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사전. 박남일. p409

비정규직 저술노동자. 한때 대학에 다닌 일을 후회했다. 거기에서 유혹에 굴복하는 법을 배운 까닭이다. 또한 제발로 군대에 다녀온 일을 후회했다. 거기에서 힘에 굴복하는 법을 배운 까닭이다. 그리고 한동안 직장에 다닌 일도 후회했다. 그러느라 돈에 굴복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국민과 인민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철학적 인민 실용사전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 논고』
#착취 현실 은폐하는 조작된 용어들
전경련 산하 한경연(한국경제연구소). 2013년 4월 25일 ‘바른 용어를 통한 사회 통합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 적이 있다.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로, ‘재벌’은 ‘대기업집단’으로 바꾸어 부르자?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자본가’로 불리는 걸 꺼린다. 그 때문에 스스로를 ‘경제인’이라 부른다. 그들은 또한 자신들이 지배하는 사회시스템을 ‘자본주의’라 부르는 것도 거슬렸던 모양이다. 그래서 ‘자본주의’라는 용어 대신 ‘시장경제’라는 말을 쓰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약육강식 자본주의’는 ‘조화 자본주의’로, ‘승자독식 자본주의’는 ‘소비자선택 자본주의’로 부르자고 함으로써 스스로의 제안을 깨버렸다. 게다가 ‘정글 자본주의’는 ‘상생경제’로 바꾸어야 한다면 일관성 없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시장점유율’은 ‘소비자선택률’로, ‘시장지배자’는 ‘소비자선택자’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는 ‘소비자선택 사업자’로 바꾸고자 했다. 자신들의 과도한 시장 독점에 스스로도 발이 저렸던 듯하다. 그 때문에 ‘소비자’라는 수동적 존재 뒤에 숨어서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면해보려고 얄팍한 꼼수를 부린 것이다.
사실 한경연의 용어 조작 시도는 누가 봐도 억지스러운 한 편의 저질 코미디였다. 오히려 자본자들 스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칠한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건 이미 오래전에 조작되어 사회성을 획득하고 보편적으로 인구(人口)에 회자되고 있는 용어들이다. 그 대표적인 용어가 바로 ‘근로자’다. 여기에는 ‘노동자’라는 보편적 용어를 불온시하고 적대시하는 이데올로기가 날것으로 드러난다…물론 거기에는 자신이 인간적 권리에 대해 입 다물고, 노동조합 활동이나 정치 활동 따위는 꿈도 꾸지 말고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만 하라는 강력한 암시가 들어 있다.
요새 정치권에서 유행하는 ‘경제민주화’라는 말도 다분히 현실을 은폐한다.
경제민주화에는 필히 두 가지 전제가 따른다. 첫째, 정치와 경제는 분리된 영역이라는 것. 둘째, 정치민주화는 이미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와 경제는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정치는 경제의 현상이고, 경제는 정치의 본질이다. 본질이 바뀌어야 현상이 바뀐다. 따라서 정치민주화는 경제민주화라는 필요조건이 선행해야 한다.
사실 그들이 말하는 정치민주화란 군부독재를 자본독재로 바꾼 것을 뜻한다.
더불어 그들의 경제민주화란 ‘재벌 자본독재’를 ‘일반 자본독재’로 희석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니 진정한 의미의 경제민주화는 생산의 주역인 노동자가 자본가를 구축한 뒤 스스로 경제의 주체가 되었을 때 가능하다. 이는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적 소유를 의미하며, 당연히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야 하는 일이다. 입으로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이들에게 과연 그럴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을까.
착취 은폐하는 용어 조작의 메커니즘
물질적 힘을 가진 지배계급은 시시때때로 용어을 조작하며 끊임없이 착취 현실을 은폐한다. 사회의 물질적 힘을 지배하는 계급은 사회의 정신적 힘도 지배하기 때문. 물리적으로 때려잡고 이데올로기로 교육한 뒤, 일상적인 용어 조작으로 피지배계급의 내면에 복종을 심는 것. 오늘날 거기에 앞장서는 것들을 일러 ‘어용’이라 부른다. ‘어용노조’, ‘어용학자’, ‘어용단체’, ‘어용예술’처럼 어용은 지배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일컫는다.
온갖 지배 도구와 매체를 이용하여 조작된 말로 계급 지배를 미화하거나 은폐하는 시도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말은 ‘어용(御用)’의 가장 유효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자본주의 투쟁의 전선에 선 우리는 지배계급의 교묘한 이데올로기 ‘용어’와도 끊임없이 맞서 싸워야 한다. 『어용사전』은 그 싸움의 작은 실천이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
“인간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하는 것이다.”-카를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교과서: 역사교과서는 기본적으로 지배 이데올로기 주입을 위한 도구다
지금의 학교에 노동자와 인민을 위한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놀랍고 중요한 일이다.
#교복: 교복은 학생에게는 굴레이고 부모에게는 헛돈이며 자본가들에겐 돈줄이다
#교육: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인격 대신 ‘상품’을 길러내는 거대한 시장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교육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인격 대신 ‘상품’을 길러내는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그 자체가 자본가에게 이윤을 선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꿈: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 꿈에서 깬 사람이 뜻을 이룬다
성공한 소수는 실패한 다수에게 늘 말한다. 꿈을 가지라고.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꿈이란 곁을 돌보지 않는 이기적 욕망을 포장한 말이다. 그런 꿈은 결국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일으키는 화근이다. 넓은 강에서 평화롭게 자라는 잉어는 꿈꿀 필요가 없다. 세상이 평화롭고 평등하다면 사람도 또한 애써 꿈꿀 필요가 없다. 꿈꾸지 않고 잠꼬대도 하지 않고 푹 자야 정신 건강에도 좋다. 소중한 건 평화로운 숙면이다.
#또래집단: 또래집단은 학교 때문에 억지로 형성된 감옥이다.
아이들을 감옥에서 해방시키려면 학교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 학교가 사라지면 강제적 또래집단도 사라질 테니까.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면, 큰 학교를 작은 학교 여러 개로 나누고, 또래집단 규모를 줄이고, 교사를 늘려야 한다. 현실적인 방안은 결국 ‘작은 학교’에 있다.
#열심: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젠 좀 한심해질지어다
‘열심’과 ‘한심’은 비적대적 모순관계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이며, 좌우의 날개이며, 밤과 낮이며, 남성과 여성이며, 밀물과 썰물이다.
#의무교육: 의무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자본주의 이념에 충실한 예비 노동자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무교육의 수혜자는, 알량한 졸업장을 받고 교문을 나서는 아이들이 아니다. 순종에 길들여진 노동자를 공짜로 뽑아 부려먹는 자본가와 그들의 국가가 진짜 수혜자다. 사실 의무교육은 ‘강제교육’의 순화된 이름이다.
#장학금: 가난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장학금이 아니라 무상교육과 평등교육이다
#참교육: 교육평등성이 빠진 교육을 참교육이라 할 수는 없다
#체벌: 체벌이라는 말은 그 자체가 폭력이다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형법에 따라 ‘처벌’을 받지, ‘체벌’을 받지는 않는다.
#학부모: 학부모라는 존재는 업자들에게는 봉이고, 아이들에게는 괴물이다
##시장경제라는 유령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사주의라는 유령이.”-카를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
#경영정상화: 비정상적 사회에서는 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은 정상이 된다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는 경제의 주체가 자본가에서 노동자로 바뀌는 것이다
이는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적 소유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제도를 손볼 생각이 없다면 경제민주화라는 말은 입에 올리지 말라.
#경제인: 생산, 유통, 소비의 직접적 주체인 노동자가 경제인이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지배한 착취시스템이 ‘자본주의’로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시장경제’라는 말로 포장한다. 생산과 시장의 주체인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르는 것도 싫어한다. 그래서 ‘근로자’라 한다. 나아가 자신들이 ‘자본가’로 불리는 것도 극도로 꺼린다. 그래서 스스로를 ‘경제인’이라 부른다.
#경제활성화: 경제활성화는 다수의 생명 단축을 무릅쓰고 소수의 이윤활성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경제효과: 경제효과란 국고나 개인들 지갑을 털어 자본자의 금고를 채워주는 효과를 뜻한다
#레드오션, 블루오션: 자본은 푸른 바다를 피바다로 만들며 이윤을 흡수한다
#물가안정: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자명하다. 통화량은 끊임없이 늘고 돈의 가치는 끊임없이 떨어지기 때문이다…임금은 멈추어도 물가는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시장경제의 법칙이다.
#민주주의: 지금의 민주주의는 경제 영역에서의 자본독재를 합법적으로 보장한다
무작정 민주주의를 지상의 가치로 여길 게 아니다. 주체가 서로 다른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를 정확히 구별해야 한다. 사람들이 무작정 신성시하는 민주주의란 사실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동상이몽이다.
#사회적 경제: 사회적 경제란 공공복지를 사적 영역으로 떠넘기고 국가는 뒤로 빠지려는 꼼수다
#선진국: 선진국이란 이기적 번영을 누리는 양심 불량국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소비심리: 빼빼로데이는 과자 자본이 광고 물량을 퍼부어 거둔 승리의 전리품이다
거기에는 논리도 없고 의미도 없다. 오직 다들 하는 짓이라는 막연한 의무감과 재미로 ‘빼빼로’를 주고받는다. 항간에는 과자 자본이 만들어놓은 이 관습에 대항하고자 ‘가래떡데이’, ‘농업인의날’,..등으로 대체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과는 달걀로 바위치기.
#소비자: 자본이 지배하는 체제는 사람과 소비자를 분리한다
#소유권: 소유권은 자연의 원리에서 벗어난 미신이며 가장 불합리한 권리이다
달걀은 낳은 건 암탉이지만, 달걀에 대한 소유권은 암탉이 아니라 닭을 키우는 주인에게 있다. 상품을 만든 건 노동자이지만, 상품에 대한 소유권은 노동자가 아니라 노동자를 고용한 자본가에게 있다. 누군가 소유한 것들 대부분은 그가 직접 생산한 게 아니다. 이처럼 생산과 소유가 분리된 모순은 넓은 간극을 법적으로 은폐한 게 바로 ‘소유권’이다.
#신용: 남의 돈을 훔친 도둑놈이라도 지불 능력이 있으면 신용을 인정받는다
인격과 신용이 분리된 것. 금융업자들이 오직 금전 거래 형태로 사람을 평가하고 거기에 신용의 등급을 매기는 제도…내 양식을 털어 가난한 이웃을 먹여 살리는 성자라도 지불 능력이 없으면 신용에 낙인이 찍히게 되었다. 이는 돈과 인격이 비례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뚜렷한 자화상이다.
#욕망: 대부분의 욕망은 타고난 본능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 생성되고 확장되는 것이다
#이익창출: 이익은 창출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잉여노동을 수탈해온 것이다
#인맥: 인맥을 과감히 청산하는 것이 자기혁명의 시작이다
#인재: 유능한 인재 한 명이 10만 명의 범재들을 효율적으로 착취한다
#자유: 소수의 개인들이 생산수단을 독점하는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는 밥에 대한 교환가치일 뿐이다
독일의 경제학자 홀거 하이데는 말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속에서 자유는, 길이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목줄에 이끌려 산책 나온 강아지의 자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강아지의 모습이 자유로워 보이죠. 그런데 결국 그것은 주인의 손아귀 아래서의 자유일 뿐입니다.”라고. 그러나 신자유주의 시대에만 그런 게 아니다.
#정경유착: 문제는 정경유착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가 따로 존재한다는 착각이다
#정치혐오증: 정치혐오증은 경제혐오증을 방어하는 허위의식이다
정치혐오증을 낳는 건 정치의존증이다. 그것은 먹고살기 힘든 세상을 정치가 해결해주리라는 기대에서 비롯. 거듭 기대는 무너지고, 실망이 누적되어 기대가 혐오호 바뀌는 것. 본질적으로 정치혐오증은 경제문제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경제혐오증이라는 말은 없다. 국가혐오증이나 체제혐오증도 없다. 정치가 나머지를 지배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혁명적 상황에서나 가능하다. 평소의 정치란 경제적 생산양식에 걸친 갑옷이며, 정치가는 자본가의 보디가드다. 자유주의 언론이 만들어내 정치혐오증이라는 말은, 정치와 정치가에게 혐오의 화살을 돌림으로써 정치만능주의를 유포하고 경제적 지배계급의 책임을 덮게 한다. 정치혐오증은 경제혐오증을 방어하는 허위의식이다
#창조경제: 몇몇 업자들의 이윤 창조를 창조경제라 부르는 것은 지나친 허풍이다
#최저임금: 최고가 낮아져야 최저가 높아진다
#투자유치: 투자유치란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의 부당이익을 안전하게 보장해주는 것이다
#힐링: 힐링은 치유와 정화를 팔아먹는 이데올로기 상품이다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단지 다양하게 해석하기만 했다.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카를 마르크스,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농업경영인: 자본국가는 농민에게 헛바람을 넣기 위해 농업경영인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주었다
…농부는 주로 직접노동과 품앗이로 농사를 지었지만, 농업경영인은 주로 비싼 기계와 비료와 농약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다. 그 때문에 농부는 빚지지 않는 농사를 지었지만, 농업경영인은 농사 자체가 빚이다…옛적 농부는 보릿고개에 멍들었고, 지금 농업경영인은 빚으로 멍든다.
#대안: 명분 없는 강한 쪽이, 명분은 있어도 약학 쪽을 억누를 때 “대안이 뭐냐?”고 묻는다
중요한 것은 원안과 종이만 다른 대안이 아니다. 원안과 확연하게 다른 신안(新案)이다.
#독서: 독서는 지배계급이 금서로 삼고 싶은 책만 콕 찍어서 해도 된다
99%의 인민이 1%의 자본가 계급에게 지배당하는 것처럼, 출간된 책의 99%는 1%의 자본가계급에게 도움이 되는 책들이다.
#마음공부: 진짜 마음공부는 현실을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현실을 깨우치는 것이다
마음은 독립된 실재가 아니라 물질적 세계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소통: 적대적 관계에서는 소통으로 갈등과 모순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해관계가 통하면 소통은 저절로 이루어지지만, 이해관계가 부딪히면 소통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문학: 인문학의 흥행은 21세기 후반 사회과학의 퇴조와 관련이 있다
#인사청문회: 인사청문회는 보편적 인간들에게 양심과 도덕의 현실적 기준을 대폭 낮출 것을 종용한다
#홍익인간: 입으로 홍익인간을 말하는 지배자들이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 역사는 없었다
##역사는 비극과 희극으로 반복된다
“역사적 사건은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다음은 소극(笑劇)으로.”-카를 마르크스,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국민: 국가주의의 객체인 국민은 민주주의 주체인 인민을 부정한다
‘국민(nation)’과 ‘국가(nation)’와 ‘민족(nation)’은 동일체. 서양에서 본래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은 인민(people)이었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인민의of the people, 인민에 의한by the people, 인민을 위한for the people 정부’
#내란음모죄: 대한민국에서는 내란죄보다 내란음모죄가 훨씬 무겁다
#5.18광주정신: 지금 5.18광주정신의 요체는 자본독재체제에 강력하게 저항하는 것이다
#요직: 지금 관료들은 한탕을 해서 한몫을 챙기는 자리는 요직이라 부른다
##쇠사슬을 잃고 세계를 얻어라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에서 잃을 것은 쇠사슬뿐이요, 얻을 것은 온 세계다.”-카를 마르크스,『공산당 선언』
#근로자: 근로자에는 보편적 노동자를 불온시하고 적대시하는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이승만 정권은 ‘노동기준법’이 아닌 ‘근로기준법을. 박정희 정권은 ‘노동절’이 아닌 ‘근로자의 날’을…
#대박: 너도 나도 ‘대박’을 외치는 사회는 그 자체가 거대한 도박판이다
#반(反)자본: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것과 자본에 반대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입신양명: 다수의 굴신무명이 없으면 소수의 입신양명도 없다
#잉여: 숱한 잉여들이 부러워하는 자본의 지배자들이 진짜 잉여들이다
#잡것: 제멋대로 구는 잡것들은 자유롭고 자연스럽다
…잡념은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고, 잡학은 꼰대들의 간섭에서 자유롭고, 잡담은 따분한 화법에서 자유롭다. 그 때문에 잡것들은 지배체제로부터 배척을 당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질서는 본래 잡스러움에서 비롯되었다.
#정의: 흔히 말하는 정의란 그 시대 지배계급의 입장이 반영된 프로파간다이다
‘정의사회 구현’을 국정 헤드카피로 내걸었던 전두환에게는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인민을 무력으로 때려잡는 게 정의였다. 하지만 당시 인민에게는 전두환을 때려잡는 게 정의였다.
#중도, 중용: 중도가 비겁한 길이라면 중용은 용기의 길이다
#천민자본주의: 천민자본주의라는 말은 자본주의 자체의 본질적 모순을 은폐하게 만든다
천한 자본주의와 귀한 자본주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천한 착취’와 ‘귀한 착취’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자본주의이고, 그에 대한 답은 ‘반(反)자본주의’ 이후에 있다.
#파이팅: 파이팅과 투쟁은 국적은 달라도 뜻은 같은 말이다
..충실한 ‘파이터’들은 ‘계급투쟁’, ‘파업투쟁’ 같은 말에는 오히려 거부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분명한 건, ‘파이팅’과 ‘투쟁’은 국적은 달라도 뜻은 같은 말이라는 것. 참고로 ‘파이팅’ 대신에 국어사전에도 없는 ‘화이팅’을 외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언어 실력으로는 제대로 된 투쟁을 해내기는 어려울 터.
#풍요: 지금의 풍요는 생태계 파괴와 미래의 빈곤을 담보로 한다
풍요는 자본가들의 탐욕을 반영한 성장주의 이데올로기이며, 파괴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제 갈 길을 가라
“제 갈 길을 가라, 남이야 뭐라 지껄이든.”-카를 마르크스, 『자본』
#고기: 항생제가 범벅이 된 어린 짐승의 시체를 고기라 부르며 즐겨 먹는다
소의 조상들은 20년쯤 살았다. 하지만 지금의 그 후손들은 2년쯤 살다가 도살되어 고기로 변한다. 돼지의 조상들은 15년쯤. 지금 그 후손들은 6개월쯤이면 도살. 닭의 조상들은 7년 내지 30년을. 지금 닭의 후손들은 2개월이 되기 전에 도살되어 고기가 된다. 소의 수명은 10분의 1로, 돼지의 수명은 30분의 1로, 닭의 수명은 100분의 1로 짧아졌다. 축산 자본이 저지른 폭력의 결과다.
#금연: 금연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담배가 ‘거기에 있어서’다
흡연자가 담배를 끊기보다 국가가 세금을 끊기가 더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하라. 아니라면 담배 생산부터 멈추라. 생산이 없으면 소비도 없다.
#빨갱이: 사람들이 빨갱이를 혐오하는 것은, 자신들의 피가 오염되어 빨갛지 못한 까닭이다
#사유2: 사유의 과정은 복잡하더라도 그 결실은 간명해야 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남의 가족 몸 속에 흐르는 것은 피가 아니라 물인가
#행복: 모두가 부자 되는 세상을 불가능하겠지만 다수가 행복한 세상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