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까지 마을회관으로 모여주세요’
마을 청년회 하루 전 문자 메시지에 이어 아침 7시도 채 안되어 동네방송에 다시 때르릉 전화로 동네 큰 일을 앞두고 동네 연통이 연이어 온다.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 꽃상여 준비를 하며 오고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번 꽃상여가 동네에서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하는 넋두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아랫동네 윗동네는 벌써 꽃상여가 사라진지가 이미 오래 전. 꽃상여를 메고 갈 ‘젊은’ 상여꾼도 없고 장례문화도 변해가니 우리 마을에서도 사라질 날이 멀지 않을 듯 싶다.
‘노인은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란 말도 있지만, 시골 마을의 어른들은 살아 있는 마을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 살아 있는 역사들이 한 분 두 분 점점 돌아가시며 자칫 마을의 역사도 꽃상여와 함께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것 같다.
최근 마을회관을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할 지도 모를 상황이 발생. 갑작스런 동네 고민거리가 마을의 큰 일을 치르며 자연스레 화제로 등장한다.
곁에서 귀 기울여 들어보니, 동네 땅에 대한 소유권이 후손으로 대물림하며 마을 소유권이 아닌 개인 소유권을 주장하니 법적인 대책이 없다고. 오랜 관습법에 따라 마을의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마을 대표에게 일임하여 등기한 경우나 구두로 헌납한 마을소유권보다 이제는 법적 효력을 가지는 기록된 ‘등기법(?)’이 우선이니 마을의 역사는 기억과 함께 사라져갈 위기다.
기억에서 기록으로! 마을의 역사를 되살리는 것만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꽃상여 가는 날 | 사라져가는 마을의 역사”에 대한 1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