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산금지’. 송이버섯 채취시기를 알려주는 플랭카드가 곳곳에 붙어있건만, 온동네 산들이 사람 발자국으로 뒤덮인지 벌써다.
출입금지 플랭카드는 있으나마나 한 지 오래. 너도나도 송이 욕심에 산속엔 사람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비 개인 오후, 비 오는 날 송이가 더 잘 보인다는 어머니 따라 점심먹고 잠시 송이 구경을 나서본다. 혹시 하고 여기저기 둘러보지만, 온 사방엔 사람발자국이 가득, 부지런한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영어 속담처럼 벌써 송이는 누군가가 비오는 아침 일찍 따갔나보나.
그래도 멋진 소나무 구경과 불로초로 불리는 영지 버섯 구경만으로도 송이 구경의 아쉬움을 달래기엔 충분.
길이 따로 없으니 발길 닿는 곳이 길인 산길을 따라 오르내리다보니 금새 출발점으로.
송이 구경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오니, 동네 최고의 ‘송이버섯 박사님’께서 송이 맛보라며 ‘은밀한 전갈’을 보내오신다.
덕분에 송이구경은 못하지만 송이칼국수에, 송이 고기 구이, 송이라면에 송이맛 구경은 끊이질 않는다. 송이 구경은 못하지만 날마다 밥상에선 송이향기가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