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몰라 산등성을 오르락내리락 하다 싱겁게 끝나버렸던 도장산 부녀산행의 기억을 잊지 못하던 아빠와 솔.
아빠의 사전답사 후 다시 한 번 제대로 산을 올라본다.
도리깨질로 들깨 타작이 한창인 할머니! 한가로운 연휴기간이지만, 시골 어머님들의 수확의 손길은 분주하기만 하다.
산길을 오르자마자 마을 산제당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집(?) 한 채가 보이고,
산길 옆엔 간벌한지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토막들마다 이름모를 ‘구름버섯’들이 즐비하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 나무가지 사이로 멋진 속리산 풍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을 오르자 마자 보이기 시작한 보라빛 산부추꽃방울들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승무산과 청화산도 훤히 내다보이고
병풍처럼 펼쳐진 속리산이 한 눈에 쏙 들어온다.
절벽같은 뾰족한 좁은 산등성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소나무들, 그 생명력이 대단하다.
보라빛 산부추와 함께 산길을 따라 이어지는 하얀 구절초.
산행과 함께 ‘곤충구경’을 기대했던 솔이에게 제일 반가웠던 움직임이 날렵한 개미와 긴다리 거미.
빠질 수 없는 산행의 별미? 정상에 올라 컵라면으로 간단한 점심을.
‘도를 감춘 산‘이란 도장산(道藏山) 정상에서 지난 부녀산행의 기억을 떠올리며 둘러보는 풍경들.
미(美)는 그 진가를 감상하는 사람이 소유한다. – 피천득, 「비원(秘苑)」
피천득 수필집의 짧은 글귀가 절로 떠오른다. 멀리 보이는 속리산 천왕봉 봉우리를 바라보며, 또다른 멋진 풍경들이 펼쳐질 속리산 종주 부녀산행도 함께 기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