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의 교육 이야기. 도종환. p223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
교육계의 변화가 시급한 지금은 교육의 근본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때이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교육이란 두 개의 줄기를 가진 한그루의 나무와 같다? 변하는 기술과 변하지 않는 가치!
기술의 줄기는 자기 직업에서 앞으로 발전해 가는 법을 가르치는데 그래서 최신의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한 줄기는 굳건히 붙들고 바꾸지 않을수록 좋다고 합니다. 정직하고, 절약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태도 등은 바꾸지 아만다가 한다는 겁니다. 이런 가치들을 배우지 않으면 기술면에서 아무리 최신의 것들을 익혔다 하더라도 결국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고 합니다.
스스로 남에게 그리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몸과 시대를 읽어 내고 만들어 가는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그 작으나 중요한 혁명의 시작은 부모들의 책읽기에서 시작되리라 믿고 있다.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이자 교사로서 쓴 이 책은 그런 부모들의 독서 리스트 맨 위에 올라 있을 책이다.
교육에는 분명히 새로 받아들여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끝없이 새롭게 추구하고 갱신하고 변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굳건히 지켜 나가야 하는 가치들도 있습니다. 그 두 가지를 잘 구분하고 판단할 줄 아는 눈을 교사와 부모들은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교육에서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일이 더욱 필요합니다. 경쟁과 협력의 균형을 찾는 일이 필요합니다. 바른 인성을 갖도록 가르치며 동시에 창의적인 사람으로 키우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개정판을 내는 이유입니다.
요즘 학생들의 문화와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불평하고 걱정만 할 게 아니라, 그들 곁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서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뒤 우리가 보듬어 안아야 할 것을 찾아보고 더 나은 길을 일러 주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고 이해하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시포스의 신화?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린 바위가 다시 아래로 둘러 떨어지는 것을 보며 거기서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실패와 허무로부터 저는 늘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실패를 똑바로 응시하며 허무를 이길 것입니다. 그것이 이 시대 교사가 걸어가야 할 당연한 고통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들풀을 캐러 가던 날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기 이전에 먼저 느끼게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아이가 어머니에게 “예쁜 꽃이 피었어요”라고 말을 걸고 있는데, 정작 어머니 쪽은 “저게 무슨 꽃인지 아니? oo 꽃이라는 거야 잊어버리면 안 돼” 하며 감동은 제쳐 놓고 우선 지식을 주입해야겠다는 자세를 보여 줄 때가 있다. 우리 아이에게 예쁜 꽃의 이름이 중요한지, 아니면 그 꽃을 통해 아름다운 세계관을 갖는 것이 중요한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일본 아동심리학자 사나가와 다카코
아파트라는 가옥 구조에 갇힌 아이들이 저희끼리 있는 시간에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사람 모습을 대할 수 있는 것? 컴퓨터와 텔레비전은 아이들의 감정에 반응해주는 유일한 물건이다!
아이들의 심성이 거칠어지고 폭력적이며 경쟁심과 승부욕에 찌들 대로 찌들어 가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끝없이 스포츠와 폭력만을 쏟아붓고 있다.
#아이들 가슴속의 보석
성장하면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의 싹을 다 죽여 가며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일에 온 정력을 쏟는 교육이 아니라, 그 싹이 여기저기서 샘솟도록 유도하고 새로운 경험의 자리를 만들어 주는 교육이 진짜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
“얘들아, 내가 너희에게 매를 대지 않는 것은 사람을 가르치는 것과 짐승을 기르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야. 짐승은 말을 못 알아 들으니까 매를 때려서 길들이고 훈련시키고 하는 거야. 그러나 너희들은 사람이잖니. 사람이니까 말로 해도 알아듣기 말이 통하지 않니. 나는 너희를 사람으로 대하고 싶어. 사람으로 자라게 하고 싶지 짐승처럼 길들이고 싶지는 않아. 매를 맞아야 비로소 알아듣고 움직인다면 너희는 너희 자신을 짐승으로 대해 달라는 것밖에 안 돼….”
사람은 키우는 것? 꽃이나 나무에 적당히 물과 거름을 주며 기르듯이 간섭하지 말고 따뜻한 사랑을 보내며 바라보라(동물을 기르는 것과 식물을 키우는 차이? 만들기(길들이기) 교육과 키우는 교육!)
각성적 교육관? 인간 내부에 있는 소질과 능력이 햇빛을 받아 저절로 자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발견해 내도록 일깨워 주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알도록 자꾸 자극을 주는 교사가 필요하다
#노동이 가치, 노동의 도덕
노동의 권리와 책임을 바르게 알고, 노동하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도록 가르치는 일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오직 책상 앞에 앉아 문제지만 풀게 하고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 줄 테니 너는 공부만 해라” 하는 식으로 붙들어 매놓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 우리는 정말 아이들을 잘못 키우는 것이다.
아이가 잠들기 전이 우리나라 부모들이 꼭 묻는 말이 있다? “숙제 다 했니?” 무슨 내용을 어떻게 했는가보다는 숙제를 했는지 안 했는지가 문제이고, 다 했다고 대답을 해야 비로소 안심한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의 학습에 관심을 보이는 첫 번째 모습은 먼저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은 배운 것을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일이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와라”가 아니라 “선생님과 무슨 얘기를 했니?”라고 묻는 것이 옳은 것이다
개인의 행복만 추구하려는 아이들? 아이들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은 오랜 시간 쌓아 온 어른들의 생각과 행동의 반영 그 자체이다(아이들은 어른의 거울!)
#진짜 공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열심히 배워야 한다. 세상에 나가 사람 노릇을 하며 사는 데에는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이 있다. 사람의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배워야 하고, 사람들이 살아오는 동안 이룩한 문화와 역사를 알아야 하고, 이어받아야 할 지식과 기술이 있다. 나와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익혀야 할 것들이 있으며, 우리보다 앞서 산 사람들이 삶 속에서 터득한 지혜를 배워야 할 것들도 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 어떤 생각과 기술로 이보다 나은 삶을 살아 나갈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생각이 깊고 올바른 세계관을 갖고 있고 아는 것을 바르게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학창시절에 책을 많이 읽는 것처럼 좋은 것이 없다.
스승이 없는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존경해야 할 사람들의 삶이 책 속에 들어 있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접할 수 있다. 세상 살아가는 이치를 책을 통해 깨우칠 수 있으며, 생활 속에서 생각하고 의문을 가지며 철학이 깊어 가게 하는 지혜가 책 속에 들어 있다. 또한 자연과 인간과 역사를 알고 아름다움을 갖게 하는 글을 접할 수 있다. (책보다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에 묻혀 보내야 하는 중고등학교 시절..)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 하리라.아이를 바로 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라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만일 내가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 데 관심을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을 갖는 법을 배우리라.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도 많이 날리리라.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다이애나 루먼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학교의 붕괴? 사회학자인 측면에서 보면 학교 붕괴란 근대식 교육제도를 유지하려는 학교와 탈근대화하면서 정보화 시대로 진입한 사회와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다.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교육
인간이 용서받아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싫어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러나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용서는 더 큰 사랑인 것이다.
더더욱 무한한 가능성 자체인 아이들은 끊임없이 용서받아야 한다.
#시시포스의 신화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지만 거기서 다시 일어나서 허무와 절망과 실패로부터 매일 다시 시작하는 일, 그게 내가 매달려야 할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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