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어엿한 농부님으로 자리잡은 귀향한 고향 친구.

눈이 내려야지 한 해 농사일을 끝마칠 수 있다며, 늦가을에도 여전히 바쁜 농사일로 부지런할 수밖에 없는 농부님입니다.

새로시작한 사과 과수농사로도 한창 바쁜 때이기도 하지만, 맛있는 사과를 이제는 아주 가까이서 구할 수 있어 무엇보다 마음이 든든합니다.

얼마전 너무 싼 값에 건내준 ‘꿀맛’ 감홍사과를 다 먹어가다보니, 수확철을 맞은 부사도 찾아오게 됩니다. 바쁜 일손은 직접 못 거들어주지만 구슬땀 수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맛있는 사과까지 덤으로 먹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직거래로 사과를 얻어갑니다. 다만, 너무나 싼 판매가격이 내심 마음에 걸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손 대신 오가는 길에 다른 동네친구들 주문 배달도 잠깐…

잠깐 배달 마무리하고 맛보는 ’반값‘ 사과의 맛은 반값이 아니라 제값을 받아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봉투 속에 친구 몰래 제값 챙겨주길 참 잘했다 싶네요.

정직은 기본, 너무나 순박한 농부의 마음에 가뜩이나 싼 가격을 된서리로 아삭함이 조금 덜하다고 흠결 아닌 흠결이 있다고 자격지심에 ‘말도 안 되는 반값’에 파니…팔아서 밑지는 장사를 하는 셈입니다.
이미 반값에 내놓았는데, 이제 더 받으면 되겠냐고…요즘은 장삿꾼들의 욕심에 수시로 바뀌는 게 농산물 시장가격이건만…시장경제의 논리보다 사람 마음이 먼저인 농부님의 마음을 소비자들이 알아서 챙겨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우복동‘ 이상향의 꿈을 찾았던 조상님들의 선비정신이 정직하고 순박한 농부의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