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실력이 밥먹여준다. 김철호.
‘뜻’을 넘어 ‘맛’의 세계로
글쓰기는 테크닉이 아니다
‘물을 의식하는 물고기’가 되자
좋은 문장의 세 가지 조건? 또렷하게/ 찰지게/ 맛있게
‘에’와 ‘에서’의 차이!
문법은 우리의 직관 속에 들어 있다. 문법은 국어학자들의 책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우리들의 언어직관 속에 들어 있었다.
느낌이 다르다. 표면적 의미의 차이는 없지만 심층적 느낌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어떤 표현이나 문장이 여러분과 나를 포함해서 대다수 한국어사용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문법상’ 옳은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문법은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언어직관 속에 들어 있다.
입말과 글말의 차이. ‘의’는 거의 글말에서만 볼 수 있는 문어 전용 조사다.
입말에서는 명사를 덜 쓴다
우리들 자신은 거의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 한국어사용자들은 말을 할 때 동사를 매우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한국어의 기초어휘가 대부분 동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깊다.
입과 귀를 동원한 읽기와 쓰기는 글말을 입말 쪽으로 끌어당기는 효과를 낸다.
글은 원래 말을 적은 것이기에, 말에 가까운 글일수록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다.
남의 글이든 자신의 글이든 어떤 글을 소리 내어 읽는다는 것은 언어를 그 본래의 영역인 직관의 세계로 되돌려놓는 작업이고, 이것이 언어의 소통가능성을 넓혀주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눈’ 보다는 ‘귀’
흐름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입으로 읽었을 때 입안에서 굴러가는 느낌이나 귀에 들어오는 소리의 흐름까지 자연스러워야 세련된 문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해 보기. 똑같은 글쓰기라면, 창작보다는 번역이 문장 연습으로는 더 효과적이다. 번역을 하려면 우선 원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 언어가 표현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우리말로 써 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소리 내서 읽기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쓸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정작 글을 쓰다 보면 살아 있는 ‘말’에서 떨어져 나와 ‘글’에만 빠지는 수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