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 農농 길라잡이. 나카시마 다다시. p183
내 손으로 길러 먹는 자연란·벼·보리·채소·과수·농가공품
#농사짓는 모두를 위한 길잡이_안철환
무슨 일을 하든 돈을 목적으로 하면 일이 힘들어진다. 물론 돈도 무시할 수 없지만, 돈보다 그 일이 갖고 있는 가치와 자기의 적성을 함께 고려하여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보람도 있고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의지를 다질 수 있는 법이다.
농사는 특히 더 그렇다. 농사는 하늘이 도와주어야 하고, 땅을 의지하며 사는 많은 생명들과 함께 짓는 일이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인위 vs 무위자연, 자연재배)
그럼 점에서 ‘파는 농사’, 즉 공장에서 일정한 상품을 만들어 내듯 농산물을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일을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저가의 농산품 때문에 가격 하락의 위험이 늘 상존하고 있는 환경에서 ‘파는 농사’를 지속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참된 농사는 오히려 자급 농사를 통해 가능하다.
비록 못생기고 크기도 작아 상품으로서 가치는 없어도, 몸에 약이 되고 맛도 더 좋기 때문이다….농부가 모두 자급 농사만 짓는다면 국민들은 수입 농산물만 먹고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농부들은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고 있다. 값싼 수입 농산물 때문에 우리 농부들의 소득 농산물은 늘 제값을 받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소득 농사를 짓더라도 반드시 자급 농사도 병행하라고 권하고 싶다.
도시 생활과 달리 자급 경제가 가능하다는 것은 농사의 강점이다. 농사를 지으면서도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는 도시의 시장 경제 생활만 이어간다면 소득의 가치는 도시에서보다 훨씬 하락하고 말 것이다. 먹을거리마저 돈을 주고 사다 먹으려면 도시에서보다 더 돈이 들기 마련이다. 요즘 시골에서 부식거리 팔러 다니는 트럭차를 도시보다 더 자주 볼 수 있다. 다 소득 농사 위주로 짓는 농촌 풍경의 변화 때문이다.
소득 농사만 짓기도 바빠 죽겠는데, 무슨 여유가 있다고 소꼽장난 같은 자급 농사도 함께 짓느냐고 말할 수 있다…소득 농사에는 늘 경제적으로 파탄 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자급 농사를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다.
자급 농사는 순환 농사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순환 농사란 농사에 필요한 농자재와 에너지 등을 외부에서 돈을 주고 끌어오는 것이 아닌, 농장과 삶터에서 순환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순환 농사의 핵심은 거름이다.
모든 농자재의 핵심 또한 거름이다. 돈 주고 거름을 사다 쓴다면 자급 농사라 할 수 없다. 소득 농사는 불가피하게 거름도 사다 써야 한다. 그러나 자급 농사는 유기 부산물, 유기 폐기물을 활용해 얼마든지 거름을 자급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자급 농사의 핵심은 바로 닭이다.
닭 50마리만 있으면 150평의 땅에 거름을 공급할 수 있고, 그 정도 면적의 땅이면 4인 가족이 1년 동안 먹을 식량을 자급할 수 있다…게다가 주곡인 벼와 보리를 땅을 갈지 않고 손으로만 농사지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경운기를 쓰지 않고도 가능한 진정한 자급 농사의 표본을 보여준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독보적인 장점이라 할만하다.
초보 귀농자에세 꼭 필요한 지침. 은퇴형 실버 귀농자나 귀촌자들에게도 적절한 영농 방법이 될 것이다. 전원이 주는 자연의 살을 만끽하시 위해 자급 농사만큼 훌륭한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머리말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하는’ 자급자족형 소농을 지향하는-이른바 인간 생존의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제창하고 싶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아득히 먼 수천 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해온 방식의 복습일 뿐이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아무리 초보자여도 입에 풀칠할 만큼은 농사지을 수 있는, 이른바 ‘농부’로 돌아가자는 말이다.
이제 식량 과잉 시대는 지났다. 전 세계는 대지의 사막화와 경작지의 도시화, 곡물의 바이오에탄올화(대체연료화)로 인해 급속히 식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더구나 국제 정세에 따라 식량 수입이 단절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오늘의 배부름은 내일의 굶주림으로 이어진다.
장난감과 액세서리, 자동차와 카메라가 밥을 먹여주지는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먹을 만큼 식략을 확보할 수 있는 자급농으로 전환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신규 귀농인의 순조로운 출발을 돕는 자연양계
신규 귀농인이 도시에 식재료를 공급할 목적으로 근대 농업을 시작하려면 각오가 필요하다. 까다로운 지식과 농기계, 설비 자재를 구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확물을 판매할 때에도 시장 경제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적자 경영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도 높은 근대 농업 대신 야요이시대나 고훈시대의 선조들처럼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한다’는 농업의 기본(원점)으로 돌아가는 자연순환형, 자급자족 농사를 지향하라고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누구나 언제든지 간단히 시작할 수 있고, 수확물은 직접 먹을 수 있어 적자로 손해를 보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양계란?
한마디로, 닭이 대자연의 혜택을 맘껏 누리며 사육되는 것을 말한다. 대자연의 혜택이란 바람, 햇볕, 흙, 물, 풀의 다섯 가지이다.
덧붙이자면 근대식 양계는 효율화, 기계화, 노동 집약화, 밀집화, 대형화, 기업화를 추구해 ‘공장식 축산’이라고도 불린다. 때문에 자연이 주는 혜택을 거부하거나 축소하고 철저히 인공적으로 관리하며 닭을 사육한다.
자연이 낳은 동물인 닭에게 자연의 혜택은 필수다. 그런데도 인간의 편의만을 위해 모조리 차단한다면 닭이 약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다량의 약제를 닭에게 먹이고, 약물에 찌들고 품질이 떨어지는 달걀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는다.
대규모 근대식 양계가 인워적인 관리에 방해된다며 헌신짝처럼 버린 것들. 자연양계는 이를 모두 추려 닭을 자연의 동물로 복권시킨다.
##황무지의 복원과 닭똥 등 유기질 거름의 이용
황무지의 복원은 천천히, 노동집약적으로
체력에 맞춰서 일한다…농지를 복구하는 작업은 청경우독, 즉 날이 개면 논밭을 갈고 비가 오면 글을 읽으며 여유롭고 느긋하게 하도록 한다. 급한 마음에 죽을 둥 살 둥 일하다가는 녹초가 돼버릴 우려가 있다. 전원 풍경을 감상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체력에 맞춰서 일한다. 힘에 부치는 일을 무리해서 하면 악영향을 미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비유처럼 조금씩 꾸준히 하면 머잖아 성과가 ‘눈덩이처럼 불어서’ 돌아올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속하는 것’이지 ‘서둘러 성과를 얻는 것’이 아니다. 지속하기만 하면 성과는 으레 따라오기 마련이다.
1인당 500제곱미터를 목표로 농사짓는다? 1인당 500제곱미터(150평)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으니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말자…농지가 넓으면 그 이상은 그냥 풀밭으로 남겨 둔다. 풀은 풀대로 닭이나 염소의 먹이, 퇴비의 재료로 유용하다.
비닐 덮개로 풀의 번식을 억제하며 황무지를 복원: 무경운 덮개 재배
500제곱미터 가운데 350제곱미터에서 덮개 재배
폴리에틸렌 필름. 문명의 이기에는 가급적 의존하기 싫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눈 딱 감고 너그러이 봐준다…두툼한 비닐이면 10년 이상 쓸 수 있다.
성과는 노력에 정비례하므로 도시에서처럼 사기를 당하거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염려는 없다.
텃밭에는 농기계가 필요하지 않음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하는’ 자급 농사. 전업농가에서 쓰는 농기계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게다가 농기계는 수명이 짧아서 기계비의 상각이 불가능하므로 적자 경영의 한 요인이 된다.
유기농법(자연순환형 농법)과 무기농업(근대농법)
나는 양계를 시작한 이래 지난 50년 동안 줄곧 작물의 거름으로 닭똥만 사용했다…닭똥 말고는 화학 비료 한 줌, 농약 한 수저 쓰지 않았어도 작물을 꼬박꼬박 수확했다.
유기농업? 자연의 산물인 유기물(부엽토, 퇴비, 가축의 똥)을 거름으로 짓는 방법. 이와 반대로 인공(근대산업)의 산물인 무기질(농약, 화학비료)을 이용하고 석유와 기계에 의존하는 농법을 무기농법 또는 근대농법이라고 한다. 두 방법이 농산물의 맛과 안전도에서 뚜렷한 차리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닭똥은 3요쇼(질소,인산,칼륨)를 모두 갖춘 완전한 거름이다.
##벼(밭벼)와 보리, 채소의 자급 재배
#벼(밭벼)와 보리 돌려짓기_주식의 자급 재배
만일 지금 석유와 기계가 없어진다면 논벼는 재배할 수 없다.
왕년처럼 육체노동을 하시겠다?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이다. 용기는 가상하지만 풋내기 귀농인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일이다…그래서 논벼 대긴 밭벼를 재배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꼬를 팔 곳에 황폐한 밭이 있으면 비닐 덮개를 쓰위고 물 없이 밭벼를 재배한다. 이 방법이라면 기계가 필요 없고, 벼는 심기만 하면 자연의 혜택을 입고 저절로 영근다. 설령 수확이 적고 맛이 좀 떨어질지언정 고된 중노동으로 기진맥진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다고 생각한다.
방아 찧기. 자급 농부가 유일하게 손수 할 수 없는 작업. 밀가루 음식을 좋아한다면 밀도 제분소에 맡겨야 하는데, 알곡 그대로 먹는다면 필요 없다.
현미는 천혜의 완전식품인 반면 백미는 쌀의 핵심 영양소가 든 배아까지 제거하므로 멀리하는 편이 좋다.
현미보리밥: 조상에게서 전해 내려온 건강식
그걸 무슨 맛으로 먹냐고? 모르는 소리 마라. 이것이 100만년 동안 내려온 인간의 생태적 식생활이자 건강한 신토불이 전통식이다. 맛이 없어서 못 먹겠으면 하루를 굶어라. 바닥에 떨어진 것이라도 주워 먹을 만큼 허기지면 현미보리밥도 최고의 진수성찬으로 느껴질 테니.
이 소박한 식생활? 머잖아 닥칠 중차대한 석유 고갈 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 방식이다
#채소 자급 재배의 기본_저비용, 노동 집약적 재배
자급채소 재배의 철칙: 알맞은 땅에서 제철에 재배
철칙에 반하는 채소 재배는 경비가 많이 들고 맛이 떨어진다.
‘신토불이’를 무시하면 건강을 해친다
돌려짓기는 계획을 잘 짜야 한다. 채소는 연작을 싫어하는 것이 많다. 콩 심은 데에 또 콩을 심으면 열매가 잘 열리지 않는다. 여러 해 계속해서 같은 밭에 오이를 경작하면 모양도 볼품없고 수확량도 떨어진다(연작폐해가 없는 대표적 작물? 벼!)
해충 대책?
마음가짐1. 해충도 이로운 익충이 된다
해충과 익충의 구별은 한낱 인간의 이기주의에 기인하는 무책임한 독단에 불과하다
마음가짐2. 20%는 벌레에게, 80%는 인간이
콩세알의 지혜? 새 한 입, 벌레 한 입, 사람 한 입
마음가짐3. 겉보기에 좋은 것만 찾지 않는다
농약을 쓰지 않으려면 완벽주의를 버려야 한다. 이러한 자세(마음가짐)가 으뜸가는 해충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손으로 잡는다. 세 가지 마음가짐에 입각해서 해충은 손으로 잡도록 한다…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DDT나 BHC가 보급되지 않았던 때만 해도 모든 농민은 손으로 해충을 잡았다.그래도 채소가 전멸해서 생활이 곤궁했던 적은 없었다.(애벌레는 닭의 먹이나 낚시 미끼로 이용)
두더지는 프로펠러의 진동으로 쫓아버린다
#자급 채소의 농사법
##과수와 산나물, 약초의 채취와 이용_간편한 자급 식품
간편한 방임 재배 과수의 이용
그냥 내버려둬도 감은 한 해 걸러, 매실과 밤은 해마다 열매를 맺는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니 모두 거목으로 자란다. 조상들도 나와 같은 방법으로 키웠는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근처 집들의 처마 주위에는 커다란 감나무와 매실나무가 있었다.
옛날 아이들에게는 감이 소중한 간식이었지만 요즘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게다가 아이들의 숫자도 급격히 감소해 감나무와 밤나무를 베어버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감나무와 매실나무는 자급 농민에게 필요한 과수이므로 꼭 ‘방임 재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급에 활용하는 나카시마식 농가공품
##제안_앞으로 농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시장 논리에 현혹되지 마라
농산물은 공산품이 아니다.
농업과 공업은 생산력에서 1,500배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분초 단위로 생산되는 공산품과 일 년에 한두 번 수확하는 농산물을 등가 교환하면 격차가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또한 농산물은 공산품에 비해 보존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배불리 먹으며 더 이상 억지로 먹을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이 허점을 이용해 농산품을 헐값에 매수하는, 시장 논리라는 대의명분을 역이용하는 화폐 경제의 계략에 주목해야 한다. 배추나 양배추가 풍작일 때, 농가에서는 그것을 출하하면 할수록 적자가 불어나 울며 겨자 먹기로 밭을 트랙터로 갈아엎는다.
예전에는 영주나 지주의 착취로 고달팠던 농민이 지금은 화폐 경제의 조작으로 더욱덕 가혹한 수탈에 허덕이고 있다. 영주나 지주는 그대도 반은 남겨 줬지만 오늘날 ‘적자가 난다는 것’은 곧 알거지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가 없는 자연계에 시장 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얼룩말이 아무리 지천으로 널렸어도 사자는 오직 배를 채울 한 마리에게서만 절대 가치를 발견한다.
식량은 인간의 생명을 기르는 양식이다. 설사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먹었을지라도 일정 한도까지의 양은, 즉 소비자의 위장에 들어간 양은 천금의 가치를 지녀야 한다. 그런데도 필수불가결한 양까지 잉여 수요로 싸잡아 대폭락시키는 간계는 영주와 지주가 없는 근대농업의 약점이다.
규모화의 폐해? 수익이 낮아 난처해하는 농민들을 보고 농업관련기관과 농협은 더욱더 합리화, 기계화, 대형화를 추진하여 수확량을 높이라고 노래한다. 하지만 발전과 확대가 가속화할수록 대량 수탈이 한결 수월해질 뿐이며, 농민들은 아등바등하다가 허망하게 무너지고 만다.
세상을 위해 많이 생산한다는 것은 단지 구실에 불과하며 본심은 그렇게 해서 떼돈을 벌고 싶은 것이다. 대기업을 주축으로 하는 공업 사회도 이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확대 생산’은 당연히 자원의 낭비, 환경 파괴, 쓰레기의 증가를 초래하고, 나아가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불황의 요인이 된다.
양계로 말하자면, 약품에 찌든 100만 마리 규모의 공장식 양계장을 몰아내고 50마리 규모로 자연 방사해서 키우는 양계장을 많이 늘려야만 한다. 여러분에게 일단 그 견본을 제시하고 싶다. 1인당 500제곱미터(150평)의 땅을 갈고 씨를 뿌려 가꾸는 영세 경종 농업과 아울러…
도시의 ‘근로빈곤층’보다 농촌에서 자급하는 가난한 농민을
지극히 부조리한 사회 양극화 현상에도, 대자본에 더욱 부가 집중되도록 분골쇄신하여 봉사하는 것이 근로빈곤층이다. 머잖아 알량하게 남은 자원 때문에 쟁탈전이 벌어질 때가 오면, 국익을 수호한다는 미명을 내세워 군비를 확장해야 한다. 그때 손쉽게 자원병을 확보하려면 사회 양극화를 상징하는 근로빈곤층, 즉 워킹푸어는 필수다!
워킹푸어는 저임금으로 가혹하게 노동을 착취한 원수를 지키려고 전쟁터로 달려가 목숨을 바친다. 부자들은 결코 총을 들지 않으며, 돈벌이를 위해 지금껏 학대를 받아온 근로빈곤층을 자원병으로 고용하여 그들을 보루로 삼하 더욱 번영을 획책한다…자원쟁탈전으로 인해 ‘뺴앗다’를 ‘지킨다’는 뜻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간책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
대자본을 수호하기 위해 이라크에서 피를 흘린 미국의 지원병 3,00명은 좋은 선례다. 뒤집어서 말하며, 일만 년의 장구한 세월에 걸쳐 가난한 평화를 유지한 죠몽의 생활상은 후대의 모범이다.
가난한 평화. 대자연의 혜택에만 의지하여 자기 밥벌이는 스스로 찾아 자급자족하고, 독립적으로 알아서 자신의 길을 가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땅을 일군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키우고 가을에 거둬들이다. 10년을 하루같이. 작년에도 올해도 그랬듯이 내년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농사꾼은 순환하는 대자연과 함께하며, 대자연이 지속되는 한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다.
#1인당 500제곱미터로 실현하는 농사짓는 생활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한다
‘인간 본래의 식성에 맞는 작물’을 선택해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하는 것이 독립적인 농민의 최대 공덕이다.
첨가물 범벅으로 식품 매장에 진열된 ‘인간 본래의 식성에 반하는’ 상품을 피하려면 이 길뿐이다. 그리고 30조 엔에 달하는 의료비 부담에서 헤어나기 위한 유일무이한 방법이기도 하다.
여러 품목을 소량 생산하고 분수에 맞게 산다
저마다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만 벌고 그 이상의 활동은 삼가. 경제는 순조롭게 돌아가고, 자원은 절약되며, 환경도 악화되지 않으니 기필코 도원향이 도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마디로 ‘내핍 생활’이다.(가난한 행복)
정치와 혁명에 의존하지 않고 내 손으로 ‘분수에 맞는 내핍 생활’을 실현하려면 ‘자급자족하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소농이 되는 방법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자력으로 분수에 맞는 삶, 단출하고 단순한 생활을 확립하는 길인 것이다.
자원 낭비와 환경 악화를 예방하려면 이러한 생활 방식 이외에 다른 방도는 없다.
쉬운 일부터 시작하라
그럼 그 ‘실천’은 대체 누가 하는가? 말하나 마나 일반 서민이다. 정치가나 관료, 학자가 아무리 기가 막힌 묘안과 대책을 수립해도, 일반 서민이 행동하지 않으면 환경이 악화되는 사태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 선시어외 (先始於鬼 ) ’. 구하려는 것을 먼 곳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먼저 가까이 있는 자부터 구하여 시작하라.(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라면 우리가 먼저 앞당겨 실천해 한시 바삐 환경 개선에 착수해야 한다. 어정쩡하게 눈치만 보다가 발들에 불이 떨어진 뒤에는 이미 늦어 파국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현재 지구 종말 시계는 ‘12시간의 유예 중 멸망까지 앞으로 5분’이라며 핵의 위협을 경고한다. 또한 합성 화학 물질의 실제 피해에 대해 보스턴 대학의 데이빗 오조노프 교수는 ‘100층 높이의 빌딩에서 뛰어내린 사람이 현재 14층 부근을 낙하 중’이라고 비유했다.
‘선시어외’라는 격언은 지도자에게 들이대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먼저 곰곰이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