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촌에서 마로 사노?
도시에 가서 살지
라디오에서
노래하는 것 들으면 참 슬프다
그런 사람들은 도시에 가서
돈도 많이 벌일 게다
우리는 이런 데 마로 사노?– 안동 ㅇㅇ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
간신히 폐교 위기를 모면한 화북중학교. 비록 졸업생은 아니지만 동문체육회 준비 모임에 사무국장 친구의 초청으로 자리를 함께 해 본다.
선배후배 할 것없이 이구동성으로 점점 줄어드는 시골 아이들과 모교의 존폐에 대한 걱정들로 한 목소리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농사 이야기로 이어지며 또다른 넋두리로 이어진다. 쌀값 폭락에 논농사만 2만평 ‘억대농부’도 순이익은 천만원 남짓, 오미자 천 평 농사 지어서 버는 것만도 못하다고. 연간 순이익 삼천만원 못 벌면 농사 그만 두어야 한다. 오히려 독이 되는 정부 지원금은 돈 안 되는 농사를 그만 두지도 못하게 한다…오로지 돈으로만 따져보는 한 답이 없어 보인다.
‘태양은 농촌에서 뜬다‘라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돈보다 중요한 것! 경제적 가치 못지 않게 중요한 사회적·생태적 가치에 대한 것들보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천만원 실소득의 억대농부’ 이야기에서 작은 희망의 씨앗이 보인다.
작은학교에선 여전히 희망의 씨앗들이 자라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