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의 잘못된 정치에 대한 지적…사람을 죽일 때 몽둥이로 죽이든 칼로 죽이든 아무 차이가 없는 것처럼, 칼로 죽이든 정치와 행정으로 죽이든 사람을 죽이는 건 매일반이니 둘은 아무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사회적 타살…그 타살 을 만들어낸 사회와 정책의 책임자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맹자는 둘을 다르게 보지 않았다. 이나저나 다 살인이라고.
문득 이 명료한 맹자의 시선 속에 비친 내가 사는 시대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저 그 옛날 살았던 어떤 현자의 교훈을 좀 얻어가겠지 생각하며 펼쳤던 책이었다. 그러나 맹자는 날카로운 시선 으로 되레 나의 오늘을, 우리의 오늘을 읽어내리고 있었다. 그는 물었다. 자신이 옛사람이고 생각이 낡았냐고. 사회는 정말 ‘발전’ 한 것이 맞느냐고. 그렇다면 왜 자신의 눈에는 인간 사회의 모습이 그다지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 않느냐고. 그의 질문에 답할 만한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사회적 모순은 2300여 년 전이나 별반 다를 것 없는데 책임 소재는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교묘하게 흐 릿해져만 가는, 그러면서도 오늘이 그 옛날에 비해 ‘발전’했다 철석같이 믿고 있는 우리의 어긋난 기대와 현실이 그의 눈에도 여지없이 드러나 보였기 때문이다.




93 맹자: 나는 언설들에 대한 분석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고, 나는 내 높은 차원의 생명력, 즉 호연지기를 잘 기르지.
공손추: 아, ‘호연지기’라는 게 무엇인가요?
맹자: 그게 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이 생명력이라는 게 엄청 크고 엄청 강한데, 바르게 기르고 방해하는 것이 없으면 나중에는 온 세상에 가득 차게 되지. 이 생명력은 의로움과 바른 길을 짝으로 해서 성장하기 때문에 이것들이 없으면 허약해서 아무 힘을 쓰지 못한다네. 이것은 의로운 행동을 통해 내면에 의가 쌓여서 생겨나는 것이지 외부에 있던 의로움이 어느 한 순간 밖에서 밀고 들어와서 갖게 되는 것이 아니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마음에 좀 꺼림직하다 싶은 점이 있으면 이것은 풀이 죽어 힘을 쓰지 못하지. 그렇기 때문에 내가 “고자는 의로움에 대해 알았던 적이 없다. 의로움이란 게 외부에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라고 했던 걸세.
이 높은 차원의 생명력을 기르는 데에 주의할 점이 있으니, 반드시 의로운 일에 힘써야 하지만 결과를 미리 기대하지도 말고 마음에 잊지도 말며 성장을 억지로 도와서도 안 된다는 것이네. 그러니까 어리석은 송나라 사람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거지…
그 유명한 ‘호연지기’가 나오는 부분. 우리는 흔히 높은 산에 오르거나 혹은 넓은 바다를 마주하거나, 아무튼 대자연 곳에서 수련하며 ‘호연지기’를 기른다는 말을 잘 사용하는데 호연지기란 이 본문을 읽어보면 전혀 그런 뜻이 아니다. 호연지기는 의로운 행동을 통해 내면에 의가 쌓여서 생겨나는 넘치는 생명력을 지닌 단단한 기상을 말한다. 명산대천에서 얻는 호방한 마음이 아니라 하루하루 매 순간 꾸준히 의로움을 선택해서 실천해 그것이 내 안에 쌓여가면서 점점 커져가고 단단해지는 내면의 힘인 것이다. 그래서 호연지기라는 생명력은 높고 숭고하고 강하다.
147 백성을 아끼고 보호하는 정치란 토지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토지의 경계가 똑바르게 돼야 해요. 경계가 바르지 않으면 백성에게 경작을 균등하게 분담시킬 수 없고, 균등하게 분담시키지 않으면 거두어가는 곡식이 공평하지 못하게 돼요. 이런 이유로 폭군이나 탐관오리들은 토지 경계를 바로 잡는 일을 반드시 대충하죠. 토지 경계가 바로잡히면 토지를 나누어주고 세금을 제정하는 일은 누워서 떡 먹기에요.
227 위대한 인물은 말할 때 꼭 남의 믿음을 사려 하지 않고, 행동할 때 꼭 결과를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직 ‘마땅히 해야 할 올바른 일인가’ 이것 하나에만 집중하죠.
229 넓게 배우고 자세하게 논의하는 것은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해서 다시 돌이켜 정확히 요점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231 무엇이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가? 사람에 대한 사랑(仁)과 그 사랑의 현실적 실천(義). 이 두 가지 가치가 인간을 인간이게 한다.
237 우임금은 중국에 범람한 물을 다스릴 때 억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고 물의 본성대로 다스렸습니다. 보를 쌓아 막은 것이 아니라 물길을 터서 흘러가게 해준 것이죠. 지혜가 이렇게 무언가를 억지로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본성을 따르게 하면 그 지혜 역시 아주 큰 지혜일 것입니다.
239 맹자왈: 타인과 관계가 틀어지면 가장 먼저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
지성인은 사람을 품을 줄 아는 마음과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남을 사랑하고, 남을 공경하지요. 이렇게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들도 항상 그를 사랑해주고,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남들도 항상 그를 공경해줍니다.
나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 ‘내가 분명 그 사람을 품고 사랑하지 못했을 거야. 내가 분명 그 사람을 배려하고 공경하지 못했을 거야. 그렇지 않다면 이 사람이 나에게 왜 이러겠어?‘
240 지성인에게는 평생의 숙제는 있지만 갑자기 닥친 어려움에 대한 걱정을 없는 법입니다…‘그저 그런 사람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니…’ 숙제 삼을 만하죠?
논어. 위령공편. ”사람에게 멀리까지 내다보는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눈앞에 걱정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급한 일에 쫓겨 살면 중요한 일은 평생 손도 대보지 못하고 끝날 수 있다. 급한 일이 눈을 가리더라도 중요한 일을 미루지 않고 선택해 추구할 수 있는 판단력과 용기를 지니기 위해 공부를 한다. 지성인은 대단한 학벌과 학위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가려 기꺼이 중요한 일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다.
327 인(仁)과 의(義)를 지키고 싶다면 반드시 ‘지(智)’가 필요한 것이다.
328 하늘이 부여한 지위가 있고, 인간이 부여한 지위가 있습니다.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 사람으로서 올바른 길을 걷는 것,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진심을 다하는 것, 사람들에게 신뢰를 지키는 것, 선한 것을 즐거워해서 게을리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이 하늘이 부여한 지위입니다. 장관이나 총리, 기관장, 부서장, 이런 것들은 사회에서 인간이 부여한 지위이고요.
335 누구나 요순이 될 수 있다? 인생의 올바른 길이란 16차선 도로처럼 넓은 것이랍니다. 어찌 알기 어렵겠습니까? 사람들이 그저 찾지 않을 뿐이지요.
355 윗사람의 자격이란, 착한 걸 좋아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쉽다. 그런데 현실에게 좋은 윗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
370 바르게 사는 건 별 일이 아니니.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말고,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을 바라지 말 것. 이거면 됩니다.
서삼독! ‘글을 읽고, 저자를 읽고, 자신을 읽어라’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과 ‘다시 읽을수록 더 많은 내용이 아니라 더 많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고전 읽기에 대한 어느 출판인의 이야기는 똑같은 글들이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