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를 버린 논어. 생생한 우리말 완역. 임자헌 옮김. 469쪽
우리가 왜 “논어』를 읽으려 했던가? 2500년 전 공자 시대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 아니,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읽기 위해서다. 아무튼 그렇게 헤맨 끝에 어렵사리 메시지 하나를 건져 올렸는데, 무언가 엄청나게 심오할 줄로만 알았던 그것이 너무도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상식적인 내용임을 알았을 때의 허탈함이란…’상식적’이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논어』는 실제로 매우 상식적인 책이다. 천명이나 도 같은 거창한 이야기를 할 때도 물론 있지만 대개는 각 개인이 인격을 닦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예와 문화를 잘 배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라는 이야기다. 너도나도 그렇게 하면 세상이 평화롭고 살 만한 곳이 된다는 이야기다.
“논어』를 끝까지 읽고 나면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들지 모른다.”뭐야, 「논어』가 이런 책이었어? 싱겁잖아. 그런데 대단하긴 하다. 이렇게 상식적인 접근만으로도 이런 유토피아를 꿈꿀 수 있다니!”
(상식이 안 지켜지는 이유? 사리사욕! 공적 마인드 부족, 너무나 단순한 이유! 도는 어려운 게 아니다. 언행일치)
130 내 포부? 나이 든 사람을 편한하게 해 주고, 벗에게 믿음을 주고, 젊은 사람을 따스하게 품어 주는 것이지.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안연은 그 마음이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사람다움의 경지에 오롯하게 머물러 있어요. 그렇지만 그 나머지 제자는 어쩌다가, 그것도 잠시 그런 상태에 도달하고 할 뿐입니다.
내 공부가 얼마나 많이 진척되었나 알고 싶으면 마음을 다스려 보면 알 것. 내 마음이 다스려지는 수준이 내 공부가 도달한 수준. 그래서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안 보이는 것.(어질 인? 결국 마음 공부! 부처님 마음을 갖는것?)
144 안연은 참으로 현명한 녀석이야! 음식이라고는 맨밥 한 그릇에 물 한 사발뿐이고. 사는 곳은 보기만 해도 한숨이 푹푹 나오는 달동네야. 아마 여느 사람 같았으면 우울해 죽으려고 할 거야. 그런데 그 녀석을 그렇게 살아도 즐겁다면서 자신이 가려는 길을 포기하지 않아. 안연은 정말이지 현명한 녀석이야!
안연은 그 유명한 안빈낙도의 주인공이다. 자지가 살고 싶은 길을 선택해서 걷다가 가난을 만나게 되거든 안연은 그 가난을 즐기고 누렸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가 선택한 길의 즐거움을 바꾸지 않았다.
智者樂水 仁者樂山. 지혜로운 사람은 상황을 파악하니까 상황에 따라 계속 움직이게 되고, 사람다움을 이룬 사람은 자기가 해야 할 것을 할 뿐이니까 가만히 제자리에 있는 것이죠.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막힘없이 흘러가며 살아 즐겁고, 사람다움을 이룬 사람은 듬직하게 자기를 지키며 살아 장수합니다.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사람다움이란 말이지, 자기가 일어서고 싶잖아? 그럼 남을 일으켜 주는 것이네. 그리고 자기가 이뤄 내고 싶잖아? 그럼 남을 이뤄 주는 것이야. 가까운 데서부터 유추를 해 나갈 수 있다면, 즉 내가 원하는 건 남도 원하는 것일 수 있다는 걸 알고 먼저 살펴 줄 수 있다면 사람다움을 이루어 내는 방법을 안다고 할 수 있지.
인품을 잘 갈고닦지 못한 것, 배운 것을 완전히 내 것으로 익히지 못한 것,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도 행동으로 옳기지 못한 것, 단점을 고치지 못하는 것, 내 걱정거리는 이런 것들이라네.
배움에 나선 사람은 걱정거리의 차원이 달라야 하는구나 생각하게 된다. 생각하면 잠도 안 오는 내 걱정거리 목록에 저런 것들이 끝자락에나마 끼어 있기라도 하던가?
175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 보면 그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어. 그의 장점을 통해서는 내가 본받을 것을 배우고, 단점을 통해서는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을 배우는 거지.”
195 공자가 말했다.”한 삼 년 공부하고 나면 다들 출세나 번듯한 직장 쪽으로 머리를 돌리는 것 같아?”
순수하게 학문에 뜻을 두고 자기를 완성해 가기란 이미 춘추 시 대부터 어려웠던 일.(학문, 배우고 묻는다,에 뜻을 둔다는 것은 무엇일까?)
공자가 말했다.”사람이 자기를 감출 수 있을까? 행동은 보면 그냥 보이고, 동기는 살펴보면 보이고, 속셈은 뜯어보면 보이지.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자기를 감출 수 있겠나? 어떻게 감춰!”
葉公問政 子曰 近者說 遠者來 섭공이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물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그 다스림 안에서 행복해하고, 멀리 있는 사람은 그게 부러워 다가오게 하는 거죠.”
공자가 말했다. “배웠다는 사람이 편안한 삶을 꿈꾼다면 제대로 배운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245 하얀 옥으로 만든 홀에 흠집이 생기면 갈아 없앨 수 있지. 하지만 이미 뱉은 말에 흠집이 생기면 어찌해 볼 길이 없다네.
271 (인(仁)? 사람 향기!) 내가 바르게 되면 나에게로 사람이 온다.
온전한 사람다움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거네. 사람을 아는 거지. 바른 사람을 등용해서 비뚤어진 사람 윗자리에 두면 비뚤어진 사람들을 바르게 만들 수 있지.
305 섭공이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물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그 다스림 안에서 행복해하고, 멀리 있는 사람은 그게 부러워 다가오게 하는 거죠.”
359 공자가 말했다.
“자공, 자네는 내가 많이 배워서 많이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자공이 대답했다. “그럼요! 당연하죠! 아니에요?” 공자가 말했다. “응, 아니네. 나는 내가 습득한 모든 걸 하나의 이치로 꿰뚫고 있을 뿐이네.“
子曰, 無爲而治者, 其舜也與. 夫何爲哉. 恭己正南面而已矣. 순임금은 ‘다스리지 않는 다스림’으로 엄청 유명한 사람이다. 뭔가 일부러 혹은 억지로 한 것이 없는데 온 세상이 그의 치세에 평화롭게 안정되었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인재 발굴, 적재적소 배치, 일을 믿고 맡기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능력만 보고 사람을 뽑는 것만으로, 그 능력을 정확한 자리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그에게 일을 믿고 맡기는 것만으로 전무후무한 성군이 되었다. 아아, 인재!
자장이 모든 일이 자기가 뜻한 대로 이루어지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공자가 말했다.“말은 진심을 대해 미덥게 하고, 행동은 신실하고 진중하게 하면, 무질서로 엉망진창인 곳에서도 뜻한 것이 그대로 이루어진다네!”
369 공자가 말했다. “여럿이 모여 앉아 종일 떠들면서 ‘의로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는 법이 없고, 자기가 뭘 어떻게 해서 무슨 이득을 봤는지 자잘한 얕은꾀나 자랑하는 종자들은 인간 되기 어렵지!”
커피숍에서 무럭무럭 피어나는 이야기꽃이 확 초라해진다.
子曰, 君子義以爲質, 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君子哉! 참된 지성인은 의로움을 마음 바탕으로 삼고, 배려와 존중을 갖춰 행동하며, 공손한 자제로 자기를 표현하고, 신뢰를 통해 일을 이루어 냅니다. 이렇게 하는 자가 진정한 지성인이지요!”
377 공자가 말했다.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 그게 진짜 잘못입니다.”
공자가 말했다. “참된 지성인은 인간이 걸어야 할 길을 모색하는 데에 열중하지 밥벌이를 궁리하는 데 열중하지 않습니다. 밥벌이에 나섰다고 해서 다 밥을 잘 먹게 되는 게 아니에요. 의외로 굶는 일이 있죠. 그런데 또 학문에만 몰두했는데도 월급이 떡 하니 통장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니까요? 제대로 배운 사람은 인간이 걸어야 할 길에 대해서 걱정하지 가난 따위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쓴 고전이라 쉽게 읽혀지기도 하지만,함께 쓰여진 ‘간결한’ 한자 원문이 되려 한학에 대한 학구열을 자극하는 것이 고전의 또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