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인권. 토머스 페인. p407
상식과 인권, 인권과 상식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다. 인권의 확보와 상식의 수립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사실 인권은 상식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의 인권 확보가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상식이 아직도 확실히 뿌리 내리지 못한 사회에 살고 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인권이 상식인 시대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8세기 말에 와서야 비로소 인권이 상식으로 주장되면서 미국이 독립하고, 프랑스에서 혁명이 터지고, 영국에서 노동운동이 전개됐다. 우리는 그런 역사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시 그 어떤 정치가나 운동가나 이론가보다 토머스 페인(1737~1809)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인권이 상식이 되어 여러 민족의 독립과 혁명을 이루어낸 근대에 페인만큼 중요한 사람은 다시없는데도 말이다.
현대이론에 젖은 사람들은 무슨 케케묵은 구닥다리를 끄집어내느냐고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지금 우리는 그를 묘지에서 끌어낼 필요가 있다. 특히 헌법도 사회법도 독립도 혁명도 제대로 살아있지 않는 이 땅에서는 그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국가의 기원과 의도 일반에 대해, 영국 헌법에 대한 간단한 언급과 더불어
어떤 저술가들은 사회와 국가를 매우 혼동하는 탓에 이 둘을 거의 또는 전혀 구별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다를 뿐 아니라 그 기원조차 상이하다. 사회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국가는 우리의 사악함 때문에 만들어진다. 사회는 우리의 애정을 결합해 ‘적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북돋우지만, 국가는 우리의 악을 억제해 ‘소극적으로’ 행복을 북돋운다. 사회는 상호교류를 조성하지만, 국가는 상호차별을 야기한다. 사회는 보호자지만, 국가는 처벌자다.
#프랑스혁명은 원리를 위한 투쟁이다
“…국민이 자유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자유롭기 위해서는 그것을 바라는 것으로 충분하다.” 프랑스 국민이 혁명을 일으킨 것은 루이 16세에 반대해서가 아니라, 전제적 국가원리에 반대해서였다. 그 기원은 루이 16세가 아니라, 수세기 전의 근원적 제도에 있었다. #결론 서로 대립하는 이성과 무지는 많은 인류에게 영향을 끼친다. 만약 그중 하나가 어떤 나라에 충분히 퍼질 수 있게 된다면 국가기구는 쉽게 운용되리라. 이성을 스스로의 의지에 복종하고 무지는 지시된 대로 무엇에나 굴복하기 때문이다.
공화국과 군주군(귀족국). 서로 반대되는 두 형태는 이성과 무지라고 하는 서로 반대되는 기반 위에 서있다.
#낡은 국가체제와 새로운 국가체제에 대해
낡은 국가를 세운 여러 원리와 사회, 문명, 상업 등이 인류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환경만큼 현격히 대조돼 보이는 것도 없다. 낡은 체제의 국가란 세력 확장을 위해 권력을 찬탈한 것이다. 반면 새로운 체제의 국가란 사회의 공동이익을 위해 권력을 위임한 것이다.
낡은 체제의 국가는 전쟁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지탱되지만, 새로운 체제의 국가는 국민을 부유하게 하는 참된 수단으로 평화체제를 증진시킨다.
결국 전제주의의 힘과 권력이 오직 그것에 저항하기를 두려워하는 곳에 존재했고, 그래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유를 바라기만 하면 충분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나는 『상식』과 『인권』에서 페인이 말한 것보다 더 명쾌한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