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에세이.
어느새 조잡한 자아도취적 분위기를 벗어나더니, 갈수록 내가 겪은 일이나 본 것에 대해 단순한 묘사가 되어갔다.
물론 그는 마땅히 자신의 기질을 다스려야 하고, 미성숙한 단계에 고착되거나 비뚤어진 심기에 매몰되는 경우를 피해야 한다.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
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등등의 욕구. 작가는 이 부류에 속한다. 나는 진지한 작가들이 대체로 언론인에 비해 돈에는 관심이 적어도 더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2. 미학적 열정.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두려는 욕구
4. 정치적 목적.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한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정치적 글쓰기)
1936년부터 내가 쓴 심각한 작품은 어느 한 줄이든 직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맞서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것들이다. 우리 시대 같은 때에 그런 주제를 피해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내가 보기엔 난센스다.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
나의 출발점은 언제나 당파성을, 곧 불의를 감지하는 데서부터다…정신이 멀쩡한 한, 나는 계속해서 산문 형식에 애착을 가질 것이고,…
분노하지 않았다면 나는 책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고한 사람들. 그 사실에 분노하지 않았다면 나는 책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정치적 글쓰기)
이런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다시 제기된다…『동물농장』은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하나로 융합해보려고 한 최초의 책이었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내 작업들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 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되어 있던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