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사람의 미학이 아니라 가난할 줄 아는 이들의 미학이라는 뜻입니다. 돈이 있다고 마음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절제하고 검박할 줄 아는 사람들을 지칭하죠. 집을 지을 때로 남보다 작은 집을 짓고, 남하고 나눌 수 있는 집을 지으라고 하는 게 빈자의 미학이에요. 저는 건축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건축물의 공공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개인이 자비를 들여 자신의 집을 짓는다 하더라도, 건축주는 건축물에 대한 사용할 권리만 있을뿐 건축물 자체의 소유권은 사회와 시민에게 있다고 봐요.
빈자의 미학은 한국의 달동네들을 답사하면서 구체화한 생각이다. 달동네란 달동네를 모두 보러 다니면서 건축의 지혜를 발견했다. 가난하니까 작고, 나눌 수밖에 없으며, 골목길이 마당이 되고 놀이터가 되고 창고가 되는 빈자들의 공동체. 그곳에서 승효상의 건축이 시작된다.

“빈자의 미학 | 건축가 승효상”에 대한 3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