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p462
#노무현과 함께 진보의 미래를 고민하다_오연호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우리는 부끄럽지만 당당하게 “여기 하나의 작은 실천이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노무현은 공부하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따라 ‘공부하는 시민’이 되고자 강독회를 열었습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공부를 통해 우리가 깨어 있지 않으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 왜 지금 공부하고 계시는 겁니까?….퇴임이 6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왜 이토록 민주주의를 공부하고 계십니까?”
“정치권력은 최고의 권력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최고의 권력이 아닙니다. 최고의 권력은 시민권력입니다. 나는 퇴임 후에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글깨나 쓰는 컬럼리스트는 많지만, 이렇다 저렇다 비판 잘하는 언론인은 많지만, 진보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만, 과연 노무현 대통력만큼 이렇게 치열하게 읽고 토론하면서 공부한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대통령까지 하고 퇴임한 분도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데 우리는 어떠했는가?
#『국가의 역할』 국가가 없으면 시장도 없다_김병준
꿈을 다 못 이루셨죠. 권력, 즉 힘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서로 교환하고 우리의 인식과 문화구조를 바꾸면서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셨던 분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초는 정치적 금치산자에 등신이 되었다? 왜 나를 닮은 사람을 뽑을 생각은 하지 못하는가.
“서울 법대를 졸업한 사람과 동네 쌀가게 주인 중 누굴 지방의원으로 뽑겠는가?” “좋은 대학 법대 졸업해서 변호사 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 아닙니까?” “좋다. 그렇다면 서울 법대 졸업애서 변호사하는 사람이 민초의 마음을 읽는 데 드는 시간과, 민초가 법을 배우는 데 드는 시간 중 어느 것이 더 빠를 것 같나?”
“왜 스스로를 격하하고, 보통 사람, 우리를 닮은 사람이 국회의원, 지방의원, 지자체장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가…이런 생각을 못하니 그야말로 스스로 정치적 금치산자에 등신이 되는 거다.”
사람들이 자꾸 시장과 정치를 분리할 수 있는 것으로 혼동하는데, 분리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정치와 경제, 정치와 시장을 분리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또한 국가나 정치 없이 시장이 본디부터 존재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게 잘못이라고 지적합니다.
장하준 교수는 정치와 경제는 원래 분리할 수 없으며, 분리해서 경제 부문만을 공부하겠다는 주류경제학 자체가 잘못됐다고 합니다. 정치, 경제 모두를 공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경제만 이야기하고 정치는 될 수 있으면 죽어야 한다는 논리가 잘못됐다고 이야기합니다.
국가의 신뢰가 중요합니다. 내가 이 사업을 할 때 앞으로 이 사업이 잘될 수 있도록 누군가 길을 닦아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다면 투자를 더 할 것입니다…오히려 신자유주의자가 주장하는 정부개입의 축소, 즉 정부가 완전히 뒤로 빠지는 분위기가 경제를 저성장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를 안 하는 이유는 불안감 때문. 기업이 저축을 하고 가계가 돈을 빌려갑니다. 잘못된 거죠.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은 채 돈을 쌓아두고, 그 돈을 가계가 빌려가서 부동산에 투자합니다. 게다가 금융자본은 돈을 빌려줘야만 쌓여 있는 유동성 자금을 돌려서 돈을 벌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도록 부추깁니다.
노 대통령의 메기론. FTA시장개방, 일종의 도박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역사를 볼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이 우리를 원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우리 사회의 정의 관념을 깨뜨려버리기도 했습니다.
어머니의 역할이 결국 경제를 살립니다. 경제정책에서 사람을 키우는 것만큼 중요한 정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교육정책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이 되기도 합니다.
경제, 사회, 정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사회정책이 곧 경제정책이고, 그것이 성장의 바탕을 이룹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굳이 경제, 사회, 정치정책으로 나누려 합니다. 그것들은 서로 물고 물려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에 관한 논리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보기 때문에 신자유주의를 다룬 전체적인 부분을 읽어보시라고 여러분에게 권해드립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여러분은 아마 신자유주의에 관한 한 누구와 논쟁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지식을 갖게 되실 겁니다.
‘좌파 신자유주의’? 유시민 장관의 표현을 빌리면 그건 ‘네모난 동그라미’입니다.
1인1표? 내가 내 표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신문 보고서 찍고 소문 듣고서 찍는데, 그 소문과 신문 속에는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집단의 이야기가 들어와 있으니까요.
시민이 스스로 깨쳐야만 진정한 1인1표가 됩니다. 내가 내 표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더욱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깨어 있는 시민이 필요하다”고 하셨던 겁니다.
“200년 전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이었습니다…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가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까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를 해야죠.”
우리 역사가 어디로 흐를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봐야 합니다…틀림없이 긴 흐름으로 봤을 때 민주주의의 역사는 뒤로 갈 수 없습니다…역사가 그렇게 흘렀을 때, 그 역사에 누가 기여했느냐를 우리가 묻게 될 것입니다. 누가 그 역사의 뒷다리를 잡고 못 가게 했는지를 묻게 될 것입니다. 그런 역사의식을 품고 노무현과 김대중 같은 분들을 평가해야 합니다.
이해관계를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야 이리 가고 저리 가죠. 그러나 역사의 흐름이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다른 길로 가겠습니까…역사는 결국 우리가 다 같이 잘사는,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지는 사회로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믿고, 같이 생각을 다듬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폴 크루먼 미래를 말하다』 보수의 시대와 진보의 고민_김창호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근본 프레임을 바꾸는 진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교과서를 꼭 쓰고 싶다”면서 “바로 이 『폴 크루먼 미래를 말하다』에서 그 작업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 핵심은 국가의 역할에 관한 것이다. 성장·복지 논쟁에서 복지의 방향이 옳으며 그것이 바로 국가의 구실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선투자 후복지, 성장 중심의 50년간 이어온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다”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서민과 돈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이 왜 계속 선거에서 이길까, 왜 계속 그들에게 표를 던질까…왜 서민과 못사는 사람들이 한나라당과 이명박에게 표를 던질까, 그런 상황에서 진보 진영은 무엇을 해야 할까…이런 고민을 더 하게 되는데 그것과 딱 들어맞는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폴 크루먼 미래를 말하다』는 노 대통령의 생각에 다양한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예를 들면 제3의 길…
“나는 실패한 대통령이다. 내가 실패했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실패했다거나 진보가 실패했다고 이야기하지 말라”-『성공과 좌절: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대통령과 같이 일하다 보면, 대통령은 사물에 대한 인식과 실천에서 두려움이 없으셨습니다.
오늘날 현대 정치의 핵심은 정치와 시민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이제는 구분되지 않고 시민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이 혼재됐습니다.
진보적 지식인들도 참여정부를 많이 비판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 되물었습니다. 대안이 없었습니다!
최장집 교수의 ‘신자유주의의 레일을 깐 정부’ 비판. 그러면 제가 최장집 교수에세 묻겠습니다. 어떤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고용 없는 성장, 양극화…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궁리를 다했는데 정말 대책이 없다!
평등과 불평등으로 미국 현대사를 꿰다
크루그먼이 진보의 시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 것은 소득 양극화가 최소화됐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미국 사회의 공동체성이 회복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 책에서는 불평등 또는 평등이라는 키워드로 미국 현대사를 꿰고 있습니다.
크루그먼은 평등의 상태에 가까이 갈수록 그 사회가 건강해지고 생산력이 높아진다고 말합니다.
지금 한국을 이끌어가는 담론은 발전주의, 성장주의입니다. 성장을 빼놓고는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평등과 불평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무엇입니까? 폴 크루그먼은 바로 정치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도 정치가 중요합니다. 정치는 냉소하거나 정치인만의 것으로 남겨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것입니다.
부자감세. 이것이 바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핵심 아젠다입니다…부자가 세금을 많이 내면 평등이 강화되는 것입니다….서민에게 감세할 것인가, 부자에게 감세해주고 서민에게 돈을 걷을 것인가, 이것이 보수냐 진보냐의 핵심입니다!
양극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정치라는 것이 크루그먼의 이야기입니다.
“보수주의 운동을 이끄는 힘은 바로 돈이다…뉴딜 정책 이전으로 돌아감으로써 이득을 보는 어마어마한 부호들과 몇몇 대기업이 재정적으로 이들을 지원한다. 불평등을 억제하는 경제정책이 실시되기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려는 것이 바로 보수주의 운동이 추구하는 핵심이다.”
돈이 없거나 생존의 위기에 몰리면 사람이 비겁해집니다.
과연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우리는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이 책의 가치는 평등의 가치나 의식을 복권해주는 효과에 있습니다.
“복지 투자가 다른 투자에 비해 생산적이다”라는 말을 입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면 시스템이 복잡해진다
혁명적, 이념적, 근본적, 원리주의적인 진보, 그래서 현실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진보가 아니라 제도권 내에서 설득할 수 있는 진보, 그리고 우리가 하는 실질적인 경험들을 담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미덕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혁명가가 아니라 정치인입니다.
중앙집중식 개발을 할 것인가, 균형 발전을 할 것인가, 이것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 전략을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중요한 의제가 될 것입니다.
정치의 중요성. 불평등을 극대화하는 것도, 평등을 극대화하는 것도 정치다.
노무현은 왜 노이즈마케팅을 선택했나
권력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소통하지 않고서는 권력이 생길 수 없습니다. 소통하지 않으면 지지자들과 중앙정치는 분리되어 추상적으로 존재합니다.
정파성과 당파성의 차이. 객관적 사실에 기초애서 자기의 주장을 논리있게 설명하는 당파성. 정파성은 사실 자체와 의견을 구분하지 않는 것.
외국에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때 제일 먼저 교육하는 것이 개인의 의견인지 사실인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신문에서는 그것을 뒤섞어버립니다. 사실을 왜곡해서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강제하는 것이죠. 이것이 정파성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당파성을 지닐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지식사회에서 안타까운 부분이 그것입니다. 패러다임 중심, 외국에서 수입한 이론 중심이고, 우리의 구체적인 문제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라 아쉽습니다.
언론개혁부터 시작해야. 개혁이란 정부와 언론의 공간을 투명하게 하려던 것. 결국 소비자운동이 해내는 것입니다. 정부는 그 관계를 투명하게 할 뿐입니다. 개혁은 바로 여러분, 소비자가 해야 합니다.
성장인가 복지인가라는 보수언론의 프레임. 이 복지가 어떻게 하면 생산적일 수 있는가를 말해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대단한 분입니다. ‘생산적 복지’ 등 어떤 식으로든 그 프레임을 피하려고 노력하셨죠.
노무현 대통령만큼 준비된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만큼 준비하고 공부한 사람이 없을 겁니다.
연대. 핵심은 감동입니다. 감동 있는 연대가 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감동이 있는 연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합니다.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누가 희생할 것인가…그래서 대통령은 기득권을 버리면서 죽음까지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지금 기득권을 버리고 있습니까?
#『슈퍼자본주의』 이명박 정부, 슈퍼자본주의와 닮은 꼴_이동걸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 “손 하나만 있는 경제학자 좀 데리고 오시오”하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어요. 경제학자들은 항상 “한편으로는 이렇고, 다른 한편으로는 저렇다”라고 말하거든요. 항상 “만약~하면, ~하게 된다”..논리적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틀렸을 때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확실한 결론을 피하죠….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경제학자들도 현상을 잘 모릅니다!
과학에 가까워질 정도로 논리화됨으로써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논리성만 맞으면 다소 현실과 어긋나더라도 그것이 이론화됩니다…상당히 불완전한 학문이죠.
이 책은 번영 속의 양극화 문제를 탐구한 듯합니다. 저자가 제시한 패러독스의 원인은 결국 시스템이 민주적 자본주의에서 슈퍼자본주의로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슈퍼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압도하는 체제입니다.
슈퍼자본주의 출현의 원인? 신기술 개발, 글로벌화, 규제 완화, 세 가지 중에서도 저자는 신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돌핀세이프 방식을 썼더니 생산비가 엄청 올라가는 겁니다. 생산비가 올라가니까 소비자들이 사지 않아요. 소비자들도 말 뿐이지 자기만 희생하지 않는 겁니다.
우리 마음의 이중성, 상대적으로 내가 잘살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누가 강제하기 전에는 시장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심성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법과 규제가 필요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책임이란 게 어디 있습니까? 돈만 잘 벌면 되고 망하지 않으면 되죠. 기업이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법이 허용하는 한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게 라이시의 생각입니다. 그 대신 기업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은 불법으로 만들어버려라. 기업에게 바라는 일이 있으면 법과 규제를 통해 그 일을 하게 하라는 겁니다.
우리 안의 두 마음. 슈퍼자본주의를 만들어낸 것은? “여러분과 나는 공범입니다”
균형을 만들려면 희생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공범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할 텐데 그 희생을 결단하기 위해서는 또 많이 배워야 할 겁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로비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민주적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진짜 정치는 실종된다. 슈퍼자본주의의 게임 규칙은 이윤을 저해하는 착한 기업의 행동을 허용하지 않는다.
#『더 플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과제_안병진
『담대한 희망』과 『더 플랜』에는 대담한 정책이 없습니다. 하지만 세부 정책이 아니라 어떤 혼을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그래서 제 이야기의 첫 번째 화두는 『더 플랜』에는 대담한 정책은 없지만 혼이 있다는 겁니다.
과도한 헌신성은 과도한 혼에서 나온다
“…민주당이 지금 죽을 수도 있는 이유는 바로 프레임의 문제를 따지기 전에 혼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제가 존경하는 시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애들이 노는 걸 관찰해보면 이 시대가 시장물신주의로 크게 망가졌음을 알 수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개혁을 이뤄내려 해도 그 대안 자체가 없다기보다는 지난 참여정부에서도 그랬고 모든 개혁들이 이익집답의 벽에 부닥치잖아요.
“본인이 망가지더라고 용기 있게 무언가를 제기할 수 있는 시대정신, 그리고 그러한 전투적 혼”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그 중에서 제일 와닿는 표현은 ‘망가지더라도’입니다.
#『빈곤의 종말』 우리 안의 빈곤, 세계 속의 빈곤_박능후
『빈곤의 종말』에서 말하는 빈곤은 1일 1달러 생활비 기준의 절대빈곤이다.
인간미 없던 경제학과 교수님들.
삭스는 다르더군요. 그의 역사관 때문에 경제학도 얼마든지 인간의 정이 통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철학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이라크 전쟁 비용이 빈곤퇴치 기금보다 많다.
이라크 침공에 1000억 달러 이상의 돈. 한마디로 모순이라는 거죠. 테러의 근본 원인은 빈곤에 있는데 그걸 강압적으로 눌러서 테러를 막겠다는 건 전혀 잘못된 방법이라는 거죠.
임상경제학. 임상의학처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정확한 원인을 진단한 뒤 대처방안을 주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조언해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IMF나 세계은행의 경제 자문이 무책임하기 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와서 한마디 툭 내뱉고는 그냥 가버립니다. 그래서 잘되면 자기 말이 옳았던 거고, 안되면 뭔가 너희 잘못이 있을 거라고는 끝내버립니다.
어쨌든 임상경제학을 저자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경제란 인간의 몸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복잡한 시스템이다.
1923년 독일에서 물가가 몇십만 배나 뛰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단 하루 만에 해결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었죠. 그러니까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통화 증발, 그리고 태환성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통화를 계속 돌리는 그 구조를 일찍 끊어주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일수록 단 며칠 만에 잡을 수 있음을 알고 있었던 거죠.
최빈국 원조금이 컨설턴트 비용으로 샌다
함부로 외국 컨설팅을 받아선 안 되겠다고 그때 감을 잡았는데 그걸 이 책에서 확인한 거죠.
경제학을 이렇게 멋있게 하는 사람이 있을까
#『유러피언 드림』 유러피안 드림에서 코리안 드림의 길을 묻다_김성환
원래 노 대통령이 쓰려고 했던 책의 주제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국가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진보의 미래』 집필 욕구를 불러일으킨 책
경제의 문제는 결국 정치의 문제
저무는 아메리칸 드림, 떠오르는 유러피언 드림
미국에서는 양극화가 크게 확대되어서 개천에서 용 나듯 되려면 이제는 미국이 아니라 유럽으로 가야 한다는 겁니다.
아직 박정희식 신화가 바닥에 깔려 있고 사람들이 어떻게든 좀 더 잘 살아보자는 생각도 있었던 차에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이들이 이른바 욕망의 정치를 마구 부추깁니다.
‘브리태니커 대 위키피디아’
“공감의 정치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자신의 패권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것이다”
세상을 사는 근본적 패러다임을 바꾸라. ‘생물권의 정치’ ,’살아 있는 지구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리프킨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아메리칸 드림과 자연을 생명공동체로 파악하는 유러피언 드림의 차이에도 관심을 갖는다. 미국식 ‘리스크 감수’보다는 유럽식 ‘리스크 예방’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제 당신 차례요. Mr.브라운』 좌파와 우파를 넘는 새로운 길_김용익
노 대통령은 대중들이 가장 필요한 정책을 가장 쉬운 표현으로 쓴 책이 필요하다고 늘 말씀하셨다.
강독회 책 목록이 곧 노 대통령의 고민의 목록이라고 이해하셔도 좋습니다.
이 책들의 내용이 곧 대통령의 고민이었기 때문에 요샛말로 ‘필’이 꽂혀서 추천하신 것이니까요. 청와대에서 끊임없이 이런 책들을 읽고 고민을 하셨습니다.
노 대통령은 “선출된 대통령은 유한하지만 한국 사회를 진보를 이끌어가는 힘은 시민들에게서 나온다”고 하면서 임기가 끝나가던 해 여름부터 ‘시민 권력’이라는 말을 무척 강조하셨습니다.
진보에서는 정의가 중요하죠. 그런데 저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과 박물관을 지으면 경제가 선순환? 스스로 탐구할 수 있게 하려면 선생님이 가르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4대강..작은 도서관, 작은 박물관, 작은 미술관, 작은 유치원 지으면 좋을 텐데 왜 꼭 강바닥을 뒤집어야 합니까? 강바닥을 뒤집으면 경제와 복지가 선순환할 수 없습니다.
창의력은 놀면서 느는 것이지 공부하라고 매 맞으면서 느는 것이 아니거든요.
시장만능주의는 안 된다. 시장에는 일련의 규칙과 규제가 필요하고 시장이 공공선을 위해서 복무해야 한다.
“어떤 이슈도 우파에게 양보하지 마라”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 ‘변혁적 리더’ 루즈벨트와 노무현_조기숙
뭔가를 이루는 일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다. 노 대통령은 국민이 성공하는 길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결국 역사를 바꾸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을 학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역사를 바꾸는 것은 민중이며, 그 민중을 움직이는 것은 리더다”
변혁적 리더와 거래적 리더
변혁은 삶의 태도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겁니다.
책이란 보고 배우게 할 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분 마음속에 있던 걸 정리해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하니까요.
욕구와 필요. 필요는 표면에 나타나는 것.
빙산 중에서 수면 아래에 있는 것이 ‘욕구’라면 위에 떠 있는 것이 ‘필요’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번스는 욕구를 잘 알아내는 사람이 바로 변혁적 리더가 된다고 보는 겁니다.
모든 사람이 지역주의를 따라갈 때 제가 노무현이 뜰 거라고 했던 건 그가 국민의 드러나지 않은 욕구를 대변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정치는 가치 지향적이어야 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가신 겁니다.
리더는 욕구를 알아내야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민심과 여론은 다르다. 여론조사는 국민의 필요를 보는 것이고 또 주어진 대안 내에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국민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왜 이들이 보수적인가 하면 생존과 안전 욕구가 해결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것을 만족시켜주지 않으면 자아실현 욕구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변혁은 자아 실현 욕구가 만족될 때부터 시작되거든요.
일반 국민들이 볼 때는 ‘아니,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것과 대연정이 무슨 상관이야?’ 저처럼 정치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보면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데 일반 국민들이 보면 생뚱맞은 거죠. 이해를 못하는 그 부분을 조중동이 철저히 이용한 겁니다. ‘불안하다’ 또는 ‘경제가 파탄 났다’ 이렇게 국민들의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욕구를 계속 자극하면서 대통령 리더십을 흔들었던 겁니다.
변혁적 리더들은 왜 갈등을 유발하는가
중대한 변화는 반드시 갈등을 유발합니다…특히 상상력의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상상력이나 창조력은 갈등에서 탄생한다고요.
결국 변혁의 힘은 가치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추종자들의 욕구와 동기에 가장 설득력 있게 호소하는 방법은 도덕에 호소하는 겁니다…도덕에 호소하는 게 아주 중요하지만 아무나 나와서 도덕에 호소하면 국민들에게 비웃음을 삽니다….그래서 번스는 가치가 바로 리더십의 원천이며 리더십의 본질적이고 항구적인 요소라고 말합니다.
먹물이라고 하는 이유? 국민들에게 지성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불만 때문입니다
저는 노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이 문화혁명이라고 봅니다.
학습되지 않은 나라라면 어디서나 빈곤층이 기득권의 지지자입니다. 기득권은 항상 생존과 안전에 호소하는데, 빈곤층은 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보수적 입장에 호의적인 편입니다.
번스는 빈곤과 싸우기 위한 21세기 리더십에 대해 아주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도 실천하고 있었던 건데, 가난한 사람들을 교육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빈곤층도 알 것 단 안다는 겁니다. 그분들의 욕구에 귀를 기울여줘야 하고, 그분들과 같이 하기 위해서는 관계의 리더십을 형성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그들에게 가서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면 스스로 해답을 찾아낸다는 거예요.
이 책의 결론. “변화는 아래로부터 온다. 변혁적 변화는 ‘위인’의 과업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백성’의 집단적 성취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번스는 『도덕경』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책을 마무리합니다. “낳아 기르되 소유하지 않고 행하되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리더십을 가치적인 차원에서 평가를. 예를 들어 논두렁에서는 막걸리를 마시면서 뒤에서는 여가수와 시바스 리걸을 마시는 이런 행태들을 보고서 리더라고 말하기 어렵죠….우리가 말하는 훌륭한 리더는 지금이든 나중이든 계속 위대한 리더로 평가받는 사람을 일컫죠.
변혁적 리더들은 가면 갈수록 빛을 발하는 게 공통점
그런데 사람들의 끝없는 물질적 욕구를 언론이 계속 부추깁니다…언론이 국민의 욕구와 필요를 자꾸 뒤바꿔놓으니까 노 대통령이 계속 싸우신 겁니다.
그래서 저는 깨어 있는 시민이라면 언론을 불신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봅니다.
사실 국민의 생각이 조금만 바뀌면 예산 투입의 우선순위가 바뀝니다.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쿠바 아바나와 봉하 생태농업_고철환
자생력과 국가정책이 어우러진 결과
석유 없는 사회를 이미 강제로 살았던 아바나의 경험
환경 위기에 대한 두 가지 처방? 하는 과학 기술로 극복하자. 또 하나는 인문학 쪽에서 나오는 건데 우리가 욕심을 덜 갖자, 욕망을 줄이자, 좀 덜 먹고 쓰자, 아끼자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덜 먹고 덜 쓰는 것은 정책으로 만들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욕심이 많고 그것을 이용해서 오히려 물자를 얼마든지 공급하는 시장이 자유롭게 존재하니까요. 그래서 욕심을 줄이자는 정책을 만들어서 펼치면 정치적으로 실패하게 됩니다. 누구도 그런 정치인을 뽑아주지 않죠. 우리를 풍족하게 하고 잘 살게 해줘야지 왜 못살게 하는가,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은 자가용 위주. 지금 시골에 가면 자동찻길이 쓸데없이 많잖아요. 그럴 수밖에 없는 재정구조가 있더군요. 휘발유세. 도로를 만드는 예산.
유기농이라든가 봉하마을으 생태농법 등은 생태적 현대화와 좀 다릅니다. 훨씬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 사람은 자연과 친해야 한다.
#『생각의 오류』 언론보도의 함정과 생각의 오류_윤승용
노 대통령은 언론의 왜곡보도에 회의를 많이 품고 있었는데,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보수언론들의 근거가 희박하고 사실과 다른 보도에 쉽게 빠져드는 까닭을 굉장히 궁금해하셨죠. 그 학문적 근거를 알고 싶어하셨죠.
저자는 자주 ‘회의주의자가 돼라’고 강조한다
회의주의는 과학성에 바탕을 둔다
생각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제대로 봐야 한다
부동산 가격 등락과 언론보도의 상관관계? 아파트 분양 광고나 부동산 광고 시장은 전적으로 신문이 독점.
생각의 오류를 범하는 여섯 가지 이유? 통계수치보다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확인하고 싶어한다/ 인생에서 운과 우연의 일치가 하는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다/ 세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지나치게 단순화하려 하다/ 잘못된 기억을 갖고 이것을 믿으려 한다
사이비 과학의 특징? 무엇을 믿을지 미리 생각하고, 옳은 건지 그른 건지 모르지만 이미 자기가 믿고 있던 것을 뒷받침해줄 증거에 집착하고, 다른 설명도 무시하고, 터무니없는 믿음을 고수하고, 근거가 빈약한 이야기를 토대로 황당한 주장을 고수하고, 일화적 증거에 의존합니다.
주변의 오피니언의 영향력? 우리가 생각을 잘못하는 것은 타인의 영향을 받아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식은 유한하고 뮤지는 무한하다
“우리 지식은 유한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의 무지는 필연적으로 무한하다” (지식의 원과 무지의 원)
“오늘날 이 세계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은 자들은 확신에 차 있는 반면 지적인 사람들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곤란에 빠뜨리는 것은 흔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다.”
저는 참여정부 말기에 청와대에 들어갔습니다만, 들어가서 놀란 것 중 하나는 참여정부 내부에 ‘진보적 가치는 무조건 옳은 것’이라는 강박관념이 다소 있었다는 겁니다.
결국 언론이라는 것도 소비자가 있어야 팔릴 것 아닙니까? 저는 소비자주권운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노 대통령은 정말 책을 열심히 보려 노력했고, 읽은 책에 대한 상대방의 견해를 듣고자 귀를 많이 여셨다는 겁니다. 그런 점을 여러분에게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