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신사임당, 송덕봉, 허난설헌, 이옥봉, 안동 장씨, 김호연재, 임윤지당, 김만덕, 김삼의당, 풍양 조씨, 강정일당, 김금원, 바우덕이, 윤희순




풍양 조씨의 삶은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이 특별하지 않은 삶을 ‘기록’으로 남겼기에 그녀의 삶은 지금의 우리들에게까지 ‘특별한’ 삶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범한 한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 그것은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는 정치적 행위, 즉 ‘기록’과 ‘증언’의 힘인 것이다.
우리가 불러내고자 하는 것은 ‘위대한 여성들’이 아니다. 그것은 구체적인 숨결을 죽이고 그 당사자들을 추상화시킨다. 우리는 우리와 똑같은 여성들이 각자의 삶을 최선을 다해 견디고 살아가고 장악했던 다양한 방식들을 드러내고 싶다. 여기 불러놓은 열네 명의 여성들은 비슷한 조건, 조선 시대의 여성으로 살았다. 그러나 모두 다른 방법으로 살았다. 이 글들은 우리 각자가 이 여성 선배들 각자와 만나고 싸우고 화해하고 반하고 연애한 기록들이다. 억압 속에서도 사람다운 품위를 잃지 않았던 그들의 숨소리를 듣는 것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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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되지 않는 것은 기억되지 않는다.’ 특별하건 그렇지 않건 기록되어 있지 않다면 기억될 수 없는 망각의 삶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로지 기록을 통해서 만나보는 조선의 여성들의 이야기. 기록된 삶은 영원히 기억될 수 있음을 옛 조선의 여성들의 삶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특별한 삶’이란 글을 쓰고 기록할 수 있는 이들만이 축복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