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30분 중학교 입학식에 앞서 잠시 들른 면사무소. 담당공무원에게 며칠 전 알게 된 인구증가시책 지원금 지급 신청 문의와 함께 관련 사항을 전입신고시에 미리 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 가벼운(!) 민원제기를 하자, 돌아오는 뜻밖의 대답?
“저희는 잘 하고 있는데요!”
단지 담당자가 바뀌면서 전에는 홍보가 잘 안되었던 것 같지만 이렇게라도 알게 되었으니 잘 된 것 아니냐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온다. 앞으로는 전입신고시에 홍보사항으로 잘 알려주란 민원에 동문서답이 따로 없다. 농촌 지역의 과소화 해결을 위한 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인구증가시책이 ‘정책 따로 행정 따로’인 셈. 담당 공무원들의 현장 행정업무에선 뒷전이 아닌가 싶다.
씁쓸한 마음을 뒤로 하고 기쁜 마음으로 찾은 화북중학교 입학식장. 좁은 강당을 재학생과 입학생, 그리고 학부모로 채우기에도 부족해 보인다.
3학년 3명, 2학년 4명, 1학년 입학생 9명! 전교생 16명으로 15명 이하 분교 격하 위기를 넘어선지라 작지만 모두가 여유로운 마음으로 입학식을 맞이한다. 재학생들의 신나는 댄스 공연으로 환영식이 끝나자 이어지는 순서.
초등학교 졸업식의 장학금 수여식이 입학식으로 또다시 한참을 이어진다.
반가운 선후배들의 조촐한 인사와 함께 입학식을 마치고 이어지는 학부모 총회와 함께 점심식사까지 입학식 행사를 즐겁게 끝마치려다 뜻밖의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분교 격하를 막기 위해 통학거리가 먼 분교졸업생들을 유치했던 조건 중 하나인 통학차량지원에 문제가 발생. 분교졸업생 학부모들이 약속했던 ‘안전한’ 학교통학차량 지원이 어렵다면 가까운 중학교로 다시 갈 수 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한다. 식사자리가 갑작스레 학부모들의 불만이 토로장으로 변한다. 한참동안 학부모와 교장선생님과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만 이어지다 급기야 교장실로 이동.
교장선생님이 회의록까지 뒤져보다 결국은 2015년 8월 ‘학교통학차량운행관련법규(?)’로 학부모들의 불만이 한순간에 해결된다. 중학교 입학생들이 초등학교 통학차량을 이용하더라도 안전사고 등에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자 분교졸업생 학부모들의 불안이 일순간 해결된다.
새로 부임하신 교장선생님과 교직원들이 대부분이다보니 신입생 입학전까지의 분교격하위기 상황에 대한 이해부족의 결과일 수도 있을 듯 싶지만, 결국 실무행정상의 사소한 이해부족이 작은 소동으로 이어진 셈이다.
정책 따로 행정 따로가 아니라 말과 행동이 하나가 되듯, 정책과 행정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좋은 지역, 좋은 학교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집에 돌아오자 ‘개학식’도 축하해 달라는 해의 투정과 함께 건네 받은 5학년1반 소식지. 여전히 아름다운 작은학교의 모습을 지켜가는 화북초등학교의 모습이 담임선생님이 소식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뜻밖의 소식지에 갑작스러웠던 입학 소동의 짧은 여운도 말끔히 씻겨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