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귀신. 설흔. p280
김시습과 금오신화
#작가의 말_『금오신화』를 제대로 잘못 읽는 법에 대해
『금오신화』 그리고 ‘김시습’은 정확히 몰라도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일 것입니다. 『금오신화』는 「만복서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용궁부연록」, 「남염부주지」 다섯 편으로 구성된 전기(傳奇)소설입니다. 기괴하고 신기한 일을 다루는 소설을 전기 소설이라고 하니 요즘 말로 하면 판타지 소설집인 셈입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인 만큼 훌륭한 해석이 많이 존재합니다. 『금오신화』를 잘 읽는 법은 이미 많이 소개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제가 시도한 것이 ‘제대로 잘못 읽는 법’입니다.
오독은 오독을 낳습니다.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김시습은 제가 보기에는 고독과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입니다. 어른인 척하지만, 소년은 슬품과 결함을 이겨 내기 위해 쓰고 또 씁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책이 『금오신화』일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므로 『금오신화』를 쓰게 된 이유를 다루고 있는 『살아 있는 귀신』은 늙은 소년 김시습의 성장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소년은 과연 어른이 되었을까요? 「만복서저포기」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그가 어디서 어떻게 세상을 마쳤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