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하~ 어허이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동네 요령잡이(선소리꾼) 어르신께서 돌아가시니 상여꾼 발맞추기도 쉽지 않다. 상조회 소개로, TV까지 출연했었다는 전문 요령잡이를 모셨지만, 꽃상여 상여꾼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나보다.
농촌의 고령화는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를 향하고 있다지만, 초고령까지 이르기도 싶지 않을 것 싶다.
고령을 넘어서는 어른들도 점점 줄어만 간다. ‘살아있는 박물관’이 함께 사라져가니 동네의 전통도 하나둘 그 모습들이 흐릿해질 수밖에 없다.
‘젊은’ 후손들이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쉽지 않다.
마을의 ‘청년회’라지만, 구성원들은 대부분 ‘중년’들이다. 상여꾼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수고하신 신입회원도 중년을 훌쩍 넘으신 나이다.
동네일 마치고 나서, 이어진 저녁 뒷풀이 시간. ‘신입회원’에게 많은 조언들이 오가지만 가만히 들어보니 조언 아닌 조언 뿐이다. 농사 지으면 고생 뿐이다, 사서 고생하지 마라…..
혹시라도 애써 희망의 씨앗이 담긴 이야기가 있나 귀를 열심히 기울여 보지만, 역시나! 그 와중에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을 쉽게 지울 수가 없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말이건만. 농업이 중심이었던 농경사회는 있었지만 농부가 세상의 중심이었던 적이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