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없이 우아하게. 사이토 겐이치로. p178
도시에서 더 빛나는 초 절전 5암페어 생활기
#무책임한 낭비가였던 내가 5암페어 생활을 시작한 까닭은
우리집 한 달 전기요금은 190엔!
정작 나는 그냥 평범하게 사는 사람이지만, 다들 놀라는 것도 이해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 역시 지극히 ‘보통의 삶’을 살았으니까.
지금까지 전기를 아끼지 않고 펑펑 사용해 왔다. 돈처럼 자꾸 쓴다고 해서 지갑에서 사라지지도 않고, 물처럼 가뭄이 들었다고 아껴 쓰라는 경고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전기는 신기하다. 사람은 없고 세면대 수도꼭지가 열려 있거나 변기물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면 어떨까? 사용하는 사람도 없는데 물이 계속 나오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누구나 얼른 수도꼭지를 잠그고, 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담당자에게 알릴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조명이 켜져 있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꺼져 있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나 역시 아무도 없는 공간에 전깃불을 계속 켜 놓는 게 아깝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전기는 공기와 같다...무언가를 아낌없이 소비하는 행위를 ‘물 쓰듯 한다’라고 표현하는데, 나는 전기를 물보다 더 물 쓰듯 사용해 왔다. 그렇다고 환경 문제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산 건 아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지금처럼 에너지를 소비하면 언젠가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을 다 고갈시키고 말 것이다. 그렇게 지구는 망가지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내 생활과 지구 차원의 환경 문제는 동떨어졌다는 듯이 살며 직접 행동으로 뭔가 해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도쿄전력의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대량 방사능 누출. 그때까지 안전을 돌보지 않고 살던 나는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대체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그저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무리 이상과 꿈이 드높다 해도, 이 세상에 불평과 불만을 품고 있어서 개선하고 싶다 하더라도, 정부나 기업, 타인에게 의존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오히려 기대했던 만큼 배신당했을 때의 충격과 피해가 컸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 끝에 5암페어로 전력 사용을 제한하는 절전 생활에 뛰어들었다.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어. 나라면 좀 더 잘할 수 있어’ 여러분이 이런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읽어 주면 좋겠다. 남일이란 없다. 에너지 문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 속에 있다.
#에너지 소비자인 나를 제대로 바라보기
듣기 좋은 말의 이면을 잘 살펴보는 일부터 시작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친환경은 얼마나 친환경적일까?
학교 에너지 절약 실천을 알리는 방법? 많은 사람에게 활동을 널리 퍼뜨리는 방법으로 번화가의 대형 전광판을 떠올리다니, 제법 괜찮은 아이디어? 과연 그럴까? 환경 운동을 알리려는 시도가 오히려 에너지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분리 수거로 재활용 완료?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니까 아무 상관없다면서 페트병 음료를 무분별하게 사서 마시고 버리기를 반복하는 한, 제아무리 뚜껑을 분리하고 라벨을 벗기더라도 에너지는 대량으로 소비된다!
듣기 좋은 말 뒤편에 있는 행동을 잘 살펴보면, 친환경을 위해서 오히려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기도 한다는 진실을 알 수 있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람은 바로 나
우리 모두 자신이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만 소비하는 게 아니다?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같은 대형가전제품
나는 전기를 얼마나 쓰며 살까
에너지 절약? 묘책은 없다! 먼저 현실을 아는 것부터 시작하자. 내가 얼마나 사용하는지..
나 같은 에너지 중독자로 가득 찬 세상. 사실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지구를 망가뜨리기 싫다면서도, 내가 지구를 망가끄니는 장본인 중 하나라는 생각은 못하고 살았다
#후쿠시마에서 지진을 경험하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이, 모든 사람을 향한 분노가 일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피폭되다. 합격 발표장 긴장감을 풀려는 농담이 진실이 되다? “이거 죽음의 눈 아니야? 방사능 눈이잖아.”
왜 지진에 약한 해안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야 했나? 원자력발전과 다른 발전 방식의 결정적 차이는 운전을 멈춰도 핵연료에서 나오는 방사능물질이 방사능과 열을 계속 내뿜는다는 점. 그 열을 식히려면 물이 대량 필요하기 때문에 해안에 세우는 것이다.
한번 방사능물질이 퍼지고 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수습을 위해서 모든 힘을 다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에 희망이 있습니까?”
그때 내가 품고 있던 의문은 해결되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도쿄전력 간부조차 원자력발전소에서 벌어진 사고를 어떻게 수습해야 좋을지 모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 공포. 방사능이 진짜 공포스러운 것은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아무리 귀를 쫑긋 세워도, 냄새를 킁킁 맡아 봐도, 소리도 나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평소와 전혀 다를 바 없이 사는데 그 안에 공포가 숨어 있다.
몸에 변화가 생길까. 그렇다면 몇 년 후일까. 이조차 전문가에 따라 답변이 180도 달랐다.
지진이나 해일 같은 천재지변은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원전 사고는 다르다. 애초에 원자력발전소를 만들지만 않았다면 절대로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5암페어로 살아 보겠습니다
콘센트 건너편에 있을 후쿠시마의 희생을 의식하자 지금까지처럼 전기를 사용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벌써 이 도시는 후쿠시마을 잊었구나. 수도권의 전력을 생산했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때문에 집을 잃고 상자 벽 아래 누워 있었던 사람들을 떠올리자, 너무나 슬프고 원통해졌다!
돈을 벌고자 한 건 회사인데 왜 후쿠시마가 희생당했을까.
그렇지만 그 순간에는 어딘가 떨떠름한 기분을 느꼈을 뿐, 명확한 절전 행동에 나서지는 못했다.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함으로써 유지되는 도쿄라는 거리나 원자력발전소를 세운 전력회사가 문제지, 한낱 개인이 해결하기엔 거창한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원전을 재가동하다. 반대하는 목소리는 필요하다. 그러나 반대만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전기를 펑펑 쓰는 생활을 계속해도 괜찮을까? 수상에게 “당신들이 원하니까 재가동하는 겁니다”라는 말을 들어도 변명의 여기가 없지 않을까?
후쿠시마에서 겪은 재해와 도쿄에서 들은 수상의 말 덕분에 나는 드디어 ‘누군가가 해주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을 고쳤다!
충동적으로 떠오른 생각 하나, 전기를 끊어 보자.
암페어 다운으로 시작하기
“괜챦습니다. 세탁기도 에어컨도 전자레인지도 이제 안 쓸 거니까요.”
5암페어 계약? 최적 요금제를 모의실험해주는 페이지에서도 기본요금이 전혀 들지 않는 5암페어 계약을 추천해주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불리한 것은 숨기고 싶어 한다.
#전기가 눈에 보이면 달라지는 것들
전기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전기가 춤을 춘다.
차단기가 떨어지면 진다? 배트 잡는 법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프로야구 시합 타석에 선 것이나 마찬가지?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두컴컴하고 불투명했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세면대 위에 달린 차단기가 떨러지는 것이었다.
세탁기를 무서워하다? 차단기가 내려갈까봐 조명을 끈 어둠 속에서 세탁기 움직임을 숨죽이고 감시했다.
처음 내걸었던, 희망 차면서도 억지로 참지 않는 우아한 생활과 현실을 달랐다. 아무리 멋들어진 목표를 내걸고 바람직한 이념을 지녔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생활을 해나갈 수 없다. 5암페어 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절전 생활의 슬픔을 알게 됐다!
보인다, 전기가 보여!
후쿠시마 사고 현장. 방사선량 측정기를 들고다니면서 어딜 가나 내가 있는 장소가 안전한지 확인했고, 덕분에 괜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실제로 눈에 보이게 하는 ‘가시화’의 효과다.
전기도 방사능처럼 눈으로 볼 수 없고 코로 냄새를 맡을 수도 없다…방사능량 측정기처럼 전기를 눈으로 볼 수 있다면….소비전력측정기. 와트체커 혹은 와트미터. 당장 주문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전기요금까지 측정해서 액정 화면에 표시해 준다!
절전 제품의 최강자, 선풍기
발견은 계속됐다! 정신없이 달라지는 소비전력과 세탁기 움직임을 가만히 관찰하다가 규칙성을 발견했다. 세탁물 회전보다 탈수에서 최고치!
같은 가전제품이라도 그때그때 움직임과 상태에 따라 전기 사용량이 변한다. 사실은 당연한 일인데 실제로 측정해서 내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은 신선했다.
전기를 가장 많이 잡아먹는 가전 제품은?
상위 세 가지는 고사하고 1위라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면 아주 현명한 사람이다. 늘 곁에 두고 생활하는 가전제품이 아닌가.
막연히 에어컨이 1위라고 생각. 그러나 연간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전제품 1위는 냉장고, 다음은 조명기구, 3위는 텔레비전, 에어컨은 4위. 이 네가지 가전제품이 가정 전기 사용량의 40퍼센트 이상 차지.
가전제품의 무덤을 만들다. 나는 5암페어 생활을 시작하며 쓰지 못하게 된 가전제품을 모두 쌓아 놓고 ‘가전제품의 무덤’이라고 이름 붙였다.
쓰지 못하는 제품들 중에는 부엌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많았다? 대체로 열을 내는 작업에 집중. 열을 내는 작업을 생업으로 삼지 않는 제품은 청소기뿐, 전기밥솥,토스터,전자레인지, 다리미 소비전력이 큰 기기는 대부분이 ‘뜨거워지는 가전제품’이었다
전기라는 고급 에너지를 함부로 쓰기엔 너무 아깝다. 화력발전 효율? 가정에 도착할 땐 60퍼센트가 사라진다! 100리터 중유를 태워서 전기로 변환할 수 있는 것은 40리터뿐, 나머지 60리터는그냥 열로 버려진다!
물을 끓일 때 전기를 쓰면 2배 이상의 화석연료가 필요. 전기는 전기답게, 컴퓨터나 텔레비전처럼 전기로만 움직이는 제품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첫 번째 여름 나기
무리는 금물. 참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면 오래 계속할 수 없으니까. 즐겁고 우아하게. 이것이 내 5암페어 생활의 좌우명이다.
바람이라는 자연의 축복에 대체 어디에. 도심 한복판의, 자연재해에 강한 수비 중심의 집이 자연의 축복에서 완벽하게 격리됐다는 것을 에어컨을 잃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절전 스승님의 생활을 엿보다. 볕이 잘 드는 방에 시원한 바람이 잘 통하는 것이 특히 인상 깊었다.
“시원하죠? 여긴 바람이 잘 통해서 에어컨이 없어도 그다지 덥지 않아요.”
“텔레비전이 없어도 라디오가 있으면 불편하지 않습니다.” “CD의 디지털 음성보다 레코드 소리에 훨씬 깊이가 있는 것 같아요.”
나 역시 멋대로 고신 씨를 ‘절전 스승님’이라 부르며,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남을 비난하지도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실행에 옮기며 계속하고 있는 그분을 본받기로 했다.
#가전제품과 산뜻하게 이별하는 법
가전 제품, 필요합니까? 청소기를 그만두다. 장인이 만든 빗자루로 품격 있게. 전기밥솥과도 작별을. 맛있는 냄비밭.
왜 내가 가진 것들은 뒤처져 보일까? 기업이 수익을 높이려면, 소비자가 한 제품을 오랫동안 소중하게 사용하기보다는 새로운 제품으로 빨리 교체하는 편이 유리하다. 가전제품은 대부분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중고품이 되어 가고 기업은 앞으로 새롭게 팔 신제품 광고에 전력을 기울인다…기업은 자선 사업을 하는 착한 단체가 아니다. 결국 소비자가 몽땅 부담하는 시스템이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지금까지 기업의 의도대로 사고 또 사도 만족을 모르고 새로운 제품에 열광했다.
가전제품에게도 휴가를? 냉장고 완전 정지. 태어나서 지금까지 365일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작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냉장고 전원을 껐다. 그 영향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로써 우리 집에서 언제난 전원을 켜두는 가전제품은 하나도 없게 되었다…그동안 꽁꽁 얽매여 살던 전기 코드로부터 자유롭게 해방된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냉장고를 버리고 얻은 특별한 감각? 냉장고가 단순한 식품 보관창고가 된 이후, 내 쇼핑 스타일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양과 질을 살피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무조건 싸고 양이 많은 것이 최고였다…뭐든지 다 집어넣다 보니 결국 사용할 수 없는 식품 비슷한 것이 비명을 지르는 ‘엉망진창 냉장고’가 되곤 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지 않으니 단가는 비싸졌지만 전체적으로 지출이 줄었고, 썩혀서 버릴 일이 없으니 낭비도 없다. 한편 음식 재료 하나하나를 차분히 살펴보게 되면서 팩이 담기지 않은 것,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에너지를 잔뜩 사용하며 운반한 것이 아니라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한 음식, 제철 채소를 선택하게 됐다!
제철이 아닌 채소를 재배하려면 중유 등 에너지를 사용해 하우스를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는제, 제철 채소라면 기본적으로 노지 밭에서 수확. 밭에서 자라는 것을 굳이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야 할 이유도 없다. 오이나 가지는 차갑게 하는 것보다 상온에 두어야 맛이 더 좋다.
이미 익숙해진 쾌적함과 효율성을 포기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과감히 놓아 버렸더니 알게 되었다. 쾌적하다고 믿었던 것이 사실 쾌적하다고 느끼도록 세뇌당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리고 예부터 전해 내려온 좋은 것이 최근에 만들어진 신제품보다 훨씬 뛰어나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싸고 편리하게’라는 가치만 쫓다가 잃어버린 것이 얼마나 크고 많은지 깨달을 수 있었다.
#첫 번째 겨울 나기
수많은 사람과 도시에서 어울리며 생활을 꾸려 가면서도 전기와 멀어질 수 있을까
그 많은 텔레비전들을 왜 켜 놔아 할까? 똑같은 영상을 무의미하게 내보내고 있는 대리점의 수많은 텔레비전들!
절전에 신경 쓰니 자연히 에너지 전반을 돌아보게 돼 도시가스와 수도 사용량도 줄었다. 절약 게임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쾌적함을 추구해야 한다. 이 생활이 독특한 사람의, 독특한 사람을 위한, 괴상한 도전에 머문다면, 에너지에 무조건 의존하는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밤은 밤답게. 나는 일본의 밤이 지나치게 밝다고 생각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도시의 밤은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오늘 싪패했다고? 내일부터 다시 하면 되지!
사회 전체는 고사하고 내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과 도시에 어울리며 생활을 꾸려야 하는 이상, 전기 사용에서 완벽하게 멀어지기란 어렵다.
#자연을 내 편으로
둘이 함께하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지금까지의 소비패턴을 버리고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가, 오래 사용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고른 결과.
소비자는 물건을 공급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가 지구에 충격을 주지 않는 상품이나 기술을 선택하면, 기업도 그런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세상을 바꾸는 소비자? 윤리적 소비)
자유롭기에 책임이 따른다. 건강전력이 사고를 내지 않도록 지식과 기술을 갖춰야 한다.
둘이 함께 하는 생활은 이제 막 시작. 그러나 예전의 나처럼, 거대한 시스템에 기대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더 많은 사람이 지구를 망가뜨리지 않는 이 절전 생활의 상쾌함을 맛보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느긋하게 숨을 쉬고 살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세상에 내 의사를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을 고쳤다.
그렇다고 지구 환경을 지킨다는 거창한 목적을 내세우며 매일 괴롭게 인내하는 삶을 살자고 하려는 건 아니다.
내가 전기에 의지하지 않는 삶을 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삶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없이 무더위를 견디고 가전제품을 하나하나 손에서 내려놓고, 그 대신에 예부터 내려오는 좋은 것들과 나만의 기술과 감각을 갈고 닦는다.
지구에 부끄럼 없이 정직하게 사는 이 상쾌함은 산이나 초원에서 사는 행운을 거머쥔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이 절대 아니다.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에게도 활짝 열려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절전 생활에 도전? 이 생활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불가능을 찾아 실천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부분부터 찾아서 즐긴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