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신영복. p515
고전에 대한 관점이 중요하다!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 마찬가지로 고전 독법 역시 과거의 재조명이 생명이다
당대 사회의 당면과제에 대한 문제의식, 과거의 재조명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관점으로
현대 자본주의가 쌓아가고 있는 모순과 위기 구조는 근본 담론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바쁠수록 돌아가라? 길을 잘못 든 사람이 걸음을 재촉하는 법이기 때문
우리의 의식을 지배해온 근대화와 서구 문화? 우리 것에 대한 최소한의 자부심마저 허락하지 않는 불행한 문화!
동양고전의 관심? 나의 사고와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식민지 의식을 반성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나의 동양고전에 대한 관심은 이처럼 감옥에서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로 시작되었으며 또 교도소의 현실적 제약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동양고전은 오래된 미래? 전승과 해독에 있어서 세계 유일의 문헌(해독되지 않는 피라미드 문자 vs 한자, 몇 천년 전의 기록이 마치 며칠 전 띄운 편지처럼 읽혀지고 있는 유일한 문명)
정작 중요한 것은 관점, 고전에 대한 관점이 중요, 과거를 재조명하고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것
‘존재론으로부터 관계론으로’ 학술논문
유럽 근대사의 구성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
오래된 미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다?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담긴 모순어법(oxymoron)
미래로 가는 길은 오히려 오래된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 자연과의 조화와 공동체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라다크의 오래된 삶의 방식에서 비로 오염과 낭비가 없는 비산업주의적 사회 발전의 길을 생각하라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 차이보다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정한 공존은 차이가 있든 없든 상관없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존이 필요한 것(차별화는 본질을 왜곡하게 마련, 특히 그 점을 경계해야 한다)
서양문명은 유럽 고대의 과학 정신과 기독교의 결합(과학과 종교 두 개의 축, 과학은 진리를, 기독교 신앙은 선을 추구)
서양 문명의 결정적 결함? 과학과 종교는 서로 모순된 구조! 과학은 비종교적이며 종교는 비과학적이다!
동양의 역사에는 과학과 종교의 모순이 없으며 동양 사회의 도덕적 구조는 기본적으로 인문주의적 가치가 중심,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관계 등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문주의적인 가치들로 채워져있다(동양적 구성원리는 인문주의)
서양의 ‘철학philosophy’은 지혜에 대한 사랑, 동양의 ‘도’는 글자 그대로 길.
길은 삶의 가운데 있고 여러 사람들이 밟아서 다져진 통로, 도란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 일상의 경험의 축적
서양의 진리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임에 반하여 동양의 도는 글자 그대로 길, 도는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있는 것, 동양의 사고는 삶의 결과를 간추리고 정리한 경험과학적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점에서 동양 사상이 윤리적 수준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수 있지만 반면에 비종교적이며 과학과의 모순이 없다
***자연이 최고의 질서입니다
자연, 스스로 그러한 것(self-so), 관계들의 총화! 유한한 공간과 무한한 시간의 통일체로서 최대의 개념을 구성
과잉생산과 과잉축적의 문제는 바로 생성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 근대사회의 신념 체제인 자본주의의 성장논리는 물론이고, 더욱 거슬러 올라가서 서구의 인본주의 자체가 반자연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인간관계입니다
동양사상의 조화의 균형? 유가와 도가의 견제
#2 오래된 시와 언
미래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식민지 의식의 전형입니다.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곳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입니다.
상품미학의 허위의식으로부터 삶의 진정성으로
카피는 허구, 사이버 세계 역시 허상! 이처럼 여러분의 감수성을 사로잡고 있는 오늘날의 문화는 본질에 있어서 허구입니다!
불편함은 정신을 깨어 있게 합니다(즐거운 불편!)
서경의 무일편, 군자는 무일(편하지 않음)에 처해야 한다
무일사상은 생산 노동과 일하는 사람의 고통을 체험하고 그 어려움을 깨닫기를 요구하는 것
생산하는 사람을 업신여기고 소비하는 사람을 우러러보는 우리들의 사고는 과연 어디서 연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한 개인의 정체성이 그 사람의 고뇌와 무관한 소비 행위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지를 반성하는 관점에서 재조명되길
#3 ‘주역’의 관계론
집집마다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그릇, 손 때 묻은 오래된 그릇, 수천 년 수만 년에 걸친 경험의 누적이 만들어 낸 틀
주역은 춘추전국 시대의 산물, 춘추전국시대 550년은 기존의 모든 가치가 무너지고 모든 국가들은 부국강병이라는 유일한 국정 목표를 위하여 사활을 건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신자유주의(!) 시기였습니다. 기존의 가치가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가 수립되기 이전의 혼란한 상황.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학실할수록 진리에 대한 탐구가 절실해지는 것, 근본적 담론이 가장 왕성하게 전개된 시기, 한마디로 ‘주역’은 변화에 대한 법칙적 인식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의 시대적 산물!
득위의 비결? ‘70%의 자리’!
어울리는 자리?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기보다 조금 모자라는 자리에 앉아야 한다. 집터보다 집이 크면서 그 터의 기가 건물에 눌린다(고층건물을 지기를 받지 못하는 건축, 집이 사람보다 크면 사람이 집에 눌립니다. 그 사람의 됨됨이보다 조금 작은 듯한 집이 좋다고 하지요)
일상생활의 도처에서 만나는 주역 사상? 집이 좋은 것보다 이웃이 좋은 것이 훨씬 큰 복이라고 하지요!
되돌아오지 않는 과거는 없다. 이것은 천지의 법칙이다.
속도와 효율성, 이것은 자연의 원리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자본의 논리일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도로의 속성을 반성하고 ‘길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제와 겸손은 관계론의 최고 형태
우리의 삶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조직한 ‘관계망’에 지나지 않습니다
#4 논어, 인간관계론의 보고
‘미래’에 대한 잘못된 관념? 변화는 미래로부터 온다? 강물이 흘러가는 방향은 반대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과거로부터 흘러와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향하는 것!
군자불기, 그릇이 되지 말라?
전문성은 대체로 노예 신분에게 요구되는 직업윤리, 오늘날 요구되고 있는 전문성은 오로지 노동생산성과 관련된 자본의 논리, 결코 인간의 논리가 못되는 것리지요!
따라서 논어의 이 구절을 신자유주의적 자본 논리의 비인간적 성격을 드러내는 구절로 읽는 것이 바로 오늘의 독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화동론, 군자는 자기와 타자의 차이를 인정, 소인은 타자를 용납하지 않고 지배하고 흡수하여 동화한다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낯선 거리의 임자 없는 시체가 되지 마라
참된 지는 사람을 아는 것!(책을 읽기보다 사람을 읽어라!)
모든 사람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5 맹자의 의
여민동락, 여럿이 함께 하는 즐거움, 현자는 여민동락하는 사람
‘차마 있을 수 없는 일’이 버젓이 자행되는 이유? ‘만남의 부재’, 만남이 없는 사회에 ‘불인인지심’이 있을 이 없지요. 식품 유해 색소, 생산자가 소비자를 만나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얼굴 없는 생산자와 얼굴 없는 소비자로 이루어진 구조입니다. 당구공과 당구공의 만담처럼 한 점에서, 그것도 한 순간에 끝나는 만남이지요. 만남이 없고, 관계가 없다. 관계가 없기 때문에 서로 배려할 필요가 없다. 2차 대전 이후 전쟁이 더욱 잔혹해진 까닭이 바로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대량 살상이 가능한 첨단 무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나는 우리 사회의 가장 절망적인 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황폐화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라는 것은 그 뼈대가 인간관계입니다. 그 인간관계의 지속적 질서가 바로 사회의 본질이지요.
부모가 직접 자신의 일면을 자식에게 보여주는 것은 그 교육적 효과는 차치하고라도 참된 스승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6 노자의 도와 자연
진정한 연대란 ‘노자의 물’, 하방연대입니다? 낮은 곳으로, 진보적인 역량이 덜 진보적인 역량과 연대하는 것, 덜 진보적인 역량은 더 내놓을 것이 없기 때문
노자의 정치론
오직 농부만이 일찍 도를 따른다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귀하게 어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네팔의 좌판, 헐값의 수공예품! 외환제도나 시장가격이란 고도의 수탈 메커니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자본주의 경제학의 공리? ‘소비가 미덕’
자본주의 경제는 당연히 욕망 그 자체를 양산해내는 체제, 상품 이외의 서통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상품화된 거대한 시장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무리하게 하려는 자는 실패하게 마련이며 잡으러 하는 자는 잃어버린다는 것이 노자의 철학(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무지,무욕,무위)
무위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방법론, 실천의 방식, 궁극의 목표는 ‘난세의 극복’, 혼란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 은둔과 피세가 아닌 세계에 대한 적극적 의지의 표명(무위는 무행이 아니다)
노자의 철학은 ‘물의 철학’
만물을 이롭게 한다/다투지 않는다/가장 낮은 곳에 처한다(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은 지배자들이 세금을 많이 걷어 먹기 때문
진정한 연대란 다름 아닌 ‘노자의 물’, 하방 연대, 낮은 곳으로 지향하는 연대
과학적 방법이란 싸우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오류가 없는 것! (오직 다투지 않음으로써 허물이 없다)
‘비어 있음(무)’으로 인해 방으로서의 쓰임이 생긴다. 유가 이로운 것은 무가 용이 되기 때문이다!
있음의 배후를 간과하지 마라. 숨어 있는 구조를 드러내는 것, 유의 배후로서의 무를 드러내는 것
우리가 목격하는 모든 현상의 숨겨진 구조를 주목해야 한다. 한 개의,상품이 있음(유) 즉 그 효용에 주목하기보다는 그것을 만들어내는 노동을 생각하는 화두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소유없이 살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스님의 무소유는 사찰 종단의 거대한 소유 구조 위에서 가능한 것이지요. 그 자체가 역설입니다! 무소유가 가능한 것은 소유가 용이 되기 때문이지요. 노자의 역설입니다. 무소유의 무의 가치를 예찬하기보다는 차라리 우리 사회가 숨기고 있는 보이지 않는 무, 숨겨진 억압 구조를 드러내는 관점에서 이 장을 읽어주기를 바랍니다!
“진보란 단순화이다”-간디
노자의 이상국가론? 소국과민
#7 장자의 소요
우물안 개구리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메뚜기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장자’ 독법? 나 자신도 우물 속에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하는 것!
기계의 부정? 기계로 말미암은 인간의 비인간화! 기계와 효율성에 대한 반성
책은 옛사람의 찌꺼지입니다
목수의 일은 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낄 뿐, 말로 전할 수 없다!
나비 꿈
#8 묵자의 겸애와 반전 평화
중국 사상사에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최초의 좌파 조직
사회의 혼란은 모두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
겸치별란-겸애하면 평화롭고 차별하면 어지러워진다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라(거울에 비추지 말라)? 사람에게 비추라!
“절용이 미덕이다”
소용없는 물건의 생산! 중요한 것은 어느 경우는 사람들이 소용은 기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의 소용을 위한 것이기보다는 최대한 이윤을 얻기 위한 자본 운동의 일환일 뿐!
#9 순자, 유가와 법가의 사이
제자백가의 공리공담? 현실을 보기보다는 그 현실을 본뜬 책을 더 신뢰하는 사회
불교 사상은 관계론의 보고, 연기론은 그 자체가 관계론입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무한 시간과 무한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는 드넓은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는 순간, 이 세상의 모근 사물은 저마다 찬란한 꽃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우민화의 최고 수준? 상품 문화의 실상을 직시하는 것에서 비판정신을 키워야 한다!
비판적 성찰이 새로운 문명에 대한 모색의 출발점!
동양고전의 독법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의 이해보다 성찰적 관점의 확립, 그러한 관점을 얻었다면 마치 강을 건넌 사람이 배를 버리듯이 고전의 모든 언술을 버려도 상관없다. 고전 장구의 국소적 의미에 갇히지 않고 그러한 관점을 유연하게 구사하여 새로운 인식을 길러내는 창신의 장이 시작되는 지점에 서는 것이기 때문. 그것은 오늘의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며, 동시에 내일의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다
창의적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로움, 갇히지 않고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개념과 논리가 아닌 ‘가슴’의 이야기와, 이성이 아닌 감성의 이야기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가슴이 두 손
그 사람의 생각을 결정하는 것은 머리가 아닌 가슴! 이성보다 감성을, 논리보다 관계를 우위에 두라
사상은 감성의 차원에서 모색되어야/사상은 실천된 것만이 자기의 것(사상의 존재 형식은 담론이 아니라 실천)
상상력은 작은 것은 작은 것으로 보지 않은 것? 작은 것은 큰 것이 단지 작게 나타난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상상력! 그것이 바로 시서화의 정신이다
‘그림’은 ‘그리워함’입니다
그리움이 있어야 그릴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린다는 것은 그림의 대상과 그리는 사람이 일체가 되는 행위입니다. 대단히 역동적인 관계성의 표현입니다. 나아가 그림은 우리 사회가 그리워하는 것, 우리 시대가 그리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식목자 곽탁타의 비법?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 가고 난 다음에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된다!(무위자연, 자연농법의 원리)

“신영복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 오래된 미래”에 대한 5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