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조하는 삶. 한병철. 50-51쪽.
유명한 자연농법 개척자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장자가 가르친 무위를 일관되게 실천한다. 그는 자신의 농사 방법을 “무위농법”이라고 부르며, 근대 농업기술이 부드러운 자연의 법칙을 파괴한다고 확신한다. 그 기술은 해법을 제공하긴 하지만, 그 해법은 그 기술 자신이 야기한 문제들의 해법일 따름이다. 무위농법은 장자의 요리사처럼 이미 자연에 깃들어 있는 가능성들 혹은 힘들을 이용한다. 장자라면, 지혜로운 농부는 밭을 갈지 않는다, 라고 말했을 터이다. 실제로 후쿠오카의 무위농법은 밭 갈기 없이 이루어진다. “[무위농법의] 첫째 원리는 토지를 가공하지 않는 것이다. 즉, 흙을 갈아엎지 않는 것이다. 수백 년 전부터 농부들은 밭 갈기가 농작물 재배에 불가결하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자연농법을 위해서는 경작하지 않기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토지가 토지 자신을 자연적인 방식으로 일군다. 땅속에서 뻗어나가는 식물들의 뿌리와 미생물, 작은 동물, 지렁이의 도움을 받아서 말이다…사람들은 자연에 개입하는데, 그러면서 아무리 애쓰더라도, 그 개입이 유발하는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반면에 토지를 그냥 놔두면, 토지는 자연적인 방식으로, 또 식물 및 동물 생명의 순환과 조화를 이루며 비옥함을 유지한다. 장자의 요리사와 마찬가지로 능숙한 농부는 자신의 일을 벌어지는 대로 놔두기로 간주한다. 그의 기조는 무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