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빨간 옷. 정부희. p336
곤충은 저마다 상황에 맞는 옷을 입고 삽니다.
어떤 녀석은 수수한 보호색,
어떤 녀석은 화려해 눈에 확 띄는 경고색,
심지어 새똥 옷을 입고 사는 녀석도 있습니다.
알고 보면 곤충으로 산다는 것은 매순간 목숨을 건 위험한 게임입니다.
경쟁자, 포식자에게 지는 것은 곧 죽음이자 가문의 멸망!
패자부활전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거친 세상!
오죽하면 ‘파리 목숨’이란 말이 나왔을까요?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지만
풀숲, 숲속, 흙속의 자그마한 곤충들에게
옷은 멋내기용이 아닌 생존용 옷,
살기 위한 절박한 선택입니다.
흉내와 위장의 달인, 곤충의 방어 전략
몸이 무기다(36계,혼수상태 기절작전,..)/ 보호색(변장. 위장)/ 독 물질/ 경고색/ 흉내내기
#흉내 내기#
#말벌
여왕벌은 항상 살아있는 동물을 잡아야 합니다. 나방과 나비의 애벌레, 매미, 잠자리, 꿀벌, 심지어 종이 다른 말벌까지 눈에 띄는 대로 잡아 경단을 만들어 아기 말벌에게 먹입니다.
그러면 여왕말벌도 육식성? 아닙니다. 초식성이라 나무 진, 꽃가루, 꽃꿀을 먹습니다. 먹이가 부족할 때는 사람들이 먹다 버린 콜라나 사이다 같은 청량음료를 먹으며 영양분을 보충합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일벌들도 다 죽고 수컷들과 짝짓기 한 여왕벌 후보만 나무 그루터기, 돌 밑, 낙엽 더미 등 따뜻한 곳에서 겨울잠을 잡니다.
말벌 한 마리의 독은 꿀벌 550마리의 독과 맞먹는다
말벌 닮은 벌호랑하늘소
‘벌을 닮은 호랑하늘소’
#사마귀
사마귀 닮은 사마귀붙이
#무당벌레 닮은 십이점박이잎벌레
점무늬가 4줄로 줄지어 있다 해서 ‘사열잎벌레’라고도
#홍반디와 홍반디 닮은 곤충들
매력덩이 홍반디
빨간색 딱지날개? 포식자에게 ‘내 몸에 독이 있으니 먹지 마’하고 경고장을 보내는 것. 독 물질을 품은 곤충들은 몸 색깔이 대개 노란색, 빨간색 등 빛깔이 화려합니다.
#경고색#
#으름밤나방
무늬만 눈, 가짜 눈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포식자에게 겁주기용
#주홍박각시
어설픈 뱀, 아기 주홍박각시
독뱀을 닮은 애벌레
새들이 잘 먹는 먹잇감 실험? 확실히 새들이 화려하고 선명한 색깔을 가진 먹잇감을 꺼려. 특히 빨간색과 노란색 먹잇감은 아예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화려한 색깔을 띤 먹잇감은 맛이 없거나 독을 품고 있다는 것을 태어날 때부터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 조상 대대로 학습된 것들이 유전된 것이지요.
#태극나방
새들은 먹잇감으로 눈알 무늬가 있는 곤충들도 피한다
#보호색(똥, 쓰레기 변장)#
#곰보가슴벼룩잎벌레
종령 애벌레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등 위의 똥만 보일 뿐.
#들메나무외발톱바구미
#적갈색남생이잎벌레
#보호색(몸색갈 변장)#
#가시가지나방
새똥으로 변장한 애벌레
왜 꿈틀꿈틀 기어가지 않고 자로 잰 듯 기어갈까? 배다리 일부가 없어졌기 때문(자벌레과)
#배자바구미
칡덩굴이 쭉쭉 뻗으면 뻗을수록 신이나는 바구미가 있으니 바로 배자바구미. 가느다란 칡 줄기는 녀석의 식당.
아기 배자바구미의 집은 충영(벌레혹)
칡 줄기의 벌레혹 작전이 성공하려면 아기 배자바구미가 벌레혹 속에서 죽어야 하는데, 녀석은 비웃기라도 하듯 아예 자리를 잡습니다. 가느다란 줄기보다 비대하게 부분 줄기는 먹을 것도 많고 공간도 넓어 여러 마리가 살기에 안성맞춤. 더 놀라운 것은 아기 배자바구미가 벌레혹 안쪽 벽을 먹으면 먹을수록 벌레혹은 점점 더 부푼다는 것이죠… 칡 줄기는 자신을 지키려고 벌레혹을 만들지만 되레 아기 배자바구미의 밥이 되다니!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습니다.
생명의 근원인 녹색식물, 그 식물을 먹는 곤충, 그 곤충을 잡아먹는 포식자, 배설한 똥 등 자연세계는 먹이 전쟁을 통해 생태계가 균형을 이룹니다. 이제 산길을 가다 옻나무, 붉나무를 만나면 한 그루도 허투루 보고 지나갈 일이 아닙니다. 뭇 생물들의 치열한 삶이 벌어지는 곳이니까요.
#보호색(몸색깔 위장)#
#대벌레
도망치는 녀석을 슬그머니 잡으니, 이 일을 어쩌나! 녀석이 뒷다리 하나를 뚝 떼어 버리고 도망치는군요. 마치 도마뱀이 꼬리를 떼 내고 도망치듯이..녀석은 뒷다리를 떼 낼 때는 어딘가에 뒷다리를 걸리게 해서 떼 냅니다. 다행히도 잘려 나간 다리는 허물을 벗으면 돋아나 있습니다. 물론 돋아난 다리는 온전하게 다 자라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다리 역할을 합니다.
암컷만 바글바글? 처녀생식(또는 단위생식).짝짓기를 하지 않고 암컷 혼자 알을 낳습니다. 아직까지 수컷을 본 적이 없습니다!(연구소에서 부화한 애벌레 98퍼센트가 암컷)
안갖춘탈바꿈 또는 불완전변태? 대벌레는 번데기 시절이 없습니다
#베짱이
우화 속 백수건달? 순전히 오해!
베짱이가 여름 내내 노래를 부르는 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서입니다. 풀밭에 포식자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도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러 대니 목숨을 통째로 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죠. 과연 사람들 중에 몇이나 목숨 걸고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요? 노래를 부르다 운이 좋으면 암컷과 만나 짝짓기를 하고, 이솝 우화와 달리 가을에 비실비실 죽어 갑니다.
베짱이는 사람처럼 고막이 있습니다. 다만 고막이 다리에 붙어 있지요.
여름이면 밤마다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하는 베짱이…하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개발이 계속되면 언제 ‘귀한 몸’이 될지 모릅니다.
#작은홍띠점박이부전나비
우리나라에서 사는 곤충 가운데 이름이 가장 긴 녀석은 누굴까요?
이름은 길지만 하나하나 따져 보니 이해가 되어 고개가 끄떡여집니다.
#섬서구메뚜기
섬서구? 삼각형 모양으로 논이나 논뚝에 세워놓은 짚단. 잘 보면 녀석의 얼굴도 세모난 게 마치 섬서구 같습니다…옛 어른들의 눈썰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독물질#
#독나방
숲속에 있을 때 운이 나쁘면 독나방의 비늘과 털이 우연히 몸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얼굴, 목, 손처럼 노출된 부분에 종령 애벌레의 털이나 어른벌레의 비늘 또는 털이 떨어지면 독 물질이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두드러기가 생기면서 가렵습니다. 그래서 숲길을 걸을 때는 긴 옷을 입어 될 수 있는 한 맨살을 드러내지 않는 게 좋습니다.
#무당벌레
무당벌레의 못말리는 유명세? 무당벌레는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친한 사이였습니다. 중세 유럽의 농부들은 채소나 과일에 흠집을 내는 진딧물을 없애 달라고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올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무당벌레를 레이디버드(ladybird, ‘성모 마리아의 새’라는 뜻)라고 불렀습니다. 독일에서는 마리엔카페르(Marienkafer, ‘마리아의 딱정벌레’라는 뜻)라고 불렀습니다.
북한에서는 녀석의 몸에 점무늬가 많이 찍혀 있다고 해서 ‘점벌레’라고 부릅니다.
무당벌레과는 지구에 5,000종 이상, 우리나라에는 90종
색깔 변이가 심한 무당벌레? 무당벌레의 딱지날개에 찍힌 점무늬 변이가 많습니다. 주황색 바탕에 가까운 점무늬, 노란색 바탕에 까만색 점무늬, 까만색 바탕에 빨간색 점무늬, 까만색 바탕에 노란색 점무늬, 주황색 바탕에 아예 점무늬가 하나도 없는 녀석 등 바탕색과 점무늬가 다양합니다.
살아 있는 농약, 무당벌레
진딧물 해결사, 살아 있는 농약, 착한 곤충 대접. 진딧물은 수십 마리 이상 떼로 모여 사람들이 키우는 채소나 과일즙을 빨아먹어 어린 순을 말려 죽이고, 바이러스를 옮겨 식물을 병들게 합니다.
무당벌레 한 마리가 하루 평균 잡아먹는 진딧물 수는 자그마치 150마리가 넘는다고. 주식은 진딧물, 때로는 온실가루이 유충, 응애류, 나방류의 알 등을 먹을 때도 있습니다.
#몸이 무기다#
#사슴풍뎅이
사슴풍뎅이가 멋지게 생기다 보니 사람들은 사슴풍뎅이를 소유하려고 마구 잡고, 또 다른 나라에 팔아넘기려고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예로 사슴풍뎅이가 살지 않는 일본에서 사슴풍뎅이 표본이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는지 모릅니다. 그게 다 어느 나라 사람들이 잡아서 팔아넘겼을까요?
녀석은 나무가 우거진 숲이나 야산에 살면서 어른 사슴풍뎅이는 나무 진을 먹고, 아기 풍뎅이는 썩은 낙엽을 먹습니다. 그런데 야산을 해마다 파헤쳐져 도로와 건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사슴풍뎅이의 서식지가 자꾸만 사라지니 언제 멸종할지 모릅니다. 서식지를 파괴한 뒤 멸종위기종이라고 호들갑을 떤들 무슨 소용이 있나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요. 이제 위풍당당한 사슴풍뎅이를 만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잡으시겠습니까?
#대유동방아벌레
고혹적인 방아벌레
#큰노랑테가시잎벌레
이름에 ‘가시잎벌레’가 붙은 녀석들은 가시가 유명합니다
#왕바구미
철갑을 두른 왕바구미
소나무 집에 사는 왕바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