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p358
#가벼움과 무거움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것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영원한 회귀의 신화는 부정의 논법을 통해, 한번 사라지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이란 하나의 그림자 같은 것이라고, 그래서 그 인생은 아무런 무게도 없고 처음부터 죽은 것이나 다름 없어서, 인간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무리 아름답게 살아보려고 해도 그 잔혹과 아름다움이란 것조차도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의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반면에 완전히 짐이 없다면 인간 존재는 공기보다 가벼워지고 날아가버려, 지상적 존재로부터 멀어진 인간은 기껏해야 반쯤만 생생하고 그의 움직임은 자유롭다못해 무의미해지고 만다.
그렇다면 무엇을 택할까? 묵직함, 아니면 가벼움?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 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자 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
인생이란 한 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다.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가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마저도 무의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