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살리기. 이태근. p118
흙살림연구소 유기농업총서 1
#흙은 다음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원입니다
흙은 생명체로서 생명의 근원이고 우리 삶의 터전이며, 우리 농업의 바탕이다.
모든 생물이 숨을 쉬듯이 흙은 살아 있고 흙 속에 살고 있는 토양미생물도 숨을 쉬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가 하면, 흙을 바탕으로 식물도 왕성하게 자란다. 이제 흙은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과 생산량의 증대에만 목적을 둔 생태계 파괴형 농업으로 인해 생명력을 잃고 중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사람과 흑은 서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이루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흙이 병들면 사람도 병약해진다. 병든 흙은 삶의 터전을 황폐화시키고, 그 흙에서 난 농산물은 우리의 몸을 해치게 된다. 또 이것은 토지의 생산력을 크게 떨어뜨려 식량생산 기반마저 위협하게 된다.
흙은 ‘생명의 어머니’. 지구 표면을 덮고 있는 불과 수십 cm의 흙에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믿기 어려운 위대한 힘이 숨어 있다. 이와 같이 너무나 소중하고 위대한 흙에 최근 세계적으로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인간의 부적절한 관리로 인해 흙이 본래 지닌 작물생산기능이 상실되고, 외부로부터 유해물질과 오염물이 가해져 흙이 갖는 소중한 기능이 손상되어 흙이 작물 생산에 적합하지 않게 되고 유해한 농산물을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간의 성급한 이익추구가 원인이 되어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흙의 위기는 그냥 넘길 수 없는 인류 전체의 심각한 문제이다.
이제 우리는 눈앞의 경제적 합리성과 생산성 향상만을 추구하는 생태파괴형 내지는 환경약탈형 화학농업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체의 모태인 흙을 소중히 다루고 건강하게 지키고 가꾸는 생태계조화형 농업으로 반드시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될 때에만 인류는 지구상에 계속 존재하면서 밝고 쾌적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흙이란 무엇인가
지구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흙도 생성과 소멸을 거친다. 흙의 어머니 격인 암석이 풍화작용에 의해 부서지기 시작하여 10cm 두께로 쌓일 때까지는 2000년에서 3000년이 걸린다.
흙의 노후화. 풍화작용에 의해 흙 속의 무기양분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한번 쓰고 나면 다시 쓸 수 없는 다른 자원과 달리 흙은 올바르게 관리하고 보전한다면 반복해서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흙의 구분? 지름 2.00~0.20mm 거친 모래, 0.20~0.02mm 가는 모래, 0.02~0.002mm 가루모래, 0.002mm 이하인 것은 흙의 기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점토
흙이란 암석이 붕괴와 풍화작용 등의 물리적 화학적인 작용과 동식물에 의한 생물적 작용이 서로 함께 오랜 세월에 걸쳐 생성된다.
식물 없이는 흙도 없다. 흙은 단순한 무기물의 집합체가 아니다. 미숙한 흙에는 생명을 기르는 힘이 없다. 잎과 가지 등이 토양 표면에 떨어지고, 그것글이 퇴적되고 썩어 유기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부드럽고 거무스름한 흙이 만들어진다.
흙의 역할.
양분을 흡수하는 흙의 흡수력. 흙의 물체의 3상(相)을 모두 갖추고 있는 독특한 생태계이다. 흙알들 사이에는 물이 흐르고 공기가 충만하여 생물들이 살 수 있다.
흙의 표면적은 상상 이상으로 넓다. 점토 1g의 표면적은 1kg 모래의 표면적과 같다.
흙 속에는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반드시 점토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온을 교환하는 움직임이 늘 있고. 이러한 작용이 식물의 영양이 되는 무기원소를 공급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투수성과 보수성을 유지하는 흙의 구조. 떼알구조의 흙에는 많은 틈, 공극이 있다. 흙의 용적에서 40~50% 차지.
또 하나 흙의 중요한 성질로는 불균등성을 들 수 있다. 언뜻 보아 흙은 균질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예를 들면 산소가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이 양립. 따라서 어떤 크기의 흙에서는 통기성과 보수성이라는 매우 상반되는 성질이 적절히 공존한다. 이러한 흙의 성질은 그야말로 자연계의 오묘함을 말해 주고 있다. 이러한 성질로 말미암아 흙은 외부로부터 받는 여러 가지 영향에 대해 아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흙은 많은 미생물이 사는 집. 흙의 기능으로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흙을 집으로 살고 있는 미생물들의 존재이다. 놀랍게도 4~5컵의 흙 속에는 전세계 인구보다 많은 수의 미생물과 소동물이 살고 있다. 바로 여기에 ‘흙은 살아 있다’고 말하는 까닭이 있는 것이다.
양분 공급과 수분 보유 기능.
흙 자체가 변화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완충력. 흙이 본래 뛰어난 완충력을 갖고 있는 이유는 흙이 유기물이나 무기물, 생물이나 무생물, 공기나 물이나 덩어리를 포함하고, 그 크기나 양도 매우 다종다양하며, 다공질의 복잡한 구성요소를 가지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흙의 구조를 단순화시키는 것은 곧 흙의 파괴로 이어져 흙의 위기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다양성이 완충력을 제공한다)
좋은 흙이란. 유기물이 풍부한 흙. 유기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흙은 검은 색을 띠고, 수분이 많이 함유할수록 짙은 빛깔을 낸다.
#다가오는 흙의 위기
흙은 생명의 어머니.
살아 숨쉬는 흙. 모든 생물이 숨을 쉬듯이 흙도 살아 있어 숨을 쉰다. 흙 자체가 숨쉬는 것이 아니라 흙 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토양생물이 숨을 쉬는 것이다…오염된 물질과 온갖 물질들이 흙을 통과함으로써 걸러지고 정화된다. 이런 모든 일을 흙 속의 생물들이 하고 있다.
살아 있는 흙이란 흙 속의 생물이 살기 좋은 흙. 텃밭에 지렁이가 죽는다고 뜨거운 물을 절대로 못버리게 했다. 토양생물을 보호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기만 하다.
세계적인 흙의 위기. 표토의 상실. 토양의 사막화. 건조지대의 관개에 따른 염류화 현상. 일부 지역에서는 도저히 재생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게 흙이 파괴되고 있다.
잊어버린 흙 가꾸기. 눈부신 경제발전,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지의 황폐화, 지력저하 등 수많은 불안요소들이 숨어 있다…그런 우려 속에 나온 것이 바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손을 맞잡는 운동으로서의 유기농산물 직거래운동이 나타난다.
흙을 경시하는 풍조. soilless curture. 흙을 사용하지 않는 농법, 식물공장,..
현재 흙은 단순히 토지라는 자산만으로 그 가치가 평가되고 있으며, 그 표면을 덮고 있는 흙의 기능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흙은 과연 어떠한가
우리 땅, 우리 흙. 다수확을 하겠다고 다비 재배를 하고, 돈벌이를 하겠다고 다작을 한다. 채소를 3모작, 4모작 하면서도 단위 면적당 시비량은 여전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연작에 의해 흙은 절여지고 농작물은 품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량이 줄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어찌어찌해서 농작물을 수확하더라도 그 생산물을 먹는 것이 안전할 지 염려스럽기만 하다.
중병에 시달리는 우리 흙. 농약 과다 사용은 익충과 유효미생물마저 죽이고 말아 해충과 병균이 다시 만연하는 악순환을 초래, 토양과 물이 오염되고 있다. 백색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농업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린 비닐은 20% 정도가 회수되지 않고 땅속에 묻혀 수분과 공기를 차단하고 뿌리의 생장을 방해하고 있는 형편이다.
5월이 되면 푸르러야할 논둑들이 제초제 살포로 누런빛을 띄고 있다.
계속 줄어드는 경지.
벼농사가 발전한 몇 가지 이유. 연작을 해도 결코 연작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
흙이 깊으면 기계가 기운다든지 하여 매우 곤란한 점이 있어 고의로 얕게 경운하게 되었다. 옛날에는 ‘일촌일석’이라 하여 갈이흙을 될 수 있는 한 깊게 갈도록 하였으나, 현재는 기계화가 우선되어 능률본위로 바뀌어 갈이흙이 얕게 된 것이다.
화학비료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사용량 급증하는 화학비료. 수확에 의해 농지로부터 수탈된 양분은 어떤 형태로든지 흙으로 보급해주지 않으면 계속적으로 안정된 수확을 할 수 없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 이런 점에서 화학비료가 필연적으로 많이 사용된 것. 사용하기 쉽고 효과적이며, 또 경제적인 화학비료가 점점 더 많이 농지에 사용. 인산의 과다사용은 토양에 인산의 축적을 가져오게 되는데, 특히 노지 및 시설 채소재배지와 과수원 토양에서 최근에 급격하게 인산 축적량이 증가하고 있다.
내병성과 안전성의 저하. 흙의 파괴로.
연작장해의 문제.(뿌리혹병으로 배추농사를 망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다비의 피해가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곳은 채소재배지이다.
채소밭은 해마다 고도록 집약되어 왔다. 그 결과 단일작물의 연작에 의해 토양 병충이 흙이 살아남고, 여기에 다비의 피해가 겹쳐 흙이 악화되어 각종의 병해충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른바 채소재배지의 연작장해이다.(배추는 거름과 물과 농약으로)
왜 연작장해가 일어나는가. 가장 큰 원인은 병원균과 병해충. 동일작물만 재배하면 땅 속에 남은 뿌리의 병원균이 사멸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재배하는 채소에 감염되기 때문. 채소의 영양장해는 최근 많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그래서 생태적 방제법이 나오게 되었다. 길항미생물의 활성을 높이고 병원생물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지력은 낮아지고 있는가. 유기물은 흙 속 생물에게는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식량이며, 흙의 구조를 안전하게 하는 중요한 물질이기도 하다.
지력이란? 흙의 좋고 나쁨을 나타내는 척도. ‘작물의 수확물을 만들어내는 흙의 능력’, 양분을 제외한 다면적인 기능도 포함.
유기질비료. 왜 이렇게 고마운 퇴구비가 농가에서 사용되지 않게 되었나? 손이 많이 들고, 무겁고, 더럽고, 기계에 의한 운반과 사용도 매우 곤란.
화학비료는 만능이 아니라. 화학비료 만능의 현대농업이 토양을 크게 황폐시킨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져 있다. 화학비료를 해마다 거듭하여 사용하면 흙 속의 유기물이 감소하여 흙이 황폐화된다.
쌀은 지력으로 만들어진다.
이와 같이 바람직한 방향과 상반되는 현실이 오늘날 심각한 흙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흙을 살리는 길
지금까지의 생산과 이익을 우선시하는 자세를 바꾸고, 인류 공유의 둘도 없는 귀중한 자원인 흙을 파괴하지 않고 소중히 취급하여 다음 세대에 물려줄 필요가 있다.
흙을 살리고 가꾸는 일이 흙을 지키는 직접적, 기술적인 수단이라고 한다면, 건전한 농업을 영위하는 것은 간접적, 기술적인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흙 가꾸기의 목적은 흙의 법률이라고도 말해야 할 ‘토양환경보전법’에도
올바른 농업의 실천. 국토가 좁고 경지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용하지 않는 토지가 아주 많다? 이렇게 된 원인은 매우 간단하다. 농업은 그다지 돈벌이가 되지 않기 때문.
오랜 세월 계속되어 온 우리나라의 공업우선정책이 농촌의 일손부족을 초래하고,흙에 뿌리를 둔 농촌과 산촌의 쇠퇴와 자연의 황폐를 초래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성 회복을 위한 흙으로의 회귀. 이와 같이 중요한 역할을 다해 온 농업의 가치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야에서 다시 보아야 한다. 단순히 농산물의 시장가치만으로 농업을 평가해서는 공업에 이길 수 없다.
인간성 회복을 위해 아름다운 자영과 풍요로운 농촌이라는 인간생존의 근원인 ‘흙으로의 회귀’가 꼭 필요하다.
현대농업은 분명히 경제 합리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정말 이치에 잘 맞는 것이지만, 자원 생산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맞지 않는 것이다.
생태계조화형 농업으로 가는 길. 생산성의 향상만을 추구해 온 근대농업은 에너지와 농자재를 대량으로 소비하고, 그 결과 생태계와의 조화를 깨뜨리고 말았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불과 25% 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세계에서도 아주 낮은 수준이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고 양질의 농작물을 많이 수확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어려운 과제는 장래 환경보전형 농업의 명제라고 말할 수 있다.(소비를 줄이면 생산량을 줄여도 된다?)
#흙살림, 관심에서 실천으로
농업부산물의 활용과 퇴비만들기
유기농업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농업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 첫걸음은 바로 생명력을 잃어가는 흙을 살리는 일에 있다.
유기농업을 바르게 이끌 수 있는 핵심은 바로 이러한 퇴비에 있다.
잘 숙성된 양질의 퇴비. 유해생물과 잡초 종자를 사멸시킨다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발효퇴비 만들기
#흙살림이 제안하는 토양관리와 흙 살리기
완숙퇴비는 부식이 풍부한 유기물, 미생물의 보고.
제초제는 땅을 죽인다? 흙의 생명력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풀이 전멸함으로써 연쇄적으로 생물의 순환고리가 끊어져 지렁이와 곤충이 사라지고 결국 땅이 죽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