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362쪽.

豊而不餘一言 (풍이불여일언) 풍부하되 한마디 군더더기가 없고,
約而不失一辭 (약이부실일사) 축약했으되 한마디 놓친 게 없다.

27 잡초공적비. 태초에 이 땅에 주인으로 태어나 잡초라는 이름으로 짓밟히고, 뽑혀도 그 질긴 생명력으로 생채기 난 흙을 품고 보듬어 생명에 터전을 치유하는 위대함을 기리고자 이 비를 세우다…잡초는 지구의 살갗이다.

46 정직한 관객. 예술은 사기다!…. 현대미술의 추세가 설치 작업으로 기울어가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본래 예술이란 언제나 현실에 기초한 작가적 상상력의 소산이었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현실이 오히려 작가적 상상력을 앞질러버리는 것이다…그것은 컴퓨터의 발달에 따른 표현 기법의 무진장한 변화와 확대 따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페르시아만에서 기름을 뒤집어쓴 바닷갈매기나 프랑스의 수중 핵실험 때 나타난 남태평양의 해일 같은 시각적 이미지는 예술적 행위로는 따라잡기 힘든 강렬한 그 무엇이 있다.

50 통문관 옛 주인, 이겸로 선생…그런 인사동이 88서울올림픽 때 ‘전통문화의 거리’로 지정되어 꽹과리 치고 떡판 두드리는 거리축제를 벌이면서 젊은이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넘치기 시작했다…하루 10만 명에 이르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인사동 바깥사람’들이 들어오면서 값싼 호떡 장사가 판을 치고 관광객들이 모여들면서 중국제 기념품 가게가 점포를 차지했다…거리의 질이 달라지자 기존 화랑들은 다 인사동을 떠났고 오직 고미술상과 민예품 가게들이 전통거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고 찾는 이 없는 고서점들이 모두 문을 닫은 지는 오래다. 그러나 고서점 거리일 때가 진짜 인사동이었다.

64 “너, 답사기에 오늘 어머니가 하긴 얘기를 꼭 글로 써라. 옛날 어머니들이 어떻게 사셨는지 우리 아이들도 알게 하게.”
117 외워서 익힐 것은 어려서부터 해야 한다. 26세가 넘으면 외우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그러디 않으면 나처럼 ‘그놈의’ 한문 공부 때문에 평생을 학생으로 살게 된다. 한자 교육은 요즘 말하는 인문학의 기초 체력을 기르는 필수과목인 것이다.
147 인인유책…사람마다 책임이 있다…내가 중국을 답사하면서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도 공칠과삼, 구동존이 같은 마음 자세이다. 특히 그들이 입에 붙이고 사는 ‘인인유책’, 즉 ‘사람마다 책임 있다’은 표어는 차라리 감동적이다.
162 조천일우 차즉국보…일본의 장인정신은 모든 제품에서 디테일이 아주 강하다는 미덕을 낳았다…일본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자 성공의 비결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이라니컬하게도 이것이 IT시대에 일본이 발전하는 것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들 한다. 아날로그에 익숙하여 신용카드보다 현금 사용을 선호하고 인터넷 소통이 우리처럼 원활하고 신속하지 못한 데 있는 것이다.(아날로그…인간적인 것들???)
193 오유. 바람처럼 떠나간 민중미술의 전설…미술이 어떻게 언어의 기능을 회복하는가 하는 것이 오랜 나의 숙제였다. 따라서 미술사에서, 수많은 미술운동들 속에서 이런 해답을 얻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나는 말 없는 벙어리가 되었다.
208 김지하는 스스로 말하기를 “동학은 내 실천의 눈동자요, 불교는 내 인식의 망막이다”라고 하였다.
255 신영복. 옛사람이 말하기를 명문이란 “가득 담았지만 군더더기가 없고, 축약했지만 빠진 것이 없는 글”이라 했는데 선생님의 글이야말로 그러했다.
289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3부작에는 김민기의 삶 중 아주 중요한 한 부분이 빠져 있었다. 그것은 1989년에 설립한 ‘한살림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약칭 ‘한살림’의 초대 사무국장을 맡은 일이다…무위당 장일순 선생과 김지하 시인에 대한 무한한 존경에서 나온 봉사이기도 했다. 김민기는 정말로 장일순 선생을 스승으로 모셨고 외로울 때나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어질 때면 원주로 갔었다.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글을 쓸 때는 독자를 가르치려들지 말고, 독자에게 호소해야 한다…독자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
안녕하세요 원희님! 전 블루노이즈 사이트에 있던 사라진 영상들을 찾고 있는 한 학생입니다 ^-^
2년정도의 시간 동안 저는 블루노이즈에서 사라진 영상들을 찾아 해매였는데요
사이트에 일부 영상들은 남아 있지만 제가 찾는 밴드들의 영상들은 모두 사라져있네요…
줄리아하트나… 잠이나…
더 이상 볼 방법이 원희님과 직접 연락을 해서라도 볼 수 없을까.. 해서
실례지만 여기까지 찾아와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이렇게 까지 영상을 찾는 이유는.. 요즘 대중들과 창작을 하는 분들께 옛날 인디밴드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많이 노출 시켜서 현세대의 분들께 좋은 영향을 주고싶어서 입니다..
간절히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감사합니다
bluebeigeu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