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숲 관찰일기. 강은희. p291
가까운 작은 숲을 천천히 그리다
산괴불주머니. 귀여운 꽃봉우이들이 종달새 같고 괴불주머니 같다
기대하는 것-숲은 내가 미처 보지 못하던 것, 무심히 넘겨 버린 것을 아낌없이 보여 줄 것이니 나도 편안한 마음으로 숲이 보여주는 순박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바라 보련다.
과한 욕심 따윈 시작하기 전에 미련 없이 버리기로 한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내가 이 숲과 만나 가장 행복해지는 방법이고 가장 즐겁게 놀 수 있는 지름길이다.
보고 싶어도 눈에 띄지 않으니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고 그녕 지나치는 나무인 거다.
꽃이 귀한 이른 봄에 이렇게 정성스럽게 꽃을 피워도 개암나무 꽃이 피었다고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을 아직 이 숲에서 보지 못했다. 보고 싶어도 눈에 띄지 않으니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고 그녕 지나치는 나무인 거다. 그러나 개암나무에게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독특한 디자인의 꽃을 선보인다는 것. 꽃의 다양한 멋을 즐기고 싶다면 이른 봄의 개암나무를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옛날엔 제비꽃이 피면 오랑캐가 쳐들어온다 하여 제비꽃을 오랑캐꽃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날은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