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중학교 학교설명회. 1학년 9명, 2학년 4명, 3학년 3명, 전교생 16명인 작은학교이다보니 하나둘 모여든 학부모들도 열명이 넘지 않는 작은모임이 된다.
모든 씨앗에는 꽃이 잠자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농촌의 작은학교는 ‘마을의 꽃’이기도 하다. 도토리 한 알 속에 든 아름드리 참나무처럼 작은학교의 꿈도 활짝 피어나길 바래본다.
꿈을 쫓는 자는 어느새 그 꿈과 닮아간다
다만, 때마침 만난 책 속의 글귀가 긴 여운을 남기며 다가온다.
도(道)를 가르치고, 실천적 모범을 보여주고, 의혹을 풀어주는 사람은 누구나 스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당연히 도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가 있는 곳이 스승이 있는 곳이며, 도를 가리치는 것이 스승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스승이 없다”는 선언은 바로 도가 사라졌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도란 무엇인가? 도란 글자 그대로 ‘길’입니다. 길을 가리키는 것이 사(師)이고 스승입니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가리키는’ 것이 스승의 도리입니다. 그러나 스승을, 길을 가리키는 사람이란 뜻으로 이해할 경우, 어느 누구도 ‘길’을 묻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투어 그곳으로 달려가려는 목표가 이미 있기 때문입니다. 묻는 것은 다만 그곳으로 가는 방법에 관한 것일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스승은 없습니다. 화폐가치가 유일한 패권적 권력으로 군림하는 사회에서 ‘더 이상의 길’은 없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 신영복, 「교사로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