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것은 던져버릴 것. 단지 꼭 필요한 물건만 실어 생활의 보트를 가볍게 할 것. 간소한 가정, 소박한 즐거움, 한두명의 친한 친구,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고양이 한 마리와 개 한 마리, 즐겨 피우는 파이프 딤배 하나 혹은 두개, 필요한 만큼의 옷과 식료품, 그리고 필요한 것보다 약간 더 많은 양의 술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제롬 K. 제롬의 ‘보트위의 세 남자’에서
건축가가 아닌 자연인으로서 ‘집이란 무엇인가?’란 물음을 통해 집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는 [집을 생각한다]를 읽다보니 자연스레 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또한 아름다운 ‘나의 집’들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들려주는 [행복한 집구경]을 통해 그 물음에 대한 답들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원룸구조물의 걸작 The Philip Johnson Glass House 1949
건축가는 원룸으로 기억된다
주택형태로서의 마지노선이자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원룸속에는 건축가의 집을 바라보는 시각이 적나라하게 들어난다. 그리고 소설속의 짤막한 대목과 스스로를 ‘원룸구조지향 건축가’라고하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 담긴 집에 대한 생각은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좁은 영토와 높은 인구밀도로 일본에서도 집이란 존재가 삶보다는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호화로운 대저택보다 단아하고 아름다움을 지닌 집의 ‘가치’에 대한 생각이 간소하지만 아름다운 집의 모습들과 함께 정겹게 다가온다.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
특히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의 주택문화에서 잊혀져가는 전통주택문화의 가치를 돌이켜보게 해준다. 거슬리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통한 주변환경과의 조화와 함께 집안 곳곳에 베어나는 삶의 지혜와 여유로움을 통해 집안 안팎으로 멋스럽고 아름다운 집이 바로 전통가옥들이다. 또한 어두운 다락방, 처마밑 공간, 마당으로 이어지는 마루 등 집안의 공간들 하나하나가 저마다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공간들이 모여진 살아있는 집이지만 차가운 콘크리트로 획일적으로 지어진 아파트에서는 아무리 넓고 큰 집이라도 편안히 쉴 공간을 찾기가 더 어렵다.
집은 사람이다
아파트로 대변할 수 있는 주거문화속에서 집이란 함께 살아간다기보다는 잠시 기거한다는 개념이 더 어울린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건축의 관점에서 비용에 관계없이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생각을 바꾸어 나와 함께 살아갈 공간으로서 집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 바로 그런 집이 우리가 살아야 할 집이고, 건물이 아닌 사람이 살 집을 짓는 건축가의 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나의 집’ 이야기이다. 사람사는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사는 집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행복한 집구경 | 집을 생각한다”에 대한 2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