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p345
‘인간은 미래를 예견하고 그 미래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 지구를 파괴함으로써 그 자신도 멸망할 것이다.’-앨버트 슈바이처
#40년 만에 다시 읽은 [침묵의 봄]
기적의 화학물질이란 찬사와 함께 마구잡이로 사용되던 각종 살충제/제초제/살균제들이 자연 생태계와 인체에 미치는 온갖 해악을 낱낱이 밝혀냄으로써 현대 과학문명이 환경오염과 훼손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전세계에 주지시키는 커다란 공헌을 한 책
자연생태와 환경과 동식물의 관계에 관한 책, 인간 역시 동물이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식물에서 발견되는 잔류 화학물질과 환경안전수치? “발암물질에 안전수치란 존재하지 않으며 설령 안전수치가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체스터 비티 연구소의 보일랜드 교수
토양은 아무런 움직임도 일어나지 않는 불활성 물질이 아니다. 토양은 우리가 의지하는 작은 생명체와 식물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토양 위에 독극물을 함부로 뿌려대고 있다.
이유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화학적 방제는 기술적/양적 접근법이다. 이와 달리 생태학적 접근은 자연의 세력 균형, 다수의 경쟁적 요소 혹은 상충하는 이익 간의 적절한 통합을 중시한다.
#내일을 위한 우화
불길한 망령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슬그머니 찾아오며 상상만 하던 비극은 너무나도 쉽게 적나라한 현실이 된다.
이상한 병, 사라진 새와 물고기…봄의 소리가 사라진 마을…그러나 이 땅에 새로운 생명 탄생을 금지한 것은 사악한 마술도 아니고 악독한 적의 공격도 아니었다. 사람들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
#참아야 하는 의무
치명적인 위험에서 아슬아슬하게 비껴서 있는 세상에서 살기 원하는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농경지와 숲, 정원에 뿌려진 화학약품들은 토양 속에 머물다가 생체기관 속으로 흡수되면서 각각의 생명체를 독극물 중독과 죽음의 사슬로 연결시킨다.
지구상에 사는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수억 년이 걸렸다….오늘날엔…충분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체가 화학물질에 적응하려면 자연의 척도에 따라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그저 인간이 생각하는 몇 년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몇 세개에 이르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왜곡된 균형 감각? 지성을 갖춘 인간들이 원치 않는 몇몇 종류의 곤충을 없애기 위해 자연환경 전부를 오염시키고 그 자신까지 질병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길을 선택한 이유를 궁금해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 저지른 일이다.
곤충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진 것은 농업이 본격화되고 대규모 농지에 단일 작물 재배를 선호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이런 방식으로 농사를 짓게 되면 특정 곤충 개체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자연은 자연계에 다양성을 선사했지만 인간은 이를 단순화하는 데 열성을 보이고 있다. 특정 영역 내의 생물에 대해 자연이 행사하는 내재적 견제와 균형 체계를 흐트러뜨리려 애쓰는 것이다.
자연에 닥친 위험을 인식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다. 전문가의 시대라고 하지만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만 위험을 인식할 뿐, 그 문제들이 모두 적용되는 훨씬 더 광범위한 상황은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한다…어떤 대가를 치르건 이윤을 올리기만 하면 별다른 제한이 가해지지 않는다.
“참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면,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진 로스탄드
#죽음의 비술
인생을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 몸 속에는 화학물질들이 계속 축적되고 있다
합성화학살충제 산업의 급작스런 성장? 이 산업은 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다! 이런 발견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인간에게 죽음을 불러올 약재를 테스트하는 데 곤충류가 자주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비소? 비소 혼합물은 아무런 맛이 없기 때문에 로마 시대 보르자 가문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독살을 위한 가장 좋은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인체의 정상적인 화학작용에서는 극미한 원인이 엄청난 결과를 불러온다. 예를 들어, 요오드 1만분의 2그램 차이가 건강과 질병을 가름하곤 한다.
DDT 혹은 다른 살충체와 관련 가장 큰 문제는? 먹이사슬을 통해 다른 생물체로 계속 연결되는 현상이다!
유독물질은 모체에서 자식 세대로 전해지기도 한다
독소는 몸 속에 잠복해 있다가 몇 개월 혹은 몇 년 후에야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 원인을 추적하기조차 힘들어진다(암환자가 급속히 늘어난 시골 농부들)
화학자들이 새로운 살충제를 고안해내는 속도가 유독물질의 영향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는 속도를 훨씬 앞지르기 때문에 디엘드린이 우리 몸 속에 어떻게 축적되고 분배되며 배출되는지 그 일반적인 지식에는 허점이 많다.
체내에서의 화학반응? 놀라운 연금술적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화학자들도 곧잘 실수를 하게 된다. 밭에 살포한 알드린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유독성분이 모두 사라졌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화학물질은 디엘드린 상태로 남아 있고 이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석 실험이 필요하다.
안전한 살충제? 살충제를 사용한지 몇 년이 될 때까지 그 해악은 드러나지 않는다. 포유동물의 간이 놀라울 정도의 보호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말라티온의 독성이 상대적으로 무해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방사능이 유전으로 인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면서 심각성에 있어서 이와 비슷한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왜 무관심한 것일까?
#지표수와 지하수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연수야말로 우리의 자연자원 중 가장 귀중한 것이 되고 말았다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냐구요? 그것도 알 수 없습니다.”
오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는 매우 힘들다.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책임 있는 전문가라면 실험실에서는 생겨날 수 없었던 화학물질들이 강이나 호수, 저수지 혹은 저녁 식탁 위에 놓인 컵 속의 물에서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다. 바로 이점이 수질 오염에서 눈길을 끄는 문제다. (화학물질들의 예기치 못한 상호작용)
모든 먹이사슬을 지탱하는 것이 바로 물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토양의 세계
토양은 서로 연결된 생물들로 촘촘하게 짜여진 거미줄과도 같다. 생물은 토양에 의지해 살며, 토양 역시 공동체를 구성한 생물들이 번성할 때에만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
영겁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생물과 무생물이 벌인 놀라운 상호작용으로 탄생한 생명체들이 토양을 만들어냈다
토양 속의 생물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박테리아와 실처럼 미세한 균류이다.
#지구의 녹색 외투
목축업자에게 초원을 찾아다닐 권리가 있고 나무꾼에게는 벌목을 할 권리가 있듯, 누군가에겐 야생들꽃을 즐기는 것이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이기도 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화학물질을 대규모로 살포하면 주변 환경은 물로 이 환경에 의지하는 생물들의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주며 따라서 그 금전적 비용은 훨씬 더 비싸질 것이다.
식물 생장을 조절하는 최선의 방법이자 최고로 안전한 방법은 화학약품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른 식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파괴
독극물로 인한 환경 오염은 생물의 기본적인 안전을 지켜주는 오아시스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철새 등의 피해가 더욱 심각해진다.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새가 죽는다면 나무는 과연 살 수 있을까요? 자연의 섭리에 맡겨두면 새와 나무가 서로를 살리지 못할까요? 자연의 균형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일은 불가능할까요?
질병이 전파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은 병에 걸린 마무를 제거하는 응급처방을 한 곳이었다. 살충제에 의존한 지역에서는 병을 통제할 수 없었다. 오히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교외 지역에서 도시 지역보다 병이 퍼지는 속도가 느렸다. 살충제가 천적들마저 없앴기 때문이다.(침묵의 봄이 온다!)
#죽음의 강
삼림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물고기를 살리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한다. 모든 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포자기적인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살충제는 바다로…그러나 화학약품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또 그 총량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하며, 지금으로서는 바다로 흘러들어 희석되어버린 물질을 밝혀낼 수 있는 좋은 검사 방법도 없는 상태이다.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새로운 유기 살충제가 개발되고 비행기들이 남아돌자, 해충이나 식물에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유독물질이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가 실시하는 광범위한 해충구제 계획이 늘어남에 따라 미국의 살충제 제조업제들은 노다지를 캔 것처럼 보였다.
#보자르 가문의 꿈을 넘어서
지독히도 운이 없는 시민들은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를 입는 사람이 자신인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기관을 유지하기 위해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DDT나 기타 화학물질이 함유되지 않은 음식을 찾으려면 아주 멀리 떨어진, 문명의 혜택이 닿지 않는 원시의 섬으로 가야 한다. 그런 섬은 알래스카나 북극해 정도는 가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먹이사슬을 통한 연결)
‘잔류 허용량 기준치’ 제정은 결국 농부와 가공업자들에게 생산비용 절감이라는 혜택을 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독성 화학물질을 허락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덜 위험한 농약을 만들어내는 것 뿐만 아니라 비화학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간의 대가
인간의 자연의 일부이다. 이 세상 곳곳에 만연된 공해로부터 과연 인간은 도망갈 수 있을까?
“인간은 천성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질병에 대해서만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하지마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적은 눈에 잘 띄지 않은 채 슬그머니 나타나는 병이다.”
#작은 창을 통해서
인간의 잘못으로 인한 유전자의 변이는 이 시대에 대한 협박, 우리 문명의 마지막이자 가장 큰 위험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물질들은 방사능만큼이나 심각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문제성 있는 화학물질에 노출될 경우 우리의 유전자가 어떤 돌연변이를 일으킬지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네 명 중 한 명
인간은 생물체 중에서 유독 혼자만 암 유발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낸다. 불행히도 이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 우리 환경의 일부가 되었다.
#자연의 반격
이 세상이 곤충으로 뒤덮이지 않게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곤충들이 서로 싸우도록 만드는 것이다.
자연의 균형이란 유동적이고 계속 변화하며 조절과 조정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 역시 자연이 이루는 균형의 일부분이다. 가끔씩 인간이 이런 상태를 자의적으로 바꾸곤 한다. 그 결과 인간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문제가 일어난다.
#밀려오는 비상 사태
자연을 통제하기 위해서 살충제와 같은 무기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의 지식과 능력 부족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면 야만적인 힘을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곤충이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너무나도 빨리 획득하고 있다? 이 문제는 과학계에서만 알려지고 일반 신문에는 아주 자그마한 기사로 소개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중요성이 제대로 이해되기만 한다면 새로운 원자폭탄의 등장처럼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에 충분한다!
#가지 않은 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곤충을 향해 겨누었다고 생각하는 무기가 사실은 이 지구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크나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 끝에서 재앙이 기다리고 있는 너무도 편안한 진보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의 길을 갈 것인가
농업에 있어서 대부분의 농장은 지극히 인위적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자연의 세계와는 사뭇 다르다.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견제와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자연을 통제한다’는 말은 생물학과 철학의 네안데르탈 시대에 태어난 오만한 표현으로, 자연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응용곤충학자들의 사고와 실행 방식을 보면 마치 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준다. 그렇게 원시적인 수준의 과학이 현재적이고 끔찍한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는 사실, 곤충을 향해 겨누었다고 생각하는 무기가 사실은 이 지구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크나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후기
역사를 바꾼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자본론, 국부론, 종의 기원,…’침묵의 봄’도 역시 그런 책이다.
“레이첼 카슨의 책에 담긴 1,000여 개의 낱말이 전세계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
그녀에게 가장 불리하게 작용한 사실은 ‘대중을 위해 글을 쓴 과학자’라는 점이었다. 이런 표현은 과학계에서는 상당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진다…책이 너무 쉽게 읽혀지는 것은 복잡한 생물학과 화학을 부정확하게 설명했기 때문이라고 지레짐작한 것이다…
[침묵의 봄]과 레이첼 카슨은 절대 침묵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으로 볼 수 없지만 공기와 물과 토양을 통해 우리 몸에 조용히 축적되는 독성물질에 관해 설명했다..카슨의 시도로 인해 오늘날 환경운동이 자연환경 파괴에 대한 두려움은 물로 인간의 건강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화학물 오염에 관한 그녀의 경고는 환경 문제가 공익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하지만 새로운 천년을 맞게 된 이 세상은 수천 종의 새롭고 위험한 화학물질로 가득하다…인간의 법률, 규제 조항, 정치 체계는 지구를 깨끗이 보존하고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는 방법을 찾는 데 실패했다…이러한 모든 이유로 레이첼 카슨과 그의 책 [침묵의 봄]을 재발견하는 것, 그녀가 했던 경고와 희망의 가능성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물론, 그 내용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