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거름이 되고 다시 밥이 되는 생태순환이야말로 유기농업의 기본일텐데. 요즘 똥은 다 버려지기만 하니 애물단지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동네 곳곳에서 들려오는 정화조 아우성을 들어보니, 여기저기 늘어나는 패션 열풍과 새집 짓기 열풍에 정화조 처리 용량이 부족하다고 하고, 아랫 동네에서는 정화조 때문에 물이 더러워진다고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똥이 버려지니 맑은 계곡물은 더러워지고, 비료는 어쩔 수 없이 많아지니 지하수 오염도 피할 수 없고, 이래저래 고향의 맑은 물이 점점 탁해진다. 그나마 아직은 여름 피서객들이 탁해진 물조차 좋다고 찾아오니 다행 아닌 다행?
요즘 만화방에 푹 빠진 솔이와 자주가는 탑골만화방에서 만화보다 더욱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으니 바로 ‘초간단’ 생태뒷간이다.

옛날처럼 지저분한 뒷간 대신 누구나 거부감없이 사용할 수 있는 생태뒷간으로 정화조를 대신하면 똥도 쓸모있게 살아나고, 물도 맑아지고 자연스레 아름다운 시골의 모습이 변함없이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에서 최악의 발명품으로 변해버진 수세식 화장실. 최악의 물낭비 시설이자 환경파괴의 주범으로까지 불리는 수세식 화장실에서 생태순환의 연결고리인 생태뒷간으로 ‘화장실 혁명’이야말로 건강한 농촌을 살리는 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