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가 눈부시게 진보함에도 불구하고 빈곤이 해소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경제불황이 닥치는 이유는 토지사유에 따른 불로소득이 지주에게 귀속되기 때문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지대를 완전 징수하여 최우선적 수입으로 하는 토지가치세제(land value taxation)를 실시해야 한다.”
지대를 모두 조세로 징수하자!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의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제법 두툼한 두께와 무게감에 대한 한 줄 요약이다. 눈부신 물질적 진보의 뒷편에 빈곤이 항상 함께 하는 진보의 아이러니에 대한 이유는 바로 토지, 땅이다. 또한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단 얘기다. 하지만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모든 독자가 스스로 검증할 수 있고 일상적으로 겪고 일상적으로 아는 사실들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경제전문서라기 보단 ‘경제교양서’이다.
토지가치 이외의 대상에 부과하는 모든 조세를 철폐하자. To abolish all taxation save that on land values.
정치경제학
수많은 수식어 가운데 ‘정치’란 용어는 아마도 가장 현실적인 관점을 담고 있는 설명이 아닐까 싶다. 경제는 곧 대중의 삶이자 통치의 문제와 직결된다. 멜서스의 인구론을 비롯한 경제학의 고전들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지배계층을 위로, 안심시켜주며, 특권구조를 옹호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양심의 추궁으로부터 이기심을 변론해줄 수 있기 때문이란 얘기다. ‘무노동 무소득’의 노동자가 아니라 ‘무노동 무임금’의 자본가의 편에서 자본소득을 옹호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는 근면, 지식, 절약의 대가이고 ‘빈곤’은 나태, 무지, 무절제에 대한 벌이란 인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들고 불로소득을 당연한 대가로 인식하게 가르쳐왔다.
“우리는 인도인을 배려하지 않는다. 동방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슬픈 모습은 인도의 농민이다.”-나이팅게일
“지금까지 이룩한 모든 기계의 장면이 인간의 수고를 덜어주었는지 아직은 의문이다.”-존 스튜어트 밀
진보의 법칙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단순한 물질적 진보가 빈곤을 없애줄 것이라는 안이한 믿음을 갖고 있다. 보려고하면 보이는 것이 원리이다. ‘게으른’ 사회통념에 젖어든 낡은 인식을 버리면 볼 수 있는 진보의 원리는 바로 ‘평등속의 어울림‘이다. 평등,정의,자유와 도덕법칙의 존중은 정신력이 쓸 데 없는 싸움에 소모되는 것을 막아준다. 오로지 진보의 동력으로 정신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현대문명의 우월성은 바로 어울림의 신장과 평등의 신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울림의 부족의 궁극적 모습은 전쟁이다.-‘이라크 침공이 아니라 미국인에게 유류세를 부과할 용기가 있는’ 미래를 감당할 수 있는 정치지도자가 미국에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어울림 부족을 초래하여 현대문명을 저주하고 위협하는 부의 불균등한 분배의 원인이 토지사유제에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들려주고 부의 근원이자 노동의 터전인 토지의 사적소유를 공동소유로 바꾸어가는 방법이외에는 어떤 희망도 없음을 명료하게 전해주는 과격하지만 ‘솔직하고 용기있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이 세상의 물자와 권리를 새롭고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이 인간사를 다스리는 사람의 주된 목표가 되어야 한다.”-드 또끄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