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육성 회고록.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기획. 725쪽.

김대중은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448 전두환 정권 직선제 개헌 수용시 조건부 대선 불출마…이런 결단은 주변 사람들과 논의하면 안 됩니다. 지도자가 자기 책임하에 판단해서 해야 합니다. 정치지도자가 이런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어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정치적인 실천 등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이것은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도자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
453 먼저 비폭력투쟁에 대해서 말하도록 하지요. 폭력은 그 자체로 정당성도 없고 전력적이지도 못한 방법입니다.
455 춘향이의 한은 이 도령을 만나는 것으로 풀어졌지 변 사또에게 보복하는 것으로 풀어지지 않아요. 흥부의 한은 부자가 되어 배부르게 먹고살 수 있게 되면서 해소되었지 자기를 박대한 놀부에게 보복하는 것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에요. 이렇게 한이란 것은 자신의 고통스러운 현실의 원인을 제거하고 바꾸면서 해결하는 것이지 누구에게 보복하는 것으오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판소리의 내용을 인용해서 설명했던 것입니다.
456 미국은 미국의 국익대로 행동해요.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민주세력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제일 중요해요.
459 민정당. 직선제 개헌 이외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완강히 거부…결국 운동이든 정치든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 이상으로 무엇을 하기는 힘들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됩니다.
475 사회운동과 정치는 역할과 관점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사회운동이 원칙과 당위성을 중시한다면 정치는 그것과 함께 현실적인 면도 중시해야 합니다. 나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조화를 항상 강조했는데, 이때도 그랬습니다.
수십 년간 통치해온 독재정권의 잔재를 그와 같은 방식으로 없앨 수가 없어요. 법과 제도적 개혁 그리고 그에 따른 인식전환 등의 복합적인 방식으로 꾸준히 진행해야만 사회적인 아픔이 치유되고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요구를 거절했던 것입니다….다만, 정치는 현실을 고려해야 합니다….국민들은 다양합니다…이것이 사람 사는 곳의 진짜 모습입니다…내가 정치는 국민의 반보만 앞으로 가야 한다고 한 것도 그런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역사를 길게 보면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93 정당 운영은 사회운동 운영과 다른 면이 많습니다. 현실 정치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야에 있는 운동가들이 독자적으로 정당을 만들어서 현실 정치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497 미스터 지차체..이것은 내 정치적인 전략과 관계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주장은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한 두 번 이야기하고 끝내면 안 돼요. 아주 집요하게 반복해야 합니다…이것은 정치인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600 중요한 개혁은 법률 제정 및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가 뚜렷한 경우에는 굉장히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전략은 우군을 최대한 확보하고 반대파를 약화시켜서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복지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나눔과 연대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고문…내가 주장하는 대중경제의 목적은 복지사회 실현에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그 이후에도 복지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과 쟁점 등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나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논의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612 여야관계의 해법은 외교문제 해법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결국 진심을 갖고 소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635 햇볕정책…나는 6•25 전쟁을 겪으면서 전쟁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뼈에 사무치게 느꼈습니다…인민군에게 붙잡혀서…매일매일 오늘 죽을 수 있다는 공포심을 느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때 너무 먹지를 못해서 굶주림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고통을 겪었습니다…그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경험해본 사람만 알 수 있어요…그래서 나는 전쟁을 막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된 것입니다.

669 평양 방문과 6•15 공동선언. 대통령님께서 평양으로 떠나시기 전에 서울공항에서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분한 머리를 가지고 방문길에 오르고자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남북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이성과 감성, 이상과 현실을 균형있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707 후배 정치인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 “정치지도자는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많은 결단을 해야 합니다. 그가 옳은 결정을 하면 우리 사회에 큰 이득이 되고 잘못된 결정을 하면 큰 불행이 됩니다. 정치지도자들에게 주어진 권력은 위대하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711 훌륭한 정치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우선 필요한 것은 각종 정책에 대한 공부입니다. 공부하는 정치인이 되어야 그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정책개발능력을 강조한 것입니다.
712 원칙을 지키면서 전략적 유연성을 함께 갖추는 것이 쉽지 않지만 훌륭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누구나 말하기 쉬운 원칙, 하지만 누구도 지키기 어려운 원칙들…그 원칙들을 실천한 정치지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