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 후쿠오카 마사노부. 488쪽

농사는 자연이 짓고, 농부는 그 시중을 든다
“나는 지금 단순히 자연농법의 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더 능률적이고 생산적이 어떤 농법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신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무식한 농사꾼이 흙 속에 파묻혀 살면서 발견한 신과 자연에 대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야기를 감히 하려고 하는 것이다.”
‘분별지’를 통해 보는 자연은 허상의 자연이다. 인간은 녹색 이파리 한 장, 한 줌의 흙조차 영원히 알 수 없다. 인간은 나무와 흙을 참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집적에 의한 인지, 곧 인간의 지식으로 해석한 나무와 흙을 알았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분별지 #자연 #과학이성비판
자기 멋대로 자연을 이용하고, 파괴하고, 복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현대의 불행은 이런 자신의 오만한 행위에 인간이 불안을 느끼거나 반성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아무것도 하지 않는’ 운동…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가 한 그루의 나무와 한 뿌리의 풀의 마음을 알려고 할 때, 인간은 머리로써 자연을 해독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무심, 무욕, 무위, 무책으로써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자연농법…무제한으로 팽창, 확산되고 복잡해져 가며 헛수고를 요구하는 인간의 지식과 행위를 응결, 수렴하여 단순화, 생력화, 곧 일손을 줄이는 쪽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곧 자연의 철리를 따르는 길이다. 자연농법은 단순한 농업기술의 혁명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생활태도, 즉 세계관을 바꾸는 혁명으로 이어진다. #헛수고 #일손줄이기 #농업혁명 #아무것도하지않는운동
농촌에 철학 따위 없어도 좋은 것이다. ‘인생을 철학한다’, ‘진리를 탐구한다’, ‘인간이 사는 목적을 찾고, 도를 구하면서 산다’는 것은 도시의 지식인이 하는 일이었다. #무위자연 #농부의삶 #철학따위가필요없다
근심이 없기 때문에 학문을 할 필요도 없었다…철학을 할 틈도 없고, 그래야만 할 필요도 농부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그것은 바로 ‘철학은 필요 없다’는 철학이었다. #농부의삶 #무위자연의철학 #철학은필요없다
모든 농사일이 기계화되고 시스템화되면서부터 인간미를 잃어버렸다. 더 이상 들에서 농부의 ㅗ랫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인간은 시간의 단축과 공간 확대에만 매달리다가 거꾸로 참다운 시간과 공간을 잃어버렸다…기계 모내기는 농부를 편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노동으로 내몰았을 뿐이다….한마디로 말하면 도시의 번영은 농민이 노동자가 되어 도시 문명에 봉사한 결과로 이룩된 헛된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허울뿐인고도성장
화학비료와 농약, 농기계…기름진 땅과 건강한 작물, 좁은 땅일 때는 이러한 수단들이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가 된다…과학의 진보를 기뻐하기 전에, 과학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조건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왔다는 점을 우리는 걱정해야 한다. #과학농법
자연을 해체하면 안 된다…자연을 알기 위해서, 인간은 자연을 여러 조각으로 해체함으로써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 그 자체는 아니었다…자연은 하나의 유기적 생명체로서 본디 나누어질 수 없는 것이다. #자연과학의착오
무대책이 상책. 자연이 완전하다면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인간이 자연에 뭔가 인위를 더하면 어딘가가 부자연스러워진다. 부자연스러운 채 내버려두면, 반드시 파탄이…농업 기술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하지 않으면 안 되게 인간이 만들어놓고 그것을 한 것이 지나지 않는다. 논갈이, 모내기, 사이갈이, 제초, 병충해 방지 등이 그렇다. 이 모든 기술이 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인간이 앞에서 자연을 인위적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인위를 가해 자연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어놓은 데 원인이 있다…결론적으로 말해서 무위무책, 곧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 것이 최상의 대책이다.
무분별의 지혜…시골 아이는 논을 보면 뛰어들어가서 진흙투성이가 되어 논다. 이것은 직관으로 흙을 안 아이의 솔직한 결론이다. 그러나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논으로 뛰어들 용기가 없다. 도시 아이들의 어머니는 날마다 흙은 더럽다, 병균이 많다고 꾸짖으면서 아이의 흙 묻은 손을 씻게 한다…어머니의 흙에 대한 이런 지식과 판단은 시골 아이의 무지한 직관보다 과연 뛰어난 것일까? #무차별지 #무분별의지혜
자연에 인과는 없다?…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끝이 없다…자연 현상의 모든 것은 영화의 필름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자연의 필름은 직선적이거나 평면적이 아니라, 입체적이며 유기적으로 하나가 되어 있다. #인과관계의오류 #유기체적관계 #무인과론
자연농법의 4대 원칙. 무경운론. 땅을 갈지 않는다. 논밭을 간다는 것은 농부에게 중노동이며, 농사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일이기도 하다. 농부로 산다는 것은 트랙터, 경운기, 삽, 괭이 등으로 논밭을 가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땅을 가는 일이 없어진다면, 농부는 상당히 다른 존재가 된다. #자연농법의4대원칙 #무경운 #무비료 #무제초 #무농약
땅을 만들기 위한 초생 재배. 땅을 살리는 토양 관리는 어디까지나 초생 재배를 기본으로 삼아야 하고, 그렇게 하면 과수원은 과수원에서, 논은 논에서, 밭은 밭에서 저절로 토양이 비옥해져 간다. #초생재배 #녹비 #잡초농법
흙은 흙을 보기보다 풀을 보고 아는 것이 빠르다. 풀은 풀에 의해서, 흙 또한 풀에 의해서 해결할 수 있다. #초생재배 #잡초농법
요컨대 자연농법에서는 그 결론인 자연형으로 해놓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그러나 어떻게 해놓으면 자연형이 되느냐는 점이 문제이다. 방임하면 절로 자연형이 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가 오히려 실패를 했다. #자연형 #방임은자연이아니었다

“역설적인 지혜, 적절한 비유, 관념이 아닌 현실 그 자체, 이런 점에서 후쿠오카가 많은 이들로부터 ‘현대의 노자’라고 불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DA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