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사방 자욱한 안개로 한치 앞만 보이는 이른 아침.
화창한 날씨를 예고하는 오랜만의 안개가 반갑기도 하다.
우리 삶도 가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지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자연의 이치에 대한 앎이 있으면 미루어 짐작하고 알 수 있는 게 세상이기도 하다.
요즘 자고 일어나면 집 한채가 뚝딱 지어지듯 마을 한복판 유기농 공장에 거대한 저온창고(?)가 새롭게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니
유기농이라지만 저 거대한 저온창고를 이미 가득 채우고 있는 건 사람의 욕심이 아닐지….자연의 섭리를 거꾸로 가는 게 요즘 유기농의 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머릿 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비록 작고 초라한 집이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하찮은’ 거미의 집짓기 지혜가 부러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