회사들은 최첨단 회사로 보이고 싶어 한다.
손과 종이와 펜으로 그린 스케치는 구글 디자인 과정에서 표준이 되었다? “그리는 것은 정말 빠르죠. 비용도 별로 들지 않고…게다가 디테일에 갇히지도 않죠. 스케치는 뭔가를 지시하는 대신 제안합니다. 명암이나 폰트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요.”
“디지털은 현실이 아닙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계로 현실에 가까이 다가갈 가장 편리한 방법일 뿐이지요.”
우리 몸도 아날로그잖아요
여름의 반격
윌든 캠프는 참가자들이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서 자연을 경험하고 (전자제품의) 스크린 없이 서로 직접 소통하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아이들이 스포츠든 댄스든 음악이든 직접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성취감과 행복감을 키우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손이 지저분해졌으면 합니다! 바로 그 때문에 저희는 아이들이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집에 두고 캠프에 참여하게 합니다. 저희의 규정은 준수하시어 ‘멸종 위기에 처한, 테크 없는 생활’을 보존하는 데 일조하시기 바랍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고 사진사 고용,
캠프에서 일어난 일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포스팅. 사진을 많이 올릴수록 부모들의 전화가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부모들은 더 많은 사진을 요구하니까요.
만약 그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집에 이메일을 보냈다면 어머니는 바로 딸에게 대응책을 알려줄 것이고 제가 연락해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하겠죠. 이 경우 권한은 어머니에게 있어요. 하지만 아이가 편지를 보내서 어머니의 답장을 받기까지 6일이 걸린다면 그 사이에 아이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거예요. 결국 ‘열여덟살짜리 담당 스태프에게 이야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그 순간 권한은 어머니에게서 캠프 카운슬러에게로 이양됩니다.(권한이양)
테크놀로지를 금지하는 월든 캠프의 정책은 여전히 대부분의 부모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요소다…“어느 순간, 모두들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지요. 그런 자녀들을 부모들은 ‘밖에 나갈 생각도 하지 않고 실내에 들어앉아 인스타그램만 할 거라면 굳이 돈을 쓰며 놀러 갈 필요가 있나?’라고 자문하게 됩니다.
디지털 야만족으로부터 캠프를 지켜려는 노력? “우리 일의 핵심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어요. 그건 대인관계였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에 새로운 도구를 거부하고 옛날 도구를 선호한다고 단정 짓는다.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감성적 오류는 새로운 사물이 오래된 사물보다 우리의 목적과 의도에 더 잘 부합한다는 지레짐작이다. 어린아이 같은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중요한 것은 그 도구가 우리를 얼마나 확장시키거나 축소시키느냐다. 또한 자연과 문화, 그리고 서오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다.-니콜라스 카,『유리감옥』
“모든 오래된 것이 머지않아 새로운 것으로 탄생할 것이다.”-스티븐 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