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나무. 라인하르트 오스테로트. p169
먼저 나무를 한 번 만져 보자
세상의 모든 것은 원래 나무로 이루어졌다. 나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제 막 나무에 관한 책을 쓰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많은 건축가들과 기술자들은 나무가 미래의 물질이 될 거라고 말한다? 콘크리트와 철을 생산하려면 아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반면 나무는 계속해서 자라나는 원료이다
나무와 첨단 기술을 융합한 이른바 저 에너지 하우스나 패시브 하우스도 있다. 이러한 집은 지붕에 설치한 태양열 판을 이용해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모두, 거의 다 조달한다…알프스 고원의 오두막이든 깊은 계속의 오두막이든 나무는 집 안의 열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밖으로도 따뜻한 온기를 발산한다.
도토리. 참나무 한 그루가 일생 동안 떨어뜨리는 도토리는 수백만 개에 달한다. 하지만 개중 새로운 참나무로 자라는 경우는 매우 적다. 거의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다름없어서 그 확률은 대략 1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
나무는 놀라운 식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무는 하나의 줄기를 형성해 해마다 해를 향해 무럭무럭 자란다. 다른 식물이 땅과 가까운 곳에 머물면서 가을과 겨울에 시들어 죽었다가 다시 피어나는 것을 반복한다면, 나무는 굵은 줄기를 위로 뻗으면서 계속 자란다.
수염뿌리가 수분을 흡수하면, 그때부터 나무의 물리적 운동이 시작. 뿌리와 줄기, 가지를 거쳐 잎에 이르기까지 미세한 관을 통해 물과 양분이 이동. 햇빛이 나뭇잎을 비추면 잎에 있던 물이 증발해 공기중으로 달아난다. 햋빛은 나무 전체를 지나 물과 함께 그 속에 용해된 양분을 뿌리에서 나뭇잎까지 끌어당기는 강력한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순전히 태양 에너지의 힘만으로 나무 꼭대기까지 양분이 운반되는 것이다.
잎은 나무의 화학 실험실. 잎에서는 물만 증발되는 것이 아니다. 엽록소 광합성
부름켜. 줄기 부위 중에서 가장 가늘고 가장 상처 입기 쉬운 부름켜. 성장 과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부름켜는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졌으며. 이 세포들은 계속 분할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새포를 형성. 세포 중 일부는 밖으로 나가 나무의 속껍질 층을 이룬다. 겉껍질 바로 안쪽에 있는 부분.
나무는 껑충한 키에 비해 밑둥이 결코 굵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웬만한 폭풍우에도 끄떡 않는 놀라운 안정성을 보여준다.
줄기 가운데의 심재. 활동이 멎은 세포들은 전보다 더 단단해지고, 건조해지고, 무거워지고, 내구성이 강해진다. 많은 나무의 심재 부분은 수분이 계속 흐르는 바깥쪽보다 훨씬 짙은 색을 띤다. 옅은 색을 띤 바깥 부분은 변재. 나무 중에 심재를 형성하지 않고 변재만 있는 나무가 있는데, 이를 변재 나무라고 한다. 자작나무, 오리나무, 서어나무, 산악단풍나무 등, 반면에 참나무는 심재와 변재가 모두 형성되는 심재 나무. 호두나무, 소나무, 낙엽송, 벚나무 등이 심재 나무에 속한다
목조각에서 가장 사랑받는 재료는 피나무. 매끄러운 광택이 나고, 부드럽고, 촘촘하고, 미세한 구멍이 있고, 가공하기 쉽다
나무를 썩게 만드는 대표적인 균류 갈색부후균은 건물의 들보나 마룻바닥, 벽의 널빤지에 침범에 안전을 위협한다. 단단한 참나무 조차 갈색부후균의 침범을 일단 받으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나무의 나이테를 읽는다.
수목연대학자? 나무의 나이테를 읽는다! 나이테 학자들은 그렇게까지 정확한 사실을 알아낼 수 있고, 마치 책을 읽듯이 나무를 파악할 수 있다.
프리드쇼프 난센의 프람 호. 최고의 목재로 만들어진 기적 같은 배? 바다가 아닌 얼음을 타고 표류하는 북극해 탐험. 움직이는 저 에너지 하우스난 다름없어서 당시의 기술이 허용하는 모든 규정에 따라 단열재가 사용되었다. 당시의 첨단 기술을 이용해 나무로 건조한 프람 호는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하게 추운 지역을 탐험했다. (남극 탐험, 인류 최초로 남극점 도달) 아문센은 1910년 난센에게서 그 유명한 프람 호를 빌렸다.
스트라디바리의 바이올린. 자신의 악기 제작 비법을 무덤까지 가져갔다
열대우림은 지구의 허파? 식물의 잎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막대한 양의 물을 증발시킨다. 숲 위로 순식간에 새로운 안개와 무거운 구름이 형성되어 다시 비를 뿌릴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또한 바다에서 다가오는 구름도 계속해서 새로운 비를 뿌린다. 거대한 녹색 지대는 물과 온도를 조절하는대규모 장치이다.
우리는 우리의 숲을 이용하고 언제나 새롭게 조성해야 한다. 건강하게 자란 젊은 나무로 이루어진 숲만이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니 말이다. 나무를 아끼기 위해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나무 길(잘못된 길)에 서 있는 것. 그런 생각은 한때 꽤 많이 퍼져 있었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우리는 숲과 나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기록-시간을 측정하고 기후를 나타내는 나이테
나이테 연구가들은 다른 고고학자와 역사학자에게 발굴된 유물의 확실한 시기뿐만 아니라 또 다른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과거를 살펴보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비교적 최근에 탄생한 학문인 기후학에서는 고고학자들이 발견하고 연구한 많은 내용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고고학자와 고대 연구가가 지난 시대의 인간이 살아온 터전의 발전 과정을 묻고 연구한다면, 기후학자는 현재와 미래의 인간이 살아갈 생활공간의 발전에 관심을 기울인다. 두 학문의 공통정은 아주 긴 시간을 연구 대상을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 연구에서는 과거 연구가 중요한 토대를 이룬다. 과거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낼수록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전망을 확실하게 세울 수 있기 때문.
빙하기 이후의 대기 변화와 풍경의 발전은 나무 속에 저장된 정보에서 읽어낼 수 있다.
#목공을 시작하고 싶다면 어떻게 시작해야할까?
읽는 것은 이것으로 충분할테니 이제 직접 만들어 보자!
나무로 작업하는 사람은 나무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초보자라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나무는 호의적인 재료라서 실수를 용서해 준다. 그래서 나무에 대해 약간의 감각만 있으면 많은 것을 저절로 배우게 된다.
나무는 우리 손을 똑똑하게 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