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채소는 그렇게 푸르지 않다. 가와나 히데오. p205
당연한 이야기? “벌레 먹은 채소가 맛있다” “색이 진한 채소가 맛있다” “시간이 지나면 채소는 썩게 마련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당연하다는 듯 오가는 이런 이야기가 나에게는 그다지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다. 어째서 그런지 그 자세한 이유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채소의 진실)
썩는 감과 시드는 감? 야산에 자라는 풀과 꽃은 생명이 다하면 시들어 간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채소는 어떤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시든다기보다 썩는다…그렇다면 야산에서 자라는 풀이나 꽃은 우리가 먹는 채소와 무엇이 다를까? 자연재배를 향한 첫걸음은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자연재배? 비료나 농약 같은 인위적인 물질을 더하지 않는다는 것은 채소가 지닌 본래의 힘과 땅이 지닌 힘에만 의지해 채소를 기른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내민 싹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채소는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보니 채소를 키울 때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연의 목소리를 강하게 의식하게 되었다.
불순물을 넣지 않고 내보낸다? ‘불순물’이 들어 있지 않은 채소는 병에 걸리지 않고 벌레도 생기지 않는다. 벌레는 채소에 병의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는 존재이며, 병은 ‘불순물’을 내보내려는 정화 작용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열이 나는 것은 ‘불순물’이 몸속에 들어왔다는 신호다. 그러므로 열은 ‘오른’ 것이 아니라 그럴 필요가 있어서 스스로 ‘올린’ 것이므로 열이 나면 ‘몸속에 쌓인 것을 내보내 줘서 고맙다’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일반적인 상식과는 상당히 다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식이나 세상의 상식에서 벗어난 이야기? 하지만 내가 겪은 일은 결코 유난스러운 사건이 아니다…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내가 하는 이야기를 지식이 아니라 감성으로 받아들여 준다면 저자로서는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없겠다.
#채소는 원래 썩지 않는다 (시들뿐이다)
벌레가 꼬이는 감과 꼬이지 않는 감의 차이? 자연재배 농법에서는 그 차이가 비료에 있다고 본다. 비료를 준 감, 요컨대 인간이 먹기 위해 가꾼 감만이 벌레 때문에 피해를 본다. 그래서 벌레를 없애기 위해 농약을 사용한다.
더 달고 맛있는 감을 더 빠르게 많이 수확하기 위해 비료를 주었더니 벌레가 꼬이고 말았다. 그래서 벌레를 죽이려고 농약을 뿌린다.
비료를 쓰지 않으면 벌레가 자연히 없어진다.
벌레는 어째서 비료에 모여들까? 자연재배 농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비료의 성분이 채소나 과실에 자연스럽지 않은 물질(불순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비료란 화학비료와 유기비료를 가리지 않는다.
자연재배 농법으로 기른 배추도 겉잎만큼은 벌레가 먹을 수 있다. 겉잎은 땅 위로 처음 나오는 발아 부분이다. 씨앗이 일반 비료나 농약에 푹 절어 있다면 씨앗의 불순물이 채소의 초기 생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그러나 벌레가 겉잎을 정화함으로써 남은 잎은 비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벌레 먹을 일도 없이 잘 자란다.
해충? 자연재배 농법에서 벌레는 채소의 몸에 불필요한 것을 없애 주는 고마운 존재
잡초 역시 머지 않아 사라진다
“어째서 잡초가 없습니까?” “풀은 땅을 진화시키기 위해 나는 것입니다. 작물에 적합한 땅이 만들어졌다면 잡초는 자연히 없어지는 법이지요”
재배하려는 채소에 걸맞은 땅이 되면 역할을 다한 풀은 자연스레 모습을 감춘다. 어쩌면 풀은 저마다 사명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땅을 본래 모습으로 되돌리려면 먼저 비료 성분부터 없애야 합니다. 지금까지 땅에 들어간 비료의 양과 질에 따라 걸리는 기간도 달라지지요.”
“비료를 없애기만 하면 농사짓는 일도 무척 즐거워집니다.”
채소가 걸리는 병도 성장의 중요한 과정
애초에 병이란 무엇일까? 자연재배 농법의 관점에서는 무너진 자연의 균형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 안에 쌓인 부자연스러운 물질을 바깥으로 열심히 내보내는 정화 작용, 난처하기는커녕 오히려 매우 고마운 현상.
무너진 자연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의 균형이 지켜지면 비료나 농약 없이도 작물은 자란다. 이것이 자연재배의 간단한 원리다.
비료를 주었기 때문에 벌레가 꼬이고, 그러고 나면 벌레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가 필요, 또한 풀이 지닌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 채 불필요한 잡초 취급을 하며 제초게를 마구 뿌린다? 안타깝게도 인간이 자기를 위해 한 일이 도리어 자기 목을 조르고 마는 셈이다.
부패하는 작물과 발효하는 작물
자연재배 오이는 썩지 않는다. 유기재배,일반재배 오이는 썩는다. 유기재배가 오히려 더 심한 악취!
썩는 채소와 시드는 채소, 어느 쪽을 드시겠습니까?
생명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채소
야산에서 자라는 식물은 해마다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이것이 자연의 본래 모습이다.
자연에서는 절대 뒤섞일리 없는 씨앗,’1대잡종’ F1종.
연작 피해? 항상 같은 자리 식물들, 자연에선 연작피해가 없다.
자가채종. 직접 거둔 씨앗에서 다시 열매를 맺는 채소나 과일은 생명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농산물이다
#진짜 채소를 가려내자-농약과 비료
땅과 씨앗에 두루 쓰이는 농약? 일반인들은 잘모르겠지만 작물에만 농약을 쓰는 게 아니다. 이를테면 씨앗도 농약으로 덧씌워 놓은다. 기껏 뿌린 씨앗을 벌레가 먹어 치우면 채고사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토양소독제? 씨앗을 심기 전에 땅속에 들끓을지 모를 벌레나 병원균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
유기능 인증 마크가 붙어 있으면 무농약? 인증 농약은 사용 가능
수입채소보다 국산채소가 낫다?
위험성이 밝혀졌는데도 농약은 사라지지 않는 이유? 효율성을 따지는 생산자만 문제가 아니라 모양이나 규격에 까다로운 소비자도 한몫 거드는 듯하다. 모양이 예쁘고 크기가 가지런한 채소가 인기 있도 잘 팔린다. 그러다 보니 생산자는 겉보기에 좋은 채소를 만들기 위해 약이나 비료에 더욱 의존한다.
먹음직스럽세 보이려고 일부러 비료를 넣어서 색을 진하게 만든다
비료를 쓰는 진짜 이유? 더 달게, 더 크게, 더 많이. 인간의 이런 욕구를 채워 주는 것이 바로 비료다
편한 비료와 농약? 효과가 있으면 반대의 움직임으로 반드시 부작용이 뒤따른다
거쳐야 할 과정을 제대로 거친 채소? 구멍 쑹쑹난 토마토. 빠르고 크게 자랐다는 말은 원래 거쳐야 할 세포분열과정을 빠뜨렸다는 이야기
틈이 없고 열매가 꽉 들어찬, 거쳐야 할 과정을 제대로 거친 채소와 과일이 당연히 맛있다. 과정을 빠뜨리면 좋은 것을 만들 수 없다. 채소는 내게 이런 가르침을 주었다.
#비료가 없어도 채소는 자란다-흙
농약과 비료없이 채소가 어떻게 자랄까? 시작은 흙에서 불순물(비독층)을 빼는 것
흙에서 ‘비독’ 비료의 독성이 전부 빠지기 전까지는 비료나 농약을 쓰던 때와 똑같이 벌레가 꼬이기도 하고 잡초가 자라기도 한다. 미처 뺴지 못한 비료의 독성이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다.
유기재배의 함정? 유기비료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면 오래도록 지속되기 때문에 좀처럼 벌레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연재배 농법? 자연과 공생하기 위한 새로운 농법
흙이 깨끗해지면 지렁이는 자연히 없어진다
비독층이 없어지고 흙이 원해 상태를 되찾으면? 부드럽다/따뜻하다/수분이 적당하고 배수가 잘된다
흙은 자연에 가까울수록 따뜻하고 부드럽다. 더불에 자연재배로 바꾼 생산자는 한 가지 사실을 더 실감할 수 있다. 바로 벌레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논의 흙은 채소에게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다
흙이 다르면 기를 수 있는 채소도 다르다
같은 밭에서 같은 채소를 계속 기른다? 산이나 들에 자라는 초목은 매년 같은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다!
연작 피해? 밭에 농약과 비료를 많이 뿌렸기 때문에 토양의 생태계, 자연의 균형이 무너졌다
자연에서는 같은 세계가 거듭 펼쳐짐으로써 식물의 생태가 그 환경에 적합해진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연재배와 ‘무경운재배’는 어떻게 다른가?
자연재배는 적극적으로 땅을 일구어 흙을 만든다.(작물이 잘 자라도록 거든다) 적당한 시기에 제초도 한다. 이러 의미에서 자연재배는 사람 품이 들지 않는 재배법이 결코 아니다. 이 점에서 무경운 자연농법과 큰 차이가 있다.(농사는 자연을 거드는 일!)
열심히 자란 채소는 맛있다?
아무것도 주지 않은 ‘흙 자체’가 바로 비료나 다름없다
#생명의 릴레이-씨앗
씨앗 단계에서 이런 처리를 해 놓으면 자연재배를 하기 위해 애써 흙에서 ‘비독’을 뺐더라도 소용이 없다. 씨앗에 뿌린 약도 비독이 되므로 흙에 다시 불순물이 들어가는 셈이다.
자손을 남기지 못하는 씨앗이 주류가 된 현실? 터미네이터 테크놀로지
F1종을 만드는 데는 멘델의 제1법칙 ‘우열의 법칙’을 이용한다
한편 F1종 채소에서 씨앗을 얻어 심으면 숨어 있던 열성 형질이 나타난다? 이것이 멘델의 제2법칙 ‘분리의 법칙’이다
#천연균에 도전한다-균
천연균을 쓰지 않는 발효식품? 화학물질과민증이 심한 사람은 유기농 채소에도 반응한다
균에도 지역의 맛이 있다? 균의 지역성, 지역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다!
원료인 콩에 생명력이 없으면 균이 붙지 않는다
된장국은 자연이 만든 완성형 음식. 발효식품이야말로 자연이 만든 완성형 음식? 자연 상태의 재료가 공기 중에 사는 균과 조화를 이루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새로운 모습을 갖춘다
#자연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자연엔 선악이 없다? 해충,익충? 인간의 구분일뿐!(차별지 vs 무차별지)
할 수 있는 일부터 조금씩 하자
우리 손으로 균형을 무너뜨렸다면 우리 손으로 되돌려야 하지 않겠는가(결자해지)
우선 소비자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만들어진 먹거리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알면 보이고 사랑하게 된다)
“논이나 밭을 자연재배로 한꺼번에 전부 바꾸지는 마세요”
“자연재배는 반드시 논밭의 일부에서 시작하세요”
흙이 다시 태어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흙이 정화되는 동안 수확량 감소, 이래서는 곤란하다? 농사로 생계를 꾸리는 사람은 그동안에도 농사로 먹고살아야 한다.
식물을 먹는다는 의미
자연에서는 모든 벌레가 저마다 역할이 있고, 잡초라 불릴만한 풀은 없다(잡초는 없다). 균의 세계에서도 나쁜 균은 존재하지 않는다…대부분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그저 존재할 뿐 못된 짓은 하지 않는다. 자연은 그런 세계이다.
우리도 선과 악이 따로 없는 자연에서 살고 있다. 모든 생물이 균형을 지키며 공생하는 이 세계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은 다른 무언가가 우리를 살려 주었다는 뜻이 아닐까? 식물과 동물이 없다면 인간의 생명은 이어지지 않았다…식물이든 동물이든 인간이든, 생명은 모두 대등하다. 다만 역할이 다를 뿐이다.
옛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채소의 영양가? 효율과 속도를 위한 과학, 편리해진 세상. 하지만 효율을 좇고 과정을 건너뛰며 속도를 높여서 편리한 세상을 만들고 나니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것들이다!
되돌아가기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배운것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답? 오래된 미래)
자연스럽지 못한 것을 자연스럽게 되돌리는 힘
우리에게는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힘이 있다. 능동적인 자연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비료가 들어간 흙을 벌레나 풀이 정화하고, 불순물이 들어간 채소를 균이 물로 되돌려 놓듯이 자연은 인간이 더럽힌 것, 퇴화시킨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려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스스로 자연스럽지 못한 것을 가려낼 줄 아는 힘을 기르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을 자연스럽게 되돌리는 첫걸음이다
#채소에서 배우는 삶의 방식
채소와 인간은 같다? 의사와 약에 기대지 않는 삶의 방식, ‘들이지 않고 내보내는’ 건강법
첨가물이나 화학물질은 되도록 몸에 들이지 않는다
몸 속에 쌓인 독소를 내보낸다
약에 기대지 않는다? 자연재배를 본보기 삼아 아토피와 싸우다? 치료약, 언젠가 독이 완전히 빠져서 완전히 낫는 알이 올 것이다(비독성분 정화작용)
영양소라는 개념을 먼저 버린다
“만약 농약이 사람이 먹는 약과 같다면…”
병원균을 비롯한 수많은 균을 죽이는 항생물질은 농약과 마찬가지
한가지 효과에 매달리면 불이익도 생겨난다
싫다고 생각하던 것에 감사하는 마음가짐? 잡초가 흙의 진화를 돕는 역할을 하고 벌레나 알레르기가 병의 근원을 없애주는 존재이듯이 자연을 돌아보면 내게 불편하고 싫은 존재처럼 보이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마음의 응어리를 만들지 않는 방법? 불필요한 걱정, 불안? 인간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거나 불안해한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을뿐더러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을 걱정해 마음을 괴롭힌들 아무 소용이 없다.
있는 그대로(여여)? 자연은 어떤 존재도 부정하지 않는 세계이다
현대사회는 힘들고 살기 어려운 곳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고 감사하고 감사의 마음을 품을 수만 있다면 무의미한 싸움은 사라지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를 이해하며 공존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무언가를, 그리고 누군가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사람은 고통에서 해방되어 편안해질 것이다.
매사의 판단 기준을 선악에 두지 말고(차별지), 자연인지 아닌지에 두자(무차별지)
상식, 누군가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방식을 정하는 데 가장 필요한 일일 것이다.
우리의 낡은 상식을 바로잡고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는 자연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큰 의의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진짜 채소는 그렇게 푸르지 않다 | 자연재배”에 대한 2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