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들이 노래했던
그 어느 아름다운 새해보다도
올해는
움츠린 사람들의 한해가
더욱 아름답도록 하소서
차지한 자와 영화와
그 모든 빛나는 사람들의 메시지보다도
올해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소망이
더욱 열매맺도록 하소서
세계의 모든 강력한 사람들보다도
쇠붙이보다도
올해는
바위 틈에 솟는 풀 한 포기,
나목을 흔드는 바람 한 점,
새 한 마리,
억울하게 사라져가는 한 사람
또 한 사람,
이런 하잘것 없는 얼굴들에게
터져 넘치는 힘을 갖추도록 하소서
죽음을 태어남으로,
속박을 해방으로,
단절을 가슴 뜨거운 만남으로
고치도록 하소서
그리하여 모든 우리들의 한해가 되도록 하소서
역사 속에 그리움 속에
한 점 진하디 진한 언어를 찍는
한 해가 되도록 하소서.
<신년 기원> 이성부

참 사람은 자연히 시인이다. 시란 곧 참이다. 참의 말이 시다. -<들사람 얼> 함석헌, 1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