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전집 1 시, 2산문
시인의 스승은 현실이다…우리들에게는 우선 우리들의 현실에 정직할 수 있는 과단과 결의가 필요하다. 우리의 현대시가 우리의 현실이 뒤떨어진 것만큼 뒤떨어지는 것은 시인의 책임이 아니지만, 뒤떨어진 현실에서 뒤떨어지지 않은 것 같은 시를 위조해 내놓는 것은 시인의 책임이다.
#김일성 만세 1960.10.6
‘김일성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 밖에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 밖에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1960.4.26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웅장한
기념탑을 세우자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