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론적 오만과 움베르토 에코의 반서재
흔히 범하는 오류가 바로 아는 것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를 혼돈하는 것이다. 특히 스스로 박식하다 여기는 ‘헛똑똑이’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이는 그 차이를 이해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지식의 한계에 대한 교만을 뜻하는 ‘인식론적 오만’은 이를 말하는 것이다. 지식이 늘어남과 동시에 혼동과 무지, 자만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그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무지함을 깨닫는 것이 ‘인식론적 겸손‘으로 서재에 꽂힌 책들이 아니라 없는 책들이 꼭 봐야할 책들이란 얘기다. 그리고 ‘모든 백조는 희다’는 난공불락의 신념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검은 백조’를 빗대어 지식의 현학적 유혹의 대한 경계심을 일깨워주는 책이 바로 [블랙스완]이다
또다른 지식의 저주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지식인들,특히 경제학자들의 미래에 대한 맹목적 태도는 바로 지식에 대한 자만, 인식론적 오만에서 비롯되며 이로 인해 스스로 편향된 시각을 만들게 되고 결국 엄청난 재앙과 같은 금융시장의 ‘검은 백조’들을 맞이하게 된다.
과거와 미래는 다르다
과거와 미래는 비선형 관계이다. 과거를 통해 미래은 너무 복잡해서 예측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지나친 단순화를 통한 예측을 통해 스스로 미래를 예견한다는 증권 분석가들은 사기꾼이다. 예측과정 자체가 과학을 빗댄 ‘편향’이기에 어리석다는 것이다. 또한 오늘날과 같은 네트워크 사회에서 사소한 예측의 오류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엄청난 결과를 야기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검은 백조가 출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화의 위험이 곳곳에 숨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검은 백조의 영향력이 엄청나기에 우리는 항상 열린 자세로 미래를 맞이하는 것이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것이다.
칠면조의 교훈
추수감사절의 식탁을 기다리는 칠면조는 먹이를 주는 주인에 대한 맹목속에 한순간에 운명이 바뀌어버린다는 걸 미치 깨닫지도 못한다. 바로 예상치 못한 검은 백조가 칠면조에게 나타난 것이다. 칠면조의 세상에 대한 ‘편향’된 시각이 미처 예상치 못한 결과의 원인인 것이다. 하지만 칠면조와 달리 주인의 시각에서는 전혀 다른 얘기다.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아마도 칠면조도 추수감사절 밤에 갇힌 우리를 넘어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검은 백조
컴퓨터,인터넷,레이저와 같이 인류문명의 역사에 등장한 긍정적 ‘검은 백조’들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바로 자가증식성을 통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지는 검은 백조의 중요성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지금 우리에게 나타난 ‘긍정적’ 검은 백조는 바로 며칠전 온 국민을 비통함을 안겨준 영원한 나의 대통령일 것이다. 그리고 ‘칠면조’ 정치인들의 세계에 홀연 나타난 이 시대의 검은 백조로도 말이다.
“블랙 스완 | 지식의 저주”에 대한 3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