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락말락한 아침, 나리(백합)꽃 향기가 마당 가득하다.
마당밭엔 향기보다 진한 건강한 맛을 전해줄 꽃들도 가득하다.
보랏빛을 고스란히 키워낼 가지꽃부터,
시원한 맛을 키우고 있는 오이꽃,
건강한 맛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토마토꽃,
여름철 밥상에 빠질 수 없는 매콤한 맛을 키우는 고추꽃,
물놀이 허기를 뜨끈뜨끈하게 채워줄 별미를 쑥쑥 키우고 있는 옥수수꽃,
씨앗이 영글듯한 부추꽃,
이름을 꽃으로 고스란히 키우며 잔대로 더 불려지는 ‘층층잔대’,
지난 해 심었던 자리에 절로 씨 뿌리고 피어난 메밀꽃,
씨받이 준비를 위한 우엉꽃 열매,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며 맛있는 쌈을 키우는 모시대꽃,
보랏빛깔일지 새하얀 빛깔일지 고운 빛깔을 감추고 앙증맞게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는 도라지꽃.
마당밭에 피어난 맛있는 꽃들이 아침 향기를 더 해준다.
어제 저녁 무렵 본 가을맛 밤꽃도 멀리서 마당밭 맛있는 향기를 보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