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가랑비로 오는듯 마는듯 한 아침산책길.

오랜만에 오롯이 걸음걸음으로 오송폭포까지 올라가본다.

길가 개울가 수양버들가지에 봄꽃처럼 피어난 하얀봄강아지들이 꼬리를 살랑살랑 반겨준다.
곧이어 물까치들이 개울가 나무로 날아들더니,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음걸음 함께 해준다.


앙증맞은 산새들의 아침노래도 여기저기 들려온다. 그리운 청둥오리를 대신한 새로운 산책길 친구들이 반갑기만 하다.
매번 차로 쌩쌩 올라가던 도로가 아닌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되던 옛지름길로 오랜만에 발을 들여놓는다.



바로 위 주차장까지 이어진 도로가 사람들의 발길을 대신하다보니 이젠 한적한 오솔길로 변한 지름길 속엔 여전히 아름다운 비경이 숨어 있다.


어릴적 작은 산속 마을이었던 시어동도 이젠 아득한 기억 저편의 마을이 되어버린 듯하다.


자동차로 쌩쌩 달려 ‘빨리’ 가다보니, 가까이에서도 눈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는 것 같다.


이젠 느릿느릿 천천히 발길을 옮겨가며 하나둘씩 다시 잘 찾아서 담아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