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존 러스킨. 217쪽

생명이 곧 진정한 부이다.
경제학자의 주장을 들어보라. “인간의 타인을 향한 애정은 돌발적이고 변덕스러운 인간성의 요소인 반면, 진보에 대한 목마름과 배고픔은 항시적인 요소다. 그러므로 인감서에 가변적인 요소를 제거해 단순히 탐욕을 추구하는 기계로 전제한 뒤, 이 기계가 어떤 노동, 구매, 판매의 법칙을 따를 때 결과적으로 최대의 부를 축적할 수 있는지 조사해 보자…”
하지만 사회 문제에 있어서 가변적인 요소들은 추가된 그 순간부터 연구 대상인 생명체를 본질적으로 바꾸어 놓는다는 면에서 항시적인 요소들과 근본적으로 성질이 다르다. 이 요소들의 작용은 수리적인 대신에 화학적이기에, 기존 사회 조건 안에서 성립했던 우리의 지식을 모두 무효화 시키는 새로운 사회 조건을 조성한다.
난 단지 뼈 없는 인간을 가정한 체조학에 관심이 없듯이 영혼 없는 인간을 가정한 경제학에 관심이 없을 뿐이다.
뼈 없는 인간을 위한 체조학이 추구하는 연역적 추론은 경이롭기까지 하고 그 결론은 참되나, 다만 실제적 적용이 도저히 불가능할 뿐이다…나는 경제학의 이론적 진위를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이 이론이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맞닿는 적용점을 부인할 뿐이다…최근 노동 파업으로 인한 사회 혼란….경제학에서 최우선 과제로 다루지 않으면 안 되는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에 대한 문제가 이 단적인 사례에서 포괄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났다.
37 나는 애정을 통속적인 경제학자들의 계산을 모조리 무효화시키는 통제 밖의 힘으로 해석한다…어느 학자가 이 낯선 변수를 자신의 방정식 계산에 대입하고 싶어 한들, 이 변수는 그의 통제력을 벗어나고 말 것이다.
59 고용주가 자신들의 노동자들을 정당하게 대우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지표는 자신의 친아들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고용 노동자가 되었을 경우 그 아들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 생각해 보고, 자신의 고용 노동자들을 현재 그렇게 대우하고 있는지 엄숙하게 자문해 보는 것이다….자신의 친아들을 대하는 방식으로 모든 노동자들을 동일하게 대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야말로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에 대해 경제학이 안고 있는 숙제를 해결해 줄 진정하고 실제적인 효력이 있는 단 하나의 해답인 것이다…진실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런 견해들이 이해받기 어려운 현실 그 자체뿐이다…현대 경제학의 신념들은 모두 그릇된 전제로부터 출발하고 있기에, 그 연역적 추론은 불합리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매일 진일보하고 있는 국민의 생활에 접목시킬 수 없는 것들뿐이다.
89 “가장 싼 가격에 사고, 가장 비싼 가격에 팔아라”라는 문구에 국민경제의 기본 원리가 요약되어 있고, 또 어느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기본 원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제학만큼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사성을 인류 역사를 통들어 들어 본 적이 없다.
168 앞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교환은 ‘이윤’을 얻는 경제활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윤을 뜻하는 영어 ‘profit’은 ’…에 앞서 만드는 것‘ 혹은 ’…의 부탁으로 만드는 것‘이란 뜻의 라틴어 ’proficio’에서 파생되었는데, 이 뜻을 실현시키는 경제활동은 바로 노동이지 교환이 아니다. 교환을 통해 얻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부여되는ad-와 혜택-vantage으로, 즉 ‘이득advantage’이다…그래서 그들은 노동으로 얻은 곡식과 기구를 맞교환하고 이 교환을 통해 양쪽 모두 형편이 나아지게 된다. 이 교환거래를 통해 양쪽이 얻은 것은 이득이지 이윤은 아니다. 무엇도 새로이 만들어지거나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환가치의의미 #이윤아닌이득 #생명경제학
172 ‘이윤을 남긴’…상대의 결함이 없이는 내가 교환학적으로 이득을 챙기는 것을 불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한쪽의 이득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자동적으로 상대방의 무지와 무능력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그러므로 교환학이란 무지위에 세워진 지식이요, 아둔함위에 세워진 기술이다…따라서 이 학문만은 별스럽게도 암흑의 학문이요, 그렇기에 남의 집 자식이나 다름없다. #교환학 #암흑의학문 #이윤의진실 #경제적교환 #공정한교환 #정보비대칭문제
(*교환? 일상의소소한상호작용들…기분좋은상호작용(상호이득)…행복을만드는교환활동!!)
174 이득. 두 가지 개념으로 사용. 하나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을 때 생기는, 다른 하나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 생기는 이득의 개념이다…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수요 중에 75%는 환상과 이상, 희망과 애착에서 비롯된 낭만적인 것들이다. 즉, 돈지갑을 단속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상상력과 감정을 단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가격의 본질에 제대로 접근한다는 것은 지극히 형이상학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의 문제다. #가격의진실 #필요와수요의차이 #광고의역할
183 그 자체와는 다른 물질을 생산할 때에만 진정한 의미의 자본, 즉 ‘죽은 자본’이 아닌 ‘살아 있는 자본’이다. 자고로 뿌리란 자기와 다른 무언가를 생산할 때, 즉 열매를 맺을 때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증명하는 것이다…그러나 자본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자본은 결국 뿌리 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뿌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자본은 마치 튤립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알뿌리만을 번식하는 알뿌리와 같고, 빵을 만들지 못한 채 밀알만 맺는 밀알과도 같다. 유럽의 경제학은 오늘날까지 알뿌리를 증식하는데, 아니 그보다도 못하게 모아 쌓아 두는 데에만 전력해 왔다. 튤립 꽃은 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상상도 못했다.
189 곡물 창고의 기능이란 곡물이 출하되어 최종적으로 분배될 때까지 임시로 보관하고 중개하는 것뿐이다. 분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 창고에 쌓인 곡물은 곰팡이들의 안식처가 되고 쥐와 해충들의 양식이 될 뿐이다…모든 생산은 ‘궁극적으로’ 입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루어지는 활동이고, 인간의 입이야말로 생산을 평가하는 재판관이다…소비야말로 생산의 꽃이고 또한 국가의 부를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이 된다…경제학자들은 이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기에 높은 이자율과 세율을 옹호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들은 금전적 이득에만 사로잡힌 나머지 국민의 이득은 안중에도 없다….경제학의 최종 목적은….모든 것을 소비하되 고결하게 소비하는 것이다. #소비야말로생산의목적 #윤리적소비
194 생산물은 노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라 유용하게 소비할 수 있는 물건을 뜻한다.
그렇기에 국가가 대답해야 할 질문은 ‘얼마나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잉태해 내는가’이다. 그 이유인즉, 소비야말로 생산의 목적이자 열매이고, 생명이야말로 소비의 목적이자 열매이기 때문이다.(포도재배와 포탄 제조)
214 어떤 종류이든지 사용되고 소비된 물건에는 그만큼 누군가의 생명력이 소비되는 법, 그래서 그 결과로 생명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거나 더 풍성하게 누리게 된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소비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생명을 약화시키거나 살육했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소비가 되는 것임을 늘 명심해 두어야 한다.(포탄과 그릇 만들기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