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 마이클 캐롤런. p376
#서문
현행 식품 체계의 논리에 의문을 제기하자, 전문가 패널 한 명이 꾸짖듯 반박했다
“제 관심사는 세상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겁니다. 그러려면 많은 식품을 가능한 한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해야죠. 대체 왜 저가 식품에 불만을 품는 거죠?”
‘대체 왜 저가식품에 불만을 품는가?’ 이 논리가 그들에게는 회심의 외통수다!
이 책에서 중점을 두고 다룬 것은 바로 저가 식품 논쟁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것, 즉 ‘비용’이다. 앞으로 자세히 밝히겠지만,
현행 식품 체계에서 생산되는 저가 식품은 실제로는 매우 비싸다.
과연 우리는 저가 식품을 생산하지 않고도 적정 가격의 식품을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가능할까?
‘저가’와 ‘비싸지 않음’이 과연 같은 뜻일까?
나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아니오’라고 주장하는 바다. 이 책에서는 저가 식품에 대하여 ‘비용’이라는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식품 논쟁의 매개 변수들을 바꾸어 놓고자 한다!
오히려 최악의 시장 실패와 사회적 실패로 인한 지속 불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일 따름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싸지 않은 식품이다.
적정가에 구입할 수 있고, 일정한 능력을 제공하는 식품이 필요하다.
식품과 관련된 논쟁 주제를 저렴한 가격cheapness에서 가격 적정성affordability으로 바꾸어 놓으면 ‘우리는 저가 식품을 적정 가격에 살 수 있는가?’ 또는 ‘저가 식품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능력이 정확히 무엇인가?’ 등의 진지한 질문을 할 수 있게 된다.(프레임을 바꿔라)
농식품 학자, 식량 및 환경 운동가, 생태 경제학자들은 오늘날의 식품 체계가 의존하고 있는 시장(그리고 사회)에서 식품 총비용의 많은 부분을 얼마나 무시하는지를 두고 수십 년간 갑론을박을 거듭했다.
저가 식품은 개도국들에게 더 많은 식량 안보를 획득할 능력을 제공하기보다는 오히려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저가 식품은 무능력을 조장한다.
저가 식품. 식품 총비용을 반영하지 않을 식료품 가격, 더 광범위한 사회적, 정치적, 영양학적, 경제적, 생태적 관점은 무시한다.
산업 식품 생산이 특정 비용을 어떻게 외부화하는지 그 상황을 알고 있기에,…(미국 내) 이런 외부화 비용은 매년 57억~167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놀라운 수치다. 그렇지만 이런 분석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우리에게 불편하게 느껴진다. 우선, 생물 다양성 또는 야생 생물 같은 것은 가치를 어떻게 따질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아인슈타인의 다음과 같은 말을 믿는다.
“셈할 수 있는 것이 반드시 중요하지도 않지만, 중요한 모든 것은 반드시 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아인슈타인
식물 특허를 통해 모든 식물을 명기한다? ‘양파가 어떤 맛이 나는지 제발 말해 달라’, ‘양파 맛의 가치는 얼마인가?’라고 묻고 싶다.
“식품은 언제일까요?”
「언제가 도구인가?」라는 논문에서 엘에스트룀은 도구라는 것은 속성이 고정된 사물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때 도구가 되는 인공물이라고 설명했다. 도구는 실제 사용의 결과이며, 구조이자 문화적 관습이다.
‘무엇이 식품인가?’ 이 질문은 식품을 하나의 사물, 하나의 명사로 바라본다. 식품은 언제? 식품을 ‘동사’로 바꾸어 보자!
‘저가’가 ‘비싸지 않음’과 같은 뜻이라는 고정관념을 재검토하게 해주면 좋겠다. 두 가지는 분명히 다른 뜻이다.
지배적 식품 체계는 자체 비용을 사회화하지만, 이와 동시에 수익의 대부분을 사유화한다.
이는 터무니없이 불공정할 뿐 아니라, 그 목표가 식품의 가격 적정성임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정책을 조장한다.
대부분의 개도국에서 빈곤은 농촌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녹색혁명. 시장에 대한 접근권 없이는 수확량이 아무리 증가한들 아무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자유무역이, 특히 식품 문제에 있어서 거의 공정하지 않은 양상과 그 이유. 정부 보조금, 관세, 식량 원조 등의 주제를 논의하면서 힘을 얻는다.
식량 폭동, 국제적 토지 수탈로 알려지게 된 최근의 현상도 살펴본다
우리가 어떻게 이런 상황을 내버려 둘 수 있는가? 비만과 영양 결핍을 동시에 겪으며 죽어갈 위험에 노출된 이 상황을?
영양주의가 국제 식량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우리는 국제적 영양 결핍 문제를 결코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통계 수치를 읽으면 저가 음식의 ‘값쌈’이 전적으로 비용이 식품 부문에서 보건 부문으로 이동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8장. 저가 식품이 지역 사회와 공동체에 끼치는 비용. 생물학적 단작과 문화적 단작을 잇는 연결 고리. 입맛의 단작
9장. 비용의 사회화. 저가 식품 정첵 및 관행의 승자들이 누구인지 밝힌다
10장. 식품의 가격 적정성을 높일 방안들을 제시한다. 지금껏 논한 모든 내용의 목적이 다름 아닌 이것이다. 직거래 장태, 지역 사회의 농업 지원, 커뮤니티 가든 등이 적정 가격 식품이라는 퍼즐을 푸는 조각들이다.
#저가 식품, 세계화, 그리고 개발
2003년, 멕시코 칸쿤 세계무역기구WTO 각료 회의, 한국 농민 이경해. 농민에게 자결을 강요하는 체계는 반드시 문제 삼아야 한다…이경해 씨가 팸플릿에서 지적한 대로, 저가 식품은 발전과 동일시될 수 없다.
소농을 둘러싼 논쟁.
정통파 개발 이론가들은 소규모 농업을 곱게 본 적이 결코 없었다. 너무 노동 집약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들에 따르면, 농민의 신체는 공장 노동을 해야 더 효율적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농민들을 비생산적인 농업 부문에서 해방시켜 공장애 투입해야 한다. 진정한 부는 논밭이 아니라 공장에서 창출된다고들 하니 말이다.
도시의 경제력을 구축하려고 농업 부문을 쉴 틈 없이 짜낸다.
선진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을 포기? 시장 접근성!
재전환? 수출 시장의 높은 수익에 초점을 맞춘 비전통적인 작물 재배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요구받는다…비전통적인 수출 시장에 전 세계 소농의 미래를 거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다. 세계 농촌 빈곤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기 때문이다.(환금작물 재배 권유)
블루박스. 생산량 제한 조치. 폐농(!)지원금 부국들은 시장을 왜곡하는 온갖 조치들을 녹색의 면사포로 포장하여 위장해 왔다.
식량 원조? 미국은 그들의 밀 과잉 재고량을 처리하고자 했다!
자유 시장은 작은 농장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보조금의 진실(『허울뿐인 세계화』). 자본과 신용의 부족으로, 가난한 소농들은 땅에 남아 있거나 더 가난해지거나, 이런 방식의 삶을 포기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나가는 것 외에는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
식량 원조. 과잉 생산은 선진국의 농민들을 최소한 반 세기 이상 전염시켜 왔다. 위장은 크기에 한계가 있다. 식량원조? 미국이 정말로 원했던 것은 과잉 곡물 판매 통로의 대안이었다. 식량 원조는 선진국에게, 가격 압박적인 과잉 재고를 시장 가격의 폭락 없이 버릴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식량 원조가 수령국에서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가 식품과 분쟁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혁명, 제2차 세계 대전의 공통점은? 어마어마한 인명 피해를 제외하면, 바로 식량이다! 식량 위기는 불평등을 증폭함으로써 프랑스 사람을 더욱 자극했다.
저가 식품의 존재 그 자체가 사람들의 노동력을 평가 절하한다.
국제적 토지 수탈
#저가 식품, 기아 그리고 비만
저가 식품은 식이성edibility 같은 것들과는 관계가 없다. 저가 식품은 가축 사료용 옥수수처럼, 전혀 식품일 필요가 없다.
식품의 열량화. 모든 식품에 대한 비교과 대체가 가능하게 해줄 표준화한 척도는 19세기가 저물 무렵 나타났다. 바로 열량이다. 맛, 문화, 음식 전통 따위의 특성들은 에너지 매개체로서 공유된 음식의 위상에 비하면 모두 부차적이다.
숨은 기아와 녹색 혁명. 녹색 혁명은 근본적으로 칼로리에 있어서의 혁명이었다. 비곤과 기아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런데 녹색 혁명은 미량 영양소 결핍과 관련된다. 미량 영양소 결핍은 숨은 기아로도 알려져 있다!
이토록 많은 칼로리를 얻을 수 있게 되었는데도, 수십억의 세계인이 미량 영양소 결핍에 시달린다. 아동은 미량 영양소 결핍에 민감한 집단. 세계적으로 모든 아동 사망의 거의 3분의 2가 영양 결핍에 기인한다.
보조금의 수혜자? 코카콜라에서 감미료을 액상 과당으로 전환하면서 그 첫 해에 7000만 달러를 절약했다. 변한 것은 코카콜라의 이윤 폭이었다. 농장 보조금이 음료수 업체들의 수익을 늘리도록 변환된 것이다.
식품 접근성 부족. 슈퍼마켓이 증가하면 주변 지역 사회에서 비만 유병률이 낮아지는 반면, 편의점이 증가하면 비만 유병률이 더 높아진다.
과연 이것이 저가인가? 보통 미국민들은 국민 소득의 10퍼센트 미만을 음식에, 국민 소득의 16퍼센트 이상을 건강 관리 비용으로 쓴다.
#저가 육류
#저가 식품과 환경
전 세계 인의 90퍼센트가 비료에 사용된다
#저가 식품…그러나 도대체 얼마에?
경제 개발 이론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소규모 농지란 받아들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효율성? 그것은 회계 관행에 있다. ‘저가’ 기술은 날림 회계 관행의 산물이다…진짜 비용을 외부화하는 편이 더 쉽다.
노동 집약적 농업이 자본 집약적 농업보다 비쌀 필요가 없다. 실상은 그렇지만 이는 우리가 특정 비용은 사회화하고 또 다른 비용은 사회화하지 않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평균적인 옥수수 경작 방식은 매년 토양으로부터 헥타르당 약 200킬로그램의 질소를 앗아 간다!
농약의 비용. 매년 약 10억 킬로그램의 농약이 세계 전역에서 뿌려지며, 구매액은 미화 4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저가 식품, 지역 사회 그리고 문화
생물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문화 다양성은 지속적인 위협에 놓여 있다. 문화적 단작은 무엇보다도 문화 흡수, 언어 및 지식 손실, 세대 간 단절, 그리고 비전통적 삶의 방식을 선택한 결과다. 시골 지역 사회와 시골 삶의 방식이 사라지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옛 방식’의 앎과 행함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전통적 문화 지식의 전수가 감퇴하고 있다.
쿠바에서의 지역 지식과 식품 자족성 가장 탄력적인 농업 방식은 「몸집을 불리거나 판을 떠나라」의 압력이 덜 느껴지는 변두리에서 잘 발견된다.
문화적 지식은 자전거를 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자전거는 ‘타면서’ 배운다. 말로 가르친다고 생각해보라. 멀리 가지 못할 것이다.
많은 전통 문화들은 구전이며, 그래서 민속 지식들은 종동 기록된 상태로 찾아보기 힘들다.
시골 지역 사회와 삶의 방식들이 사라지면 생물 다양성도 감소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들은 한번 사라지면 다시 찾기는 어렵다.
토양 생물 다양화의 손실은 음식을 준비하고 요리하는 지식의 감소를 의미한다.
생물학적, 문화적 단작의 복합적 결과를 주목하라. 무엇을 잃고 있는지도 전혀 모르는 시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 때, 우리는 그것을 영원히 잃게 되는 것이다.
입맛의 단작? 제 입맛에는 패스트 푸드가 더 맛있어요! (신선한 음식보다 맥도날드 햄버거가 더 맛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모래시계의 중간 부분에 있는 시장들의 급격한 집중은 한 손에 꼽을 정도의 다국적 기업들만 수익을 높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농민이여, 몸집을 불린다고 예전만큼 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농장이 농업 보조금의 수혜자라는 오해가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세금이 누구의 주머니에 들어가는지 알게 되면 충격을 받는다. 또 그 주머니의 양은 얼마나 지대한지!
최고의 수혜자들 가운데 독립 농장은 하나도 없다. 보조금의 80퍼센트는 큰 규모의 산업 식품 가공 산업과 자선 단체에 들어간다.
#적정 가격의 식품 체계를 만들려면
저가 식품은 가격 적정성을 이룰 수 없다. 근본적으로 사회에 많은 비용을 떠안기는 구조를 타고났기 때문이다.
녹색 혁명에서 무지개색 혁명으로. 녹색 혁명으로부터 얻은 이익은 고루 분배되지 않는다.
소농의 효율성. 저가 식품이 추구하는 효율성은 상대적 효율성.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적 효율성이다.
소농을 낙후되고 비생산적이라고 여기지 않고, 대농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따라서 생산적이라 볼 수 있다.
농장 크기와 생산성 사이의 반비례 관계는 소농들이 농지와 용수, 생물 다양성, 기타 농업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기인했다. 혼작은 잡초, 해충, 질병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물과 빛, 양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소농의 효율성은, 특히 산업형 농장에 대한 막대한 자본 지출과 비교할 때, 놀랄 만큼 낮은 수준의 투자로 달성할 수 있다.
선택권이 없다면 선택이 아니다. 대부분의 농민에게 선택은 이미 내려져 있는 상태다. 모래시계의 허리 부분이 좁아지면서, 농민이 생산할 수 있는 작물의 선택지 또한 좁아진다.(시장 접근성 제한)
우리는 식품의 여러 가지 비용을 사회화함으로써 저가 식품을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반면, 저가 식품이 실제 비용을 더 정확히 반영하도록 가격을 매긴다면 분명히 저가 식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이다.
모든 비용을 집계할 때, 저가 식품은 재정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무책임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저가 식품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