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조작의 비밀. 오카다 다카시. p295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
테러리스트가 되는 과정을 ‘터널’로 비유.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진 사람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되며, 좁은 터널 안을 세계의 전부라 느낀다.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세뇌와 고문으로 피곤해진 상태에서 감각을 차단한 채 뇌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와 자극을 준다면 어느 순간 탈진 상태에 도달해 의지력과 현실적 판단력이 무너져버리고 만다…나중에는 너무 피곤해져서 판단할 능력을 잃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진다.
저자는 이런 일이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감을 느끼고 대중매체를 통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는 현대인은 언제든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방향으로 세뇌를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경고다.
이 책을 읽으면서 힘들고 버겁게 살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이 자칫 세뇌나 심리 조작의 대상이 되기 쉽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회는 지나치게 유동적이고, 우리는 뚜렷한 자의식을 기반으로 한 신념 체제를 마련할 기회가 없이 오직 ‘공부’와 ‘경쟁’에만 매몰된 채 자라났다. 그런데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고, 뇌와 마음은 지칠 대로 지치고 고갈되어 있다면?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강한 힘과 의지를 가진 사람의 심리적인 노예가 되거나, 집단의 추종자가 되어 사회통념이나 그 사람의 삶의 궤적에서 볼 때 이해하기 어려웠던 판단과 행동을 하게 될 소지가 충분하다…혼란스럽고 바쁜 세상일수록 자신을 지키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독립의지와 판단력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다.
심리조작. 타인의 심리 상태를 조작해서 지배하거나 착취하는 기술
프로파간다나 여론 조작이 대중을 대상으로한 심리조작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언론 기관은 의식적이든 아니든 대중의 심리를 조작하고 있는 셈이다.
독자들은 의외로 심리 조작 기술에 보편적인 진실이 담겨 있음에 놀랄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행동을 설계당했나
테러리스트가 된 엘리트 청년들. 터널을 통과하면 평범한 이성적 인간은 테러리스트로 변모한다
외부로부터 차단된 작은 세계를 마련하고, 하나의 목적만이 눈에 들어오는 시야 협착 증세를 갖게 하는 것이다.
학교라는 닫힌 세계도 사람을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는 터널로 작용한다. 이 또한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기에 생기는 비극이다.
동료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집단 압력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자기실현 욕구. 이보다 더 강력한 구동 장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터널은 아이들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상아의 탑이라 불리는 대학이나 기업을 비롯한 종적 사회 조직도 그곳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를 쓰면 쓸수록 터널의 양상을 띠게 된다.
“당신은 인류를 위해 특별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존경하는 존재에게서 듣는, 자신이 특별한 일을 해내게 된다는 말만큼 설득력이 큰 말은 없을 것이다…이상주의적이고 순수한 사람일수록 그런 바람이 강하다.
#타인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영감상법. 손금을 봐준다고 접근하거나 ‘보이지 않는 신, 조상’등을 언급하면서 고액으로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상술. 주로 포교와 함께 이루어진다.
판매자는 손금이나 이름을 보게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상대가 넘어올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으니, 사실 이 기술은 효율적으로 ‘호구’를 찾아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 조작의 본질은 ‘속이는 것’
‘예스 세트’
완전히 속아 넘어간 사람은 자신이 속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속이는 행위는 고등동물에게서만 볼 수 있다. 이 능력은 특히 인간에게 발달했다. ‘마키아벨리적 지능 가설’에 의하면 ‘사회적 지능이 발달하면서 인류의 지능이 진화했으며 그 본질은 속이는 행위라고 한다. 속이는 행위는 ‘~하는 척’을 하여 상대가 판단을 잘못하게 해서 이익을 착취하는 방법이다.
이에 인간은 속이는 방법을 더욱 고도로 진화시켰다.
상대가 속았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속이는 것. 그것이 바로 심리 조작이다.
심리 조작을 할 수 있는 이유?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의 특성과 관련, 바로 상대를 믿는 특성. 사회적 동물에게 신뢰 관계는 생존이 걸린 기본적인 토대다.
익명화된 사회에서는 수상한 과거를 소멸시키고, 마치 미지의 세계에서 이 세계로 뚝 떨어져 내려온 것처럼 꾸며낼 수 있다. 그만큼 현대사회는 속이기 쉽고 속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심리를 조작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자기애성 인격장애!
비뚤어진 자기애가 만들어낸 환상. 구루는 제자나 예찬자가 필요하다
공감력 결핍과 지배라는 쾌감. “맹인의 나라에서는 애꾸가 왕이다”
#누가 심리 조작을 당하는가
심리조작을 당한 사람이 지닌 최대의 특징은 의존성이다.
의존성 인격장애: 자기를 과소평가하고 타인에게 의지한다. 상대방이 싫어할까 봐 전전긍긍.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지나치게 억제하고 타인의 기분을 살피면서 살아온 사람은 의존성 인격장애가 형성되기 쉽다.
부모가 아이들 과보호하며 기른 탓에 의존성 인격장애에 걸리는 아이도 증가하고 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도 의존성 인격장애의 특성을 알게 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피암시성: 암시에 걸리기 쉬운 경향. 수동적이며 무비판적으로 모든 정보를 수용한다
신앙심이 깊고 미신이나 초현실적인 현상을 믿는 경향이 있다.
연기성 인격장애가 관련된 사건은 자칫 잘못하면 억울한 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아버지를 감옥에 보내고 나서도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던 것은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불균형한 자기애: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내면이 항상 불안정하다. 마음속에 과대한 소망을 지니고 위대한 성공을 꿈꾸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감이 없고 열등감을 품고 있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다.
개인주의가 전통 사회에도 파급되면서 이른바 ‘사회의 근대화’라고 불리는 상황이초래되었다…이렇게 해서 자기에 중점을 둔 가치관이 전통 사회에도 침식하기 시작했다.
뛰어난 지력이나 비판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자기애의 균형을 잃은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이상화된 존재를 찾게 되고 수상한 리더조차도 이상적인 존재로 떠받들게 된다.
스트레스와 고립감: 현대 사회가 취약한 환경을 만든다.
고립되거나 정신적인 지주가 결핍된 상태에 놓이면 심리 조작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애착이 붕괴되고 정신적인 관계가 약해져 ‘무연 사회’라고 불리는 현대사회에서 심리 조작에 좌지우지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회가 근대화의 거센 파도에 휩쓸리며 붕괴되는 오늘날의 시대 상황은 가족이나 기존의 가치관에 의지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량으로 낳고 있다. 마음을 지탱해주는 ‘안전 기지’를 갖고 있지 못한 사람들 중에는 스스로 심리 조작의 제물이 되려고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거기서밖에 자신의 마음을 지탱해줄 곳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무의식은 어떻게 조작되는가
오래전부터 사용된 심리 조작 기법 중 하나는 ‘~인 척하는’ 것. “군주는…갖추고 있는 척을 해서 그렇게 여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하는’ 능력은 사회적 지능의 근간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지능이 마키아벨리적 지능이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최면술의 본질은 암시 효과에 있다
동전 한 닢 받지 않는 의사. 쿠에의 자기암시 요법은 심리 조작이 바람직하게 사용된 최고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치료법은 아주 단순했다. 아이를 안고 부드럽게 쓰담으면서 점점 좋아진다는 말을 되풀이해주는 방법이었다
지네는 심적 외상이라는 뜻의 ‘트라우마’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었다.
은행강도를 만든 교묘한 최면술. 상식을 뒤집는 사건이 덴마크에서 있어났다.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CIA 등 정보기관이 심리 조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얄궂게도 심리 조작 기법이 본격적으로 악용되지 시작했다.
인간 카메라? 최면 상테에 놓인 사람은 평소보다 훨씬 기억력이 뛰어나다!
천재 밀턴 에릭슨의 등장과 더블 바인드 기법.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최면을 비도덕적인 목적을 위한 방법으로 쓰고자 했다.
더블 바인드? 상대가 무언가 해주기를 바랄 때, 그 일을 할 생각이냐 아니냐고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선택지를 준비해 질문하는 방법.
가령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고 싶을 때 노골적으로 공부하라고 독촉하면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다. 강요당하는 느낌이 들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저항하게 마련. 이럴 때 더블 바인드 기법을 사용해서, “국어와 산수 중 어느 쪽부터 할까?”, “숙제를 엄마와 함께 할래? 아니면 혼자서 할래?”라고 물으면 아이는 대개 어느 쪽인가를 선택하고 순순히 책상 앞에 앉는다.
인간의 마음은 불가사의해서 직접적으로 뭔가를 하라는 말을 들으면, 명령받았다고 받아들여 마음속에서 저항이 생긴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넌지시 말하거나, 하는 것을 전제로 놓고 말하면 저항감이 생기기 어렵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타자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고, 타자의 강요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개인주의 시대에는 강하게 설득하려고 하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행동은 어떻게 조종되는가
잘 알려지지 않은 파블로프의 실험
‘행동의 성형수술’, 행동심리학. 근대적인 심리 조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기술은 혁명으로 사회주의 체제가 된 러시아에서 비롯되었다.
진정으로 혁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중과 구세력의 사상을 개조해야 했다.
그 기술은 이반 파블로프라는 천재 생물학자에 의해 세상에 나왔다.
벨을 울리면 개가 침을 흘린다. 먹이를 주기 전에 벨을 울리는 것을 조건형성이라고. 고전적 조건형성이라 불리는 행동 조작 기법.
조건 자극을 안정제로서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은 거꾸로 대응한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했던 대로 하지 않고 전혀 다르게 대응한다.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은 의지할 곳을 잃게 되고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게 된다.
파블로프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건으로 놀랄 만한 발견을 하게 되었다. 다행스런 우연이라기보다 불행한 재앙이라 말할 수 있다. 레닌그라드 대홍수로 실험실 개들이 익사 직전 구조. 홍수 피해 수습하고 실험을 재개하자 기묘한 일이 일어났다. 벨 소리에 개들이 반응하지 않았다. 조건 반사가 없어진 것.
초역설적 단계? 극한 상태로 내몰렸던 경험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행동을 180도 바꾸는 계기가 된 것.
선종에서도 수행할 때 스승이 제자를 대하는 방법은 지극히 불합리하고 무의미한 학대에 가깝다. 이 불합리한 학대 행위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 새로운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훌륭한 지식이나 지위 등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기 때문에 갓난아기와 같이 무력하다고 느끼는 극한 상태가 필요하다.
세뇌와 종교적 수행은 종이 한 장 차이의 행위이며 그것을 통해 해탈과 세뇌가 이루어진다. 이는 기존의 가치관을 없애버린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인간의 행동을 조작할 수 있다는 파블로프의 생각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어 더욱 폭넓은 행동에도 응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야망을 낳게 된다.
딴 사람이 된 추기경과 전쟁 포로들.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고 논리나 일관성 등은 아무 상관없이 단지 상대의 말에 복종하고 상대가 시키는 대로 하게 됐다.
새로운 심리 조작의 기법. 서브리미널subliminal 효과의 발견. 지각할 수 없을 정도로 순간적인 자극이 인간의 판단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화 영상에 ‘팜콘을 먹어라’ ‘콜라를 마셔라’라는 문자를 순간적으로 비치게 하고 그 효과를 조사. 팝콘은 57.7%, 콜라는 18.1% 매출 신장.
서브리미널 효과를 이용한 방법은 두 가지 면에서 혁신적이었다. 사람들이 눈치 채기 어렵고, 한 번에 수많은 사람에게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바야흐로 새로운 심리 조작 기법이 등장한 것이었다.
#심리 조작의 원리와 기법은 무엇인가
원리1. 정보 입력을 제한하거나 과잉되게 한다
정보가 많이 들어오지 않으면 사람은 적은 양의 정보만으로 생각하게 된다.
과잉된 정보에 노출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고 항상 무언가를 해야 된다면 좀비와 같은 아이들이 되기 쉽다. 현대 사회에서는 좋든 싫든 이런 환경이 실현되고 있다.
원리 2. 뇌를 지치게 만들어 생각할 여유를 빼앗는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게 하는 방법은 세뇌나 사상 개조에 큰 효과를 발휘해왔다
전향. 특히 지식인 중에 그런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전향하기 직전까지는 전향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일단 전향하면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staccato question. 신문 대상자에게 연달아 질문을 던져 뇌의 처리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것
회사와 같은 평범한 조직에서도 자칫 잘못하면 독재국가난 컬트 교단에서 볼 수 있는 이상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날마다 늦게 퇴근하는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만성적인 피로를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체적인 판단력이나 독창적인 발상을 갖지 못하게 된다….결국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간다….아무 의미 없이 만성적인 피로 상태를 강요하는 조직이나 생활에는 미래가 없다.
이것은 아이들 교육에도 해당된다. 무리하게 공부를 시키지 않아야 뭔가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래야 아이들이 병들이 않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원리3. 구제를 확신하고 불멸을 약속한다
원리4. 사람은 사랑받고 싶어 하며 배신을 두려워한다
원리5. 자기 판단을 불허하고 의존 상태를 유지시킨다
#심리 조작은 풀 수 있는가
정면 대결, 디프로그래밍(탈세뇌)
핵심은 논박, 세뇌된 신념이 산산이 부서질 때까지 논쟁을 해서 격파하는 것. 하지만 논쟁에 응하지 않는 사람을 논파할 수는 없다.
심리 조작 문제는 결국 자립과 의존의 문제로 귀결된다. 얼마나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스스로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_에필로그
무엇보다도 거대한 형태로 심리 조작이 일어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을 때다. 심리 조작이란 주제는 현대인에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려는 주체성이 있는가를 묻고 있다.
개인이 주체적으로 책임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욱더 어려워지는 시대가 되었다.(선택과잉의 시대?)범람하는 정보의 바다에 삼켜지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습관을 지니고, 더불어 자신에게 안전 기지가 되는 존재들을 소중히 할 필요가 있다…환상의 적과 싸우지 않기 위해서는 불안에 쫓겨 과잉반응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